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몸이 아프거나 다치는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세상에는 알기 어려운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예컨대 아이들이 열이 날 때 곧바로 해열제를 먹여야 하는지 아니면 열이 나는 것은 몸의 자연스러운 방어 기제이므로 체온이 40도씨 이상으로 올라가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해열제는 가급적 먹이지 말아야 하는지 뚜렷한 정답을 찾기 어려웠다. 아이가 다쳐 평소보다 깊은 상처가 났을 때 소독약을 바르고 그냥 놔두면 되는지 혹은 병원에 가봐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마 의사들도 정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최근 꽃화분을 키우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어머니께 드린 히야신스는 싱싱하게 아주 잘 자라고 있는 반면 우리 집에서 키우는 히야신스는 반짝 이틀동안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고 나서 바로 위 사진의 모습처럼 시들고 말았다. “일주일에 한번 물을 듬뿍 주라”고 하는 화원도 있고 “이틀에 한번 마르지 않을 정도만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면 된다”라고 하는 화원도 있는데 어쨌거나 나름대로는 너무 많이 주지도 않고 너무 적게 주지도 않은 것 같은데 위의 히야신스를 비롯해 줄줄이 말라 죽어나가는 꽃화분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는 혼란과 자괴감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있다. 햇빛이 비치는 창가에 두어 너무 따뜻해서 너무 빨리 자라 그런 것인지, 물을 너무 많이 주어 뿌리가 썩었는지, 집안이 건조해서 물이 너무 빨리 증발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실패한 횟수로 따지자면 자신이 세계 제일일 것”이라고 자부하는 고야마 노보루씨의 말에 의하면 한번 실패는 “일보전진”한 것이요, 두 번째 실패는 “확인”한 것이지만 세 번째 실패는 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니 이제 겨우 첫 번째 꽃기르기의 실패를 경험한 셈치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