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행사에 초대를 받았는데 드레스코드가 “블랙 타이(black tie)”란다. 블랙 타이라면 검은 넥타이를 하고 오라는 이야기인가? 장례식 복장과 비슷하게? 의아하던 차에 혹시나해서 black tie를 검색해보니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맨 복장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행사 하루 전에 이런 걸 알려주다니. 턱시도는 도대체 어디에서 대여하는 건지도 몰라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겨우 구해서 입고 갈 수 있었다. 막상 행사장에 가보니 주최측이 의도했던 턱시도+나비넥타이 복장을 하고 온 남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몇 가지 배운/느낀 점:
- 어떤 자료에 의하면 서양에서 행사의 드레스코드를 굳이 블랙타이로 명시할 때는 그만큼 공들여 준비한 행사이니만큼 참석자들도 어느 정도의 격식을 차려 와주십사하는 의미라는 이야기라고. 그런 자리에 적절한 예복을 갖춰 입고 가지 못할 경우에는 차라리 초대를 정중히 사양하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 복장 안내서에는 나비넥타이(bow tie)는 직접 매는 걸 착용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걸 구하기가 어렵고 이미 매듭이 만들어져 있고 고리로 걸기만 하면 되는 간이식 나비넥타이가 대부분이다. 얼핏 보기에 별 차이도 나지 않으므로 일단 간이식 나비넥타이도 괜찮을 듯.
- 턱시도 복장의 원형을 따르자면 복대를 하는 것이 원칙이나 요즘은 안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 턱시도를 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듯. 행사장까지 가져가서 화장실 등에서 갈아입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 처음엔 연미복과 턱시도가 같은 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턱시도는 앞단추 부분을 제외하면 일반 양복과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 턱시도는 미국에서도 일년에 한번 입을까 말까 한 옷이라고. 우리나라에서는 오죽할까.
- 여성의 경우 이브닝가운을 입고 가야한다는데 얼마나 신경이 많이 쓰일까를 생각하면 안쓰럽다.
- White tie 이벤트에 초대받을 일은 거의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