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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puzzle

エネルギーで考える「風が吹けば桶屋が儲かる」”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인터뷰 기사가 있었다. 인터뷰 대상은 스미토모상사 글로벌 리서치 사장인 다카이 히로유키(高井裕之).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미국은 2007 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셰일가스 덕분에 2018-2019년 경이면 천연가스를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된다. 카타르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늘이기 위해 증산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미국이 셰일가스를 통해 자체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되는 바람에 남아도는 천연가스를 어떻게 할지 고심 중이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나 일본은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지를 결정하고, 화력발전소 가동을 위해 천연가스 수입량을 갑자기 늘여야 하는데 마침 카타르와 거래가 성사되므로써 서로의 필요가 충족되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한편, 미국내 화력발전소는 석탄 대신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천연가스를 이용하기 시작. 남아도는 석탄은 유럽으로 수출되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화력발전소에서 미국산 석탄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중. 그렇게 되니 천연가스 수요량의 1/3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유럽은 그렇지 않아도 껄끄러운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이참에 줄여가려고 함. 러시아도 유럽향 천연가스 수출이 불안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 오래 협상을 끌어왔던 중국과의 천연가스 수출 계약을 급히 마무리 지었음. (이걸 읽고서야 푸틴이 왜 중국에 갔는지 이해가 되었다.) 러시아는 기왕 이렇게 된 마당에 한국과 일본에까지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싶어함. 그래서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공급망 건설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는 소문도 있음. 일본은 러시아의 값싼 천연가스를 수입하고는 싶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문제삼아 경제제재를 취하려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한편, 독일은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량을 전체 에너지 소비의 20%까지 끌어올린 상태. (일본은 1.6%에 불과)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에 따른 비용을 전기요금에 부과하고 있는데 가정당 부과금이 2000년에 약 800원이었던 것이 2014년에는 약 24,000원까지 올랐다고. 깨끗한 에너지를 누리려면 상당한 댓가를 치뤄야 한다는 현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은 2018년 정도면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0세기에 에너지 패권을 주도해온 원유가 그 자리를 천연가스에 내어줄 가능성을 내다본다고.
이렇게 세계를 둘러싼 에너지와 관련된 조각을 퍼즐 맞추듯 설명해 주니 흥미롭다. *2011년에 만났던 한 에너지 컨설턴트가 천연가스의 중요성을 역설할 때만해도 그의 주장에 대해 시큰둥하게 생각했었는데 불과 3년만에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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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노구치 사토시 지음, 신주혜 옮김, 활기 대화 40가지 포인트

“A: 제 나이가 스물다섯인데, 우리 집 통금 시간은 10시예요. 말도 안 되죠? B: 그만큼 딸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거죠. B처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 노구치 사토시 지음, 신주혜 옮김, 활기 대화 40가지 포인트, 지식여행, p88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면 이런 평론가적인 코멘트는 금물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꼬집는다. 바람직하게는 우선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라며 저자가 예로 들은 모범 대답은 “그건 좀 너무한데? 다 큰 어른인데 말이야.” 한편, 가급적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쓰는 나로서는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에 대해 이와 같은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경우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게 된다. 결국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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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context

물리학으로 보는 사회” (원제 Critical Mass) 제 1 장은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Leviathan)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중고등학교 시절 어느 과목에선가 외웠던 한 토막이 생각났다.

홉스-리바이어던
문맥이나 상황에 대한 아무런 이해도 지식도 없이 그저 “홉스” 하면 “리바이어던”이라고 기계적으로 외웠던 것 말이다. 홉스가 누구이며 어느 나라 사람이며 어느 시대 사람이며 그가 저술한 책 “리바이어던”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책 표지는 어떻게 생겼으며 몇 페이지 짜리 책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두 개의 단어를 상호 대응시켜 암기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한편으로 신기하면서 한편으로는 어이없다. 무려 삼십여년이 지나 “리바이어던”이란 책은 홉스가 뉴튼의 물리학에 배경을 둔 기계론적 세계관에 기초한 정치철학을 정리한 책이라는 것을 필립 볼의 책을 통해 어렴풋하게 나마 알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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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할란 클리블랜드, 책임지지 않는 사회, 보이지 않는 리더

“1961년 케네디는 1960년대 안에 달 착륙을 추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언론들은 즉각 비난을 시작했다. 그들은 도심 속의 슬럼가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말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할란 클리블랜드 지음, 박세연 옮김, 책임지지 않는 사회, 보이지 않는 리더, 비즈니스맵, pp167-168
20세기의 위대한 연설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케네디의 “달 착륙” 연설에도 이런 이면이 있었는지 몰랐다. 모든 원대한 비전에는 어쩔 수 없이 비난과 불평이 뒤따르는 것인가? 이에 비춰볼 때 정치의 세계에서 여당이 어떤 발표를 하면 야당이 비난을 쏟아내고, 야당이 어떤 성명을 내면 여당이 이를 비판하는 행태를 보면서 “무슨 사람들이 서로 남의 발목이나 잡고 이러냐”하고 한숨짓기 보다는 정치란 원래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려니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녀 양육에 있어서도 부모들은 온갖 종류의 반대와 저항에 부딪힌다. 부모가 세운 지침과 원칙에 대해 아이들은 왜 그래야 하느냐, 하고 싶지 않다, 나는 다른 것을 원한다 등의 다양한 논리와 억지로 응수하며 아이들이 사춘기 나이에 접근할수록 그 강도는 더 세지고 수법은 다양해진다. 이 때 부모는 처음에 세운 방침을 고수할 것인지, 아이들의 압력에 밀려 어느 정도 타협할 것인지 수없이 고민한다. 때로는 뒤늦게 타협하려니 부모로서의 권위와 체면이 구겨지는 것을 걱정하기도 한다. 자신의 비전을 정말로 믿는다면 어떤 비난과 불평에도 불구하고 반대자들을 설득하면서 때로는 완고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야 하는 것이 비전의 본질일까? 아니면 아무리 자신의 비전에 대해 확신하더라도 비판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타협을 보면서 비전을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리더십일까? 나름대로 이 문제를 정리해 보자면, 조직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인 부분에서의 비전과 원칙에 대해서는 내부의 저항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고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 부수적인 영역에 있어서는 필요하다면 수정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한다. 사실 무엇이 결정적이냐에 대한 뚜렷한 구분이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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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s in May 2014

Leaders Eat Last. 리더가 마땅히 치뤄야하는 댓가가 무엇인지 다양한 맥락에서 풀어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이 상당히 괜찮아서 국내에 어서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다 싶다. 저자 사이먼 시넥은 TED의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 이라는 강연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아래는 그의 Why Leaders Eat Last 동영상: http://vimeo.com/79899786 동시에 읽고 있는 책은 할란 클리블랜드 지음, 박세연 옮김, 책임지지 않는 사회 보이지 않는 리더. NATO 미국 대사를 비롯 여러 공공기관의 대표, 대학 총장 및 대학원 학장 등을 역임한 저자가 여러 학술지, 잡지 등에 발표한 글을 재편집한 것인데 원서 Nobody in Charge : Essays on the Future of Leadership 는 2002년에, 번역서는 2010년에 출간되었다. nobodyincharge 책의 의외로 술술 읽히길래 원서와 비교해 보았더니 옮긴이가 문장 전체를 그대로 옮기기 보다는 내용을 재량껏 다듬어서 읽기 쉽도록 문장을 적절히 재창조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임지지 않는 사회”라는 제목은 무책임한 리더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어느 한 사람이 책임질래야 책임질 수 없는 복잡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일컫는 표현이다. 저자 할란 클리블랜드(1918-2008)의 워싱턴포스트 부고 기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Harlan Cleveland, the founding dean of the Hubert H. Humphrey Institute of Public Affairs in Minneapolis, hated the ubiquitous valediction “Have a nice day!” “What I want is exciting days, passionate days, blessed days, wondrous days, surprising days,” he told the World Future Society in a 1989 speech. He suggested to his listeners an alternative response: “Thank you, but I have other plans. – Joe Holley, “Harlan Cleveland; Dean, Author, Statesman and Lifelong Learner”, Obituaries, Washington Post, Friday, June 6, 2008
그는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일상적인 인사를 무척 싫어했다는 이야기다. 그가 원한 것은 그저 좋은 하루가 아니라 “흥미진진하고 열정적이고 축복이 넘치며 멋지고 놀라운 나날”이라는 것. 그는 청중에게 그런 진부한 인사에 다른 식으로 대답하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전 좀 다른 계획이 있어요” 라고 말이다. – – – – 이어서 읽으려고 하는 책: L. David Marquet, Turn the Ship Around!: A True Story of Turning Followers into Leaders – 사이먼 시넥의 Leaders Eat Last에서 언급하고 있는 책. 저자의 강연 동영상이라도 먼저 감상해보자. http://www.youtube.com/watch?v=iiwUqnvY1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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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아트 스페이스

rucola_suwon 용인 백남준 아트센터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아담한 문화공간 지앤아트 스페이스에 예쁜 꽃가게가 있다. 작은 화분에 담긴 다양한 화초를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꽃가게는 어디에나 있지만 특히 이곳은 주변이 한적해서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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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강도현 지음, 골목사장 분투기

“카페를 시작하기 전 가장 기본적으로 했어야 할 일은 그 사업을 해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장사를 해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하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 강도현 지음, 골목사장 분투기, 북인더갭, p88
저자가 과거 회계법인에서 억대 연봉의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갈고 닦은 꼼꼼한 분석력과 치밀함을 정작 자신이 카페를 차리는 과정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음을 후회하면서한 말이다. 다른 사람의 실패 경험에 귀를 기울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야기다. (저자가 이 점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책 표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쫄딱 망하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교만한 태도로 사업을 했는지 깨달았다. 내 판단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 이미 경험한 사람들의 충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는 데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철저히 자신을 객관화하고 나의 논리에 어떤 허점이 있는지 기를 쓰고 찾아내는 것이 생존의 필수 과제다.” — 같은 책, p89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려는 상황에서 해당 분야의 유경험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우리는 대체로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거나 비슷한 성격 유형의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기에–이걸 유유상종이라고 한다–익숙한 영역의 울타리를 넘어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려면 훨씬 큰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자영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그리고 자영업자를 둘러싼 경제 생태계가 얼마나 냉혹한지를 조명하고 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막연히 잘 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잘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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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의 문법

日本人と韓国人のおどろきマナーブック(일본인과 한국인의 깜짝 놀랄 매너북, p25)에서 한국의 대접 관습에 관한 글을 읽었다.

조선시대에 귀족계급에 해당하는 양반이 타지역을 방문하는 경우 주막 같은 곳 외에는 마땅히 묵을 곳이 없으니 그 지역의 유지가 그 일행을 자기 집에 초대해서 융숭하게 대접하는, 양반들 사이에 통하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초대를 받는 사람 측에서는 일단 사양을 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 한쪽은 초대하고, 다른 쪽은 사양하는 형식을 통해 서로의 자존심과 체면을 세워주게 된다고. 말하자면 다음과 같은 주고받음이 일어나는 셈이다:

양반 1: “누추하지만 저희 집에서 쉬고 가시지요”

양반 2: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양반 1: “이미 준비를 해놓았습니다. 저희 집에 모시겠습니다.”

양반 2: “아닙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양반 1: “그러지 마시고 오시라니까요”

양반 2: “허허, 이것 참. 그럼 하룻밤 신세를 지겠습니다.”

초대하는 측에서는 귀찮은 일이기도 하지만 자기 집에 모시려고 하고, 달리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 유지가 초대해 준다는데 고맙긴 하지만 일단 사양을 하는 이들은 이미 암묵적으로 합의된 교전 규칙(rules of engagement)에 따라 각자가 해야하는 대사를 읊고 있는 듯하다.

오늘날의 사회에서도 이런 식의 주고 받음을 종종 목격하는데 나는 그런 모습이 무척이나 어색하게 느껴진다. 나는 가능하면 상대방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를 믿어주려고 애쓰는 버릇이 있어서 누가 나에게 무언가를 권하면 이를 순수한 호의로 받아들여 덥썩 받고, 내가 무언가를 남에게 권했을 때 그가 괜찮다고 하면 정말 싫은가보다라고 해석해서 곧바로 거둬들이고 만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그런 단순한 행동이 전통적 관점에서는 얼마나 교양없는 모습으로 보였을까 싶기도 한데 쉽게 고쳐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매번 상대방의 진의는 과연 무엇일까 해석하려고 고민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니까 말이다.

그만큼 사양이란 미묘한 문법을 요구한다. 영어에서는 “사양”에 해당하는 단어를 찾기가 쉽지 않은 걸 보면 사양이란 동양 특유의 문화적 관습인지도.

이런 문화적 맥락에서 볼 때 “축의금/화환은 정중히 사절합니다”라는 문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 ‘체면상 보내는 것이라면 보내지 마시고 사절한다고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보내고 싶으시다면 어쩔 수 없이 받겠다’라는 의미일까? 어쨌거나 나는 상대가 항상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