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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마음의 미래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마음의 미래, 김영사 (원제: The Future of the Mind). 물리학자인 저자가 뇌과학과 의식에 관한 주제를 나름대로 연구한 책. 500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내용을 매끄럽게 옮긴 번역자의 공헌도 돋보이는 책이었다. 모든 내용에 수긍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농담의 핵심은 외의성과 타이밍이다.

“따라서 누군가를 웃기려면 그의 예측능력을 의외의 방식으로 순식간에 와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중략) 유머의 핵심은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펀치라인이 너무 일찍 제시되면 듣는 사람이 미래를 시뮬레이션할 시간이 부족하여 의외의 결과를 만끽할 수 없고, 펀치라인이 너무 늦게 제시되면 모든 가능한 미래가 이미 시뮬레이션되어 농담의 기능을 상실한다.” —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마음의 미래, 김영사, p86-87
2. 잡담(gossip)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지형도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편이다
“사람들 간의 사회적 역학관계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므로, 잡담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변하는 관계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재 자신이 속한 사회의 지형도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2단계 의식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일단 가십을 한 토막이라도 들으면, 즉각적으로 앞날을 시뮬레이션하여 이 가십이 공동체에서 자신의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늠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우리의 의식은 3단계로 넘어간다.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전, 가십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정보를 수집하는 유일한 수단이었으며, 최신 가십의 수집 여부가 삶의 질을 좌우했다. — 같은 책, p88
3. 인간은 점점 더 많은 것을 남길 수 있다.
“역사 이래로 이 땅에 태어났던 모든 사람은 거의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살고, 사랑하고, 죽어갔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라곤 기껏해야 출생일과 사망일, 그리고 (드물긴 하지만) 그 사이에 남긴 약간의 문서나 책이 전부이다.” — 같은 책, p203
저자는 첨단 기술을 통해 개인의 기록 뿐 아니라 개인의 의식까지 후세에 남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꼭 첨단 기술이 아니라도 글이라는 대단히 기본적인 방법만으로도 개인의 생각과 의식의 흔적을 남길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4. 암기력과 시각정보 처리능력은 서로 상쇄하는 경향이 있는지도.
“신기하게도 택시기사들은 시각정보 처리능력이 평균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대한 정보를 암기하면 그 대가로 시각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 같은 책, pp214-215
반대로, 시각적으로 예민한 사람은 언어적 암기력이 약하지 않을까? 나처럼. 5. 지능이란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다
“모든 이론의 공통점은 지능이 발달할수록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 같은 책, p253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음을 말한다.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 향후 여러 갈래로 펼쳐질 복잡한 상황의 구조를 머리 속으로 더듬어보려면 상당한 사고의 훈련이 필요하리라 짐작할 수 있다. 예측 능력이 인간 지능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저자는 그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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