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2년 10월

  • Pilot Petit 3 붓펜

    잉크 카트리지 교환식으로 되어 있어서 빈 카트리지에 다른 만년필 잉크를 채워 쓰는데 무척 마음에 든다.]]>

  • 은행나무의 영어 표기가 Ginkgo인 이유

    이유미 지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가지“를 읽고 있다. 이일훈, 송승훈의 책 ‘제가 살고 싶은 집은’에서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나무에 대해 아주 재밌게 잘 쓴 책입니다. 모양새가 아름다워 가꾸고 싶은 나무,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 우리나라를 대표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나무로 나누어서 설명합니다. 각각의 나무들이 어떤 상황에서 잘 자라는지와 나무의 쓰임새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에 실린 내용을 모두 외우고 싶어서 읽고 또 읽었지요.

    — 이일훈, 송승훈 저, ‘제가 살고 싶은 집은’ 148 페이지

    책을 읽으면서 나무에 대한 인문학적 글쓰기가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을 식물로 보는 관점에 덧붙여 그 나무가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어떤 교분을 가지고 있는지를 마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가듯 쓴 책이다.

    나무에 얽힌 설화도 다양하게 소개한다.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은행나무의 영문 표기가 Ginkgo인 연유에 대한 설명이었다. Gingko 라는 표기라면 그런대로 이해가 가는데 왠지 철자법에도 맞지 않는 듯하게 Ginkgo 라고 쓴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이유미씨의 설명은 무척 반가왔다.

    요약하자면 은행나무의 일본 한자 표기는 銀杏이라 쓰고 “깅앙”이라 읽는데 杏라는 한자를 “쿄”라고 잘못 읽어–원래 이 한자는 발음이 여러가지다— Ginkjo 라고 쓰고 이걸 다시 독일인 학자가 Ginkgo로 잘못 적어 학명으로 굳어졌다는 이야기다.

    내친 김에 좀 더 조사해 보니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Engelbert Kaempfer라는 독일인 학자가 자신의 동방 여행기를 담은 Amoenitatum Exoticarum이란 책(1712년 발간–300년전이다)에서 일본의 식물 현황을 상세하게 적었는데 원래 Ginkjo라고 적은 것이 제본 시에 활자가 잘못 넣어져서 Ginkgo로 찍혀 나왔고 1771년에 린네가 이를 그대로 인용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풀이된다.

    오늘날 일본에서는 은행나무를 일컬어 이쵸(イチョウ)라고 하고 은행나무 종자를 긴난(ぎんなん)이라 부른다. (한자 그대로라면 ‘긴앙’인데 연음 효과에 의해 긴난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 You Owe It to Yourself

    Norman Cousins라는 기자 출신 작가가 쓴 Anatomy of an Illness라는 책이 있다. (국내에서는 웃음의 치유력이라는 제목으로 출간) 자신이 겪은 질병과 그 치료 과정에 대한 내용인데 그 중에서도 통증이 너무 심해서 진통제를 먹고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중 코미디 비디오를 보고 실컷 웃고 나면 자연스럽게 수면을 취할 수 있었고 그러다가 아파서 잠이 깨면 다시 웃기는 비디오를 보고 또 잠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그 외에도 입원해서 누워있으면 제각기 다른 검사를 한답시고 여러 차례에 걸쳐 피를 뽑는 불합리한 처사–한번에 채취한 혈액을 나눠서 검사하면 될 것을–등을 기자 특유의 설득력있는 필치로 서술한 것 등이 인상적이다. (*병원에서 겪는 중증 환자의 답답한 심정은 신갈렙 지음 암, 투병하면 죽고 치병하면 산다에도 실감나게 적혀있다.)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에는 남을 깎아내리지 않고, 자신을 비하하지 않고, 사람의 도리를 왜곡시키지 않고서도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깨끗한 유머를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그런 유머가 흔하지는 않다는 것.

    과거 수 년간을 통털어 그나마 가장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은 김창옥씨의 호감의 법칙이라는 60분짜리 강의였다. 오디오 씨디로 구입도 가능하고 온라인에서 바로 들을 수도 있다 (연결된 페이지의 목록 중 중간에 호감의 법칙 1, 호감의 법칙 2로 나뉘어 있음). 이제는 인기 강사로 널리 인정받은 김창옥씨의 강연은 여러 경로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예: CBS 세상을 바꾸는 15분 제157회 Are You OK?)

    Norman Cousins의 책에 대해 누군가가 대략 다음과 같은 평을 한 바 있다: “If you haven’t already, you owe it to yourself to read it.” 영어 “owe it to yourself”라는 표현은 “you deserve to…” 또는 “마땅히 -해야 한다” 등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위의 언급을 의역하자면 “이 책 안 읽으면 손해” 정도의 뜻이 아닐까 싶다.

    오늘 김창옥씨의 강연을 youtube로 듣다가 You owe it to yourself to listen to it. 이라는 표현이 생각났다.

  • Coffee in Finland

    안애경 지음, “핀란드 디자인 산책“이란 책을 통해 핀란드 사람들이 커피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알게 되었다. 오후 두 시가 되면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공식적인 커피 타임을 가진다고.

    신기하다 싶어 더 알아보았는데 Coffee As a Finnish Institution이란 자료에 의하면 핀란드의 일인당 커피 소비량이 일인당 12kg으로 세계 2위라는 것 (1위는 일인당 무려 16.8kg을 소비하는 룩셈브루크). 프랑스나 이태리 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실 것 같지만 그 동네는 일인당 5kg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유럽은 인구 이동이 빈번하고 여행객이 많아 국가별 일인당 소비 통계가 얼마나 정확한지 모르겠다. 그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프랑스, 이태리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니 많이 마시기는 하나보다.)

    국가별 커피 소비량을 지도로 나타낸 자료를 보면 북유럽 국가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을 알 수 있다. 북유럽 사람들이 커피를 이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한편 위의 자료에 의하면 핀란드 사람들은 light roast의 커피를 주로 즐긴다고 하는데 이것이 어떤 커피를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물을 많이 부어 묽게 탄 것이 아니라 커피를 약간만 볶았다는 의미인데 도대체 “약간만 볶은” 커피는 어떤 맛일까? 커피콩을 많이 볶게 되면 쓴맛(탄맛) 때문에 커피 본연의 맛이 가려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dark roast 커피는 약간 질이 떨어지는 커피콩을 사용했음을 암시하는 것일까?

    안애경씨의 책에서는 핀란드 사람들은 환경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도자기잔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기본이며 종이컵 사용은 매우 드물다라고 쓰고 있는 한편 위에 언급한 자료에 따르면 핀란드의 젊은이들은 외국의 영향을 받아 에스프레소 커피류를 종이컵에 들고 다니며 마시는 경우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젊은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중년 인구는 커피 전문점에 가서 마시거나 들고 다니며 마시기 보다는 주로 직장과 가정에서 필터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이 지배적인 패턴이라고 한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관습이라고 하니 언젠가 핀란드 사람의 집을 방문하게 되면 (아니면 주한 핀란드 대사관을 방문하거나 핀란드 국적 항공기인 FinnAir에 탑승하거나 해서라도?) 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현재까지는 개인적으로 아는 핀란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 more books

    채식의 유혹: 육식의 족쇄를 풀어라 – 김우열 저 콜린 캠밸 저 ‘무엇을 먹을 것인가?‘와 일맥상통하는 책으로서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육식을 피하고 채식 위주의 생활을 권하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채식을 실천하는 것의 현실을 저자의 주관적 경험을 중심으로 적고 있다. 역시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육식보다는 채식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겠다는 관심을 북돋아주는 효과가 있었다.

    핀란드 디자인 산책 – 안애경 저 이일훈, 송승훈의 책 ‘제가 살고 싶은 집은’에서 이 책을 언급하여 읽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그 책을 아무리 뒤져봐도 언급된 부분을 찾을 수가 없다). 이일훈, 송승훈의 책은 개인의 생활 공간 영역에서의 생활양식을 설계한 것이라고 한다면 안애경의 책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핀란드라는 국가 또는 헬싱키라는 도시 정도의 대규모 공동체에서 서로간의 암묵적 합의 및 규정에 의해 (이를 통털어 문화라고 한다) 고유한 생활 양식이 유지되고 있는 현상을 관찰한 내용을 적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회용 컵 대신에 도자기나 유리로 만든 컵을 사용하고 음식물 찌꺼기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 등, 자연 환경을 아끼고 배려하는 핀란드 고유의 생활양식을 다각도로 소개하고 있어 좋은 공부가 되었다. 다만 저자의 관찰한 바가 과연 얼마나 보편적이고 두드러진 현상인지는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 실감이 날 것 같기에 언젠가는 핀란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10년 후 세계를 움직일 5가지 과학코드 – 리처드 뮬러 저/장종훈 역 이 책에 대해 뉴욕타임즈 서평에서 “신기할 정도로 편하게 술술 잘 읽힌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정말 그렇다. 마치 WD-40(윤활유의 대표적 브랜드)라도 바른 것처럼. 에너지, 원자력 등과 같이 정책 결정자가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이슈들에 대해 알기 쉽게 적어놓았다.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것같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 근래 읽은 책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외부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요며칠동안 마음놓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었으면 짧게라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하여 아래에 간단히 정리한다.

    한글의 탄생: 문자라는 기적 – 노마 히데키 저/김진아,김기연,박수진 공역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한 책을 읽으면서 이토록 눈물을 펑펑 흘린 책은 서애 유성룡이 기록한 징비록 이후 처음인 듯 싶다. 이 책은 존경하는 한 어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추천사와 함께 소개받은 책이다.

    노마 히데끼란 일본의 언어학자가 쓴 책인데, 우리의 한글을 어쩌면 이렇게 잘 꿰고 있는지 경탄해가면서 읽었습니다.이 기회에 우리가 얼마나 복받은 글을 쓰고 있는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의 시선을 통해 우리의 것을 발견하게 되는 무척 유익한 책이었다. 번역후기에 따르면 일어로 된 원서의 탁월한 문체를 살려보고자 매우 애썼다고 하는데 원문을 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는 없으나 번역문을 통해서도 가슴뭉클한 감동을 읽는 내내 받았으니 역자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이다.

    특집! 한창기 – 강운구 등저 우리나라 편집 디자인 역사의 중요한 키워드로 자주 등장하는 잡지인 뿌리깊은나무 그리고 샘이깊은물의 발행인이었다고 해서 고 한창기 선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간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함께 글을 모아 만들었다. 여러 사람의 관점과 경험이 함께 어우러져 한창기라는 인물과 뿌리깊은나무/샘이깊은물이라는 잡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한글의 탄생’을 읽으면서는 한창기 선생이 우리 고유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발굴해내려는 사상과 태도를 가진 것의 근본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사고체계와 매우 가깝게 맞닿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뿌리깊은나무의 생각: 전통에 뿌리내리면서 새로움의 가지는 뻗는 일 – 한창기 저/윤구병,김형윤,설호정 등편 위의 책 ‘특집!한창기’와 함께 발행된 책으로서 한창기 선생 생전의 글을 모은 책이다. 문체가 매우 특이하여 그의 글을 통해 배울 점이 많았다. 전남 순천에 그를 기념한 ‘뿌리깊은나무 박물관‘이 2011년에 개관했다고 하니 방문해 보아야겠다.

    제가 살고 싶은 집은: 건축가 이일훈과 국어선생 송승훈이 e메일로 지은 집, 잔서완석루 – 이일훈,송승훈 공저 국어교사인 송승훈이 자신이 살게 될 집을 건축가 이일훈과 함께 치열하게 궁리하면서 주고받은 이메일을 모아 만든 예사롭지 않은 기록으로서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공간 속에 디자인해 가는 발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어떻게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생각을 맛깔스럽게 글로 잘 옮기는지 신기해하면서 읽었다.

    디자인 및 개발의 방법론에는 사상에서 출발해서 형태를 만들어나가는 방법이 있는가하면 이미 다른 이들이 만들어 놓은(‘off-the-shelf’) 기성품을 조합 내지 응용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법이 있다. 이 책은 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과정을 기술한 책이다. 뜻깊은 방법이긴 하나 너무나 고생스러워 보여서 실패와 충돌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 나로서는 아무래도 후자의 방법이 내게는 더 잘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심플하게 산다 – 도미니크 로로 저/김성희 역 곤도 마리에 저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과 일맥상통하는 책으로서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리의 생활 환경을 점거하고 있는 잡다한 물건들을 치워내야 한다는 의지를 재확인시켜주는 효과를 내는 책이었다.

  • clavicle fracture

    I recently suffered a fall from kickboard, which left me with a clavicle fracture on the left shoulder.

    The pain is mostly manageable except when I have to get up from the bed. The level of pain would increase quite a deal for about five minutes while the body adjusts itself to a new posture when I get up from the bed. I wonder why.

    Due to this brace that I am wearing, I cannot type with two hands. Trying to type with just one hand takes a lot more time.

    According to information on the web, clavicle fracture takes about three months to heal in full. For at least six weeks, I have to wear a clavicle brace to help the broken bones to heal.

    My activity would have to be significantly limited during this peri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