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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생각의 탄생: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로버트 & 미셸 루트번스타인 지음, 박종성 옮김, 에코의 서재). 그 중에서 인상깊었던 구절:

물건들을 수집하는 것, 이를테면 우표, 동전, 곤충, 단추, 야구카드, 엽서, 책, 사진, 인쇄물, 그림 같은 것을 모으는 것도 시각적 관찰력을 증대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진정한 수집가가 되려면 물건의 질과 종류의 차이를 잘 감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평가와 수집에 필요한 눈과 마음 모두를 길러야 한다. – 생각의 탄생“(로버트 & 미셸 루트번스타인 지음, 박종성 옮김) 79 페이지
다시 말하자면 미세한 감각을 훈련시키는 데에 물건의 수집이 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컨대 꽃에 대한 이해와 변별력을 기르고 싶다면 막연하게 꽃에 대한 상상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꽃가게에 들러 이런 저런 꽃을 지속적으로 구입해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출처는 잊었지만 십수년 전에 읽은 바에 따르면, 해골 바가지 한 개가 있으면 으시시하지만 해골 바가지 100개를 모아놓으면 일정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와도 의미가 닿는다. 즉, 패턴 인식에 있어 반복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 최근에 다른 책에서 꽃에 대해 인상 깊게 읽은 바도 있고 해서 배운 바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화분을 하나씩 구입하는 습관을 들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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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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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션용 노트북 거치대

모니터와 노트북을 동시에 거치할 수 있는 모델의 예) 하지만 기왕에 책상 정면에 존재하는 파티션 구조물을 활용한다면 비용대비효과가 높으리라 생각되어 검색해보니 저렴해보이는 Monigal 제품은 단종되었고 글로벌마운트사의 제품은 가격이 10만원 이상이었다. 단순히 떠받쳐주기만 하는 용도라면 훨씬 간단한 구조로도 해결될 듯 싶어 궁리를 해보았다. 마침 사무실 근처에 다이소 매장이 있어 검은색 철망과 같은 색의 철제 옷걸이를 구입(총비용 이천원), 옷걸이를 반으로 접고 철망과 옷걸이를 테이프로 연결해서 간이 노트북용 거치대를 만들었다. (아래 사진 참조) 20130125-143145.jpg 20130125-143201.jpg 무선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서 사용해보니 일단 만족. 철망이 없을 경우 철제 옷걸이 3-4개만으로도 비슷하게 만들 수도 있을 듯.* *어디까지나 이것은 1kg 정도의 맥북에어를 받치고 있을 경우의 이야기. 3-4kg 정도나 돠는 24인치형 모니터를 옷걸이 등을 이용해서 파티션에 걸어놓을 수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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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üte

고야마 노보루의 책 “절대로 회사를 무너뜨리지 않는 사장의 영업“이란 책에서 고객방문시의 선물로 꽃이 피어있는 화분을 추천하는 것을 인상깊게 읽었다. 피어있는 꽃은 곧 시들기 때문에 부정적인 느낌을 주어 영업을 위한 선물로는 어지간히 시들지 않는 다육식물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업 방문은 자주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꽃이 시들기 때문에 얼마 후에 다시 방문할 구실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한남동 단국대오거리 뒷골목을 지나다 위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동안 궁금하게 생각하던 꽃가게겸 까페 Blüte(플라워리스트 송진화)에 용감하게 들어가 보았다. 가게에 계신 분의 설명에 의하면 Blüte(독일어)의 의미는 활짝피다(blossum)에 해당한다고. 그분은 독일어의 angstblüte라는 단어를 무척 좋아한다면서 전나무는 생애 마지막 해에 가장 화려하게 개화한다는 설처럼 이곳이 그렇게 사람들의 열정이 화려하게 꽃피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 꽃이나 원예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니 공부삼아 수선화 구근이 들어있는 작은 화분을 두 개 구입했다. 싹만 나와있는 화분이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가게에서는 그래도 꽃이 하나라도 피어있는 편이 선물용으로는 낫다는 의견을 주시길래 그대로 따랐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가게 안 까페에서 독일식 소시지 메뉴 세트를 주문했다. 위의 사진은 커피에 딸려 나온 아주 조그마한 화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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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시리즈

무엇인가가 탄생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마찬가지로 책 제목에 “탄생”이라는 단어를 넣기 위해서는 상당한 각오와 담력을 요구하리라 생각한다. 다음과 같은 책의 저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 듯. 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공저; 박종성 역; 에코의서재 간) 한글의 탄생 : 문자라는 기적 (노마 히데키 저; 김진아, 김기연, 박수진 공역; 돌베개 간) 번역의 탄생 : 한국어가 바로 서는 살아 있는 번역 강의 (이희재 저; 교양인 간) 그리고 위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젊음의 탄생 (이어령 저; 생각의나무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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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R. Swindoll

대만의 류비룽과 린즈하오가 지은 10년 후, 부의 지도(허유영 옮김, 라이온북스) 첫 페이지를 넘겼더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왔다. wealthmap_2 위에 인용된 구절은 태도(attitudes)에 대해 꽤 널리 알려진 다음 글에서 나왔다.

“The longer I live, the more I realize the impact of attitude on life. Attitude, to me, is more important than facts. It is more important than the past, than education, than money, than circumstances, than failures, than successes, than what other people think or say or do. It is more important than appearance, giftedness or skill. It will make or break a company…a church….a home. The remarkable thing is we have a choice every day regarding the attitude we will embrace for that day. We cannot change our past…we cannot change the fact that people will act in a certain way. We cannot change the inevitable. The only thing we can do is play on the one string we have, and that is our attitude…I am convinced that life is 10% what happens to me and 90% how I react to it. And so it is with you…we are in charge of our attitudes.” – Charles R. Swindoll
위 인용구를 쓴 찰스 스윈돌(Charles R. Swindoll)은 라디오 프로그램 Insight for Living을 통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미국의 설교자다. 그의 설교는 표현이 명쾌하고 내용이 실제적이며 유머가 풍부하기로 유명한데 그는 설교 작성시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으며–타이프라이터를 이용한다–또한 진부한 표현이나 틀에 박힌 예화 인용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라디오를 주파수 1188 KHz에 맞춰놓고 극동방송을 틀어놓는 것이 습관이었다. 저녁 7시부터 9시 사이에 방송되는 영어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나오는 미국 스타일의 찬송가와 성가를 듣고 싶어서였다. 각각 30분씩 진행되는 Thru the BibleHaven of Rest 프로그램에 이어 찰스 스윈돌의 Insight for Living이 방송되었는데 맨 처음에 설교의 핵심 부분을 짤막하게 들려주고 나서 상쾌한 시그널 뮤직이 나오고 설교 결론 부분에 다시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마무리되는,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편집 방식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 때 이후 10년 이상 그 프로그램의 애청자였으니 그는 C.S. Lewis와 더불어 나의 영어와 사고방식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준 인물 중 한 명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 서적에서 그의 이름을 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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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son for High-End Head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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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very happy to meet you," the sandwich should have said.

서양 음식의 세계에서 샌드위치의 자리매김은 손쉽고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식사거리라는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김밥과 비숫한 정도의 자리를 차지한다. 다양한 재료가 한 몸에 집약되어 손으로 들고 먹기 좋다는 면에서 샌드위치와 김밥은 구조적, 기능적인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샌드위치는 여러 층을 포개어 놓는 반면 김밥은 돌돌 말려있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샌드위치와 김밥은 둘 다 손으로 직접 만들어지기에 묘하게도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맛과 느낌이 다른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정성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샌드위치나 김밥은 먹는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그런 샌드위치나 김밥은 보기만 해도 그쪽에서 “반가워요”하는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 최근에 한 샌드위치 전문점에서 BLT 샌드위치(베이컨, 양상추, 토마토를 주재료로 사용한 샌드위치, 위 사진)를 주문했다.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다는 인상을 주인장이 강조했었는데 막상 음식을 받고나서는 왠지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이 허전한 느낌은 뭐지?”하며 혼자 의아해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샌드위치가 나에게 “반갑다”는 이야기를 걸어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런 아쉬움이 느껴졌던 이유에 대한 단서를 짚어볼 수 있었다. 그릇 한쪽켠에 피클이라도 몇 조각 놓아주었더라면 허전함이 덜 했을런지도. 식어서 굳은 딱딱한 베이컨이 아니라 방금 구워져 따끈따근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남아있는 베이컨이었더라면 훨씬 좋았을지도. 토마토나 식빵이 약간씩만 더 두툼했더라면 푸근함을 느꼈을지도. 아주 바짝 구운 토스트가 아니라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하도록 적당히 구워진 토스트였다면 감동했을지도. 나무 플레이트 위에 기름종이 한장 얹어서 내놓기 보다 둥근 사기접시에 올려서 내놓았다면 따뜻한 배려가 느껴졌을지도. 머그잔 밑에 잔받침이라도 있었다면 더 나았을지도. 음식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따뜻한 마음의 전달은 종종 있는지 없는지 인식하기도 어려운 아주 작은 부분에서 판가름이 나기도 하는 듯 싶다. 그래서 옛어른들은 손님에게 차 한 잔 내놓을 때에도 그냥 들고가지 않고 찻잔도 놓고 쟁반에 받쳐 가져가고 선물을 전달할 때에도 겹겹이 포장을 한 후에 친필로 쓴 글을 함께 넣어 전달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는가 보다.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은 샌드위치가 남겨준 허전함은 의외로 오래 지속되었다. 나도 그런 차가운 사람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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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he sparkle in the eyes comes from

a book recently, I became concerned that I did not have clear and strong will about what I wanted to do, thinking it was a symptom of learned helplessness. Now I realize that such lack of strong desire is mostly irrelevant.

“Very truly I tell you, when you were younger you dressed yourself and went where you wanted; but when you are old you will stretch out your hands, and someone else will dress you and lead you where you do not want to go.” Jesus said this to indicate the kind of death by which Peter would glorify God. Then he said to him, “Follow me!” – John 21: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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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도서관에 대해서

사진: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 2층 기념품가게의 서가 뒷모습 독서인구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11년도 독서인구지표는 62%라고 나온다. 이걸 가지고 “인구 10명당 3-4명은 1년 중에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고 해석하기도 하는 듯. 정말로 1년 내내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에 파레토의 법칙이 독서인구에 적용이 된다면–검증되지 않은 가설이고, 계산에 있어서도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인구의 20% 정도가 전체 독서량의 80%를 담당하게 된다는 가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위 통계에서 일인당 평균 독서 권수가 12.8권이라는 것에 근거해서 인구 10명에 책이 총 128권이 있다면 그 중 20%인 두 명이 전체 독서량의 80%인 102권을 읽고, 같은 방식으로 나머지 사람 중 두 명이 21권을 읽고 그 다음 두 명이 5권을 읽게 되어 결국 10명 중 4명은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와서 실제 통계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다시 파레토의 법칙을 적용하면 전체 인구의 4%가 전체 독서량의 64%를 차지한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이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많이 읽는다는–계산상으로는 남들이 한달에 한 권 정도 책을 읽을 때 스무 명 중 한 명 정도는 이틀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는–이야기다. 일년 내내 책을 전혀 읽지 않는 40%의 사람과 이틀에 한 권씩 책을 읽는 4%의 사람 사이에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해진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반드시 지식이 늘어나고 지혜가 깊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텐데. 과연 독서 자체에 유익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질문 1: 우리나라 인구의 40%가 일년내내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위의 질문에 대해 몇 가지 가능한 대답은 다음과 같다: (1)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2) 책을 구입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 (3) 독서 습관이 잡히질 않았다. (4)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각각의 답변을 고찰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리 바빠도 어떻게 해서든 책을 읽는 것을 보면 “읽을 시간이 없다”는 대답은 쉬운 핑계는 될 수 있을지언정 설득력이 약하다. (2) 책을 읽을 의지가 있다면 공공도서관을 통해 빌려 읽을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물론 공공도서관에 자신이 꼭 읽고 싶은 책이 없을 수도 있고 당장 읽고 싶은데 공공도서관까지 나가는 것이 번거로울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이 읽고 싶은 순간에 손닿는 곳에 있다면 책을 읽을 가능성은 훨씬 더 높아지겠지. (3) 들이기도 어렵고 깨기고 어려운 것이 습관인만큼 책읽는 습관이 잡히지 않아서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그럴싸한 대답처럼 들리지만 습관과 상관없이 가끔씩이라도 하게 되는 다른 행동유형–영화관람, 외식, 나들이 등–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일년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4) 사람은 각각 나름대로 추구하는 바도 다르고 타고난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모두 책을 읽는 유형의 사람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즉, 인구의 일정 부분은 독서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함으로써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기에 그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일종의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반드시 이를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질문 2: 공공단체에서 독서 권장 캠페인을 진행한다면 어떤 유형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한가? 책을 전혀 읽지 않는 40%? 이미 책을 많이 읽고 있는 20%? 아니면 안 읽는 것도 아니고 많이 읽는 것도 아닌 중간의 40%? 가능한 대답 중 하나는 “어중간한 40%”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40%는 어떻게 해도 안 읽을 것이고 이미 많이 읽고 있는 20%는 알아서 독서 습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간혹 책을 읽기도 하고 안 읽기도 하는 중간층에게 책 한 권 더 읽히는 것이 비용대비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 질문 3: 기업체 중에는 독후감 제출을 의무화하거나 사내 도서관을 설치하여 직원들에게 독서를 권장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은 과연 독서를 권장하는 방법으로서 적절한 방법인가? 독후감 제출 의무화는 많은 경우 직원 교육훈련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독서 권장과는 별도로 다뤄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사내 도서관의 경우는 그 존재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별도로 구분된 공간이 확보된 경우도 있고 복도에 책꽂이를 마련한 정도도 있다–어느 방식이든 실제 이용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반적인 형태의 도서실 설치는 겉으로 보이기에 그럴싸하지만 비용대비효과는 저조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보면 기업체 내에서 독서 권장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지 않을까 싶다. 존경받는 조직의 리더가 독서의 본을 보이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질문 4: 출생율 감소, 인구 고령화, 이동중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 이용 증대 추세 등을 비롯한 여러 사회 변화 요소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우리나라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어야할까? 기존의 유형 그대로 유지해도 되는가? 공공도서관은 어떤 이용자층을 주된 표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는가? 독서를 지적자원으로 본다면 어린이와 청년들이 책을 많이 읽을수록 사회적 지적자원이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많은 경험을 가진 상태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장년층의 독서는 지식과 구체적 자료에 근거한 의사결정과 행동으로 곧바로 연결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한편 서로 어울리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절실히 필요로하는 고령층에게는 도서관이 ‘사회적 유대감의 형성’이라는 필요를 충족시키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사회 변화에 맞추어 다양한 유형의 이용자의 형편과 상황을 감안하여 도서관 설계, 운영, 서비스 등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은 공간과 건물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도서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이나 건축시설물을 중심으로 인식이 한정되기 쉽다는 점이 함정이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시설”의 하나로서 도서관의 가치가 인정되는 것은 좋지만 개별 이용자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도서관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관점은 이름에서도 반영된다. 예컨대 “__시 시립도서관”과 같은 명칭은 지역성이 강조되는 한편 “__어린이도서관” 또는 “__청소년도서관” 등의 이름은 이용자의 존재가 부각되는 경우처럼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몇 가지 디자인 전략의 대안을 생각해 보았다.

  1. 지역성을 극복한 공공도서관의 대표 브랜드를 만든다. 예컨대 스타벅스의 본점은 미국 시애틀에 있어서 미국/시애틀이라는 지역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커피를 마시는 제3의 장소”라는 브랜드로서 더욱 강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와같이 특정지역에 묶이지 않는 공공도서관의 브랜드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2. 도서관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야 한다. 도서관이 지역성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편이으로서 인구밀집지역에 공공도서관이 옮겨와야 한다고 본다. 어딘가에는 대표건물이 있어야겠지만 그 대표건물이 반드시 기념비적으로 거대한 건물일 필요는 없다. 상징성을 가질 수 있으면 된다.
  3. 독서를 “어쨌거나 해야 하는 의무”나 “여유시간에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닌 “간직할 수 있는 경험”으로 재정의한다. 이것은 “책을 읽는 경험이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대한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 또한 독서는 개인적일뿐 아니라 사회적 경험의 일부분이기에 그 점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도서관이 반드시 정숙해야 한다는 제약을 어느 정도는 극복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차를 마시거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독서를 일상생활과 격리시킬 필요가 없다.
  4. 위의 생각의 연장으로서, 커피전문점, 쇼핑센터, 호텔, 박물관 등의 소비자 경험의 중심지(hot spot)에 공공도서관 브랜드를 결합시킨 경험 서비스를 개발한다. 그 서비스란 어떤 것일지는 다음 기회에.
  5.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성을 유지하되 이용자가 누리는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다면 수익자가 직접적으로 댓가를 지불하는 경제적 모델을 추가한다. 배타성이 최소화된 유료회원제가 한 가지 예다.
  6. 이미 절판된 도서나 출판 부수가 한정된 책는 가능한 한 원래의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최근 출간된 베스트셀러 등과 같이 대체가능한 소모품적 특성을 가진 책도 있기에 경직된 단일운영방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책의 상황에 맞는 유연한 운영방식을 채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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