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똑바로 걸을 수가 없었다. 누워 있다가 자세만 바꿔도 어지럽다가 이내 안정된다. 치과에 갔는데 좌석이 뒤로 넘어가는 순간 심한 어지럼증이 생겼다가 10초 정도 후에 안정되었다. 원래 그네만 타도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편인데 갑자기 심해지는 듯 해서 이비인후과를 찾아가기로 했다. 추천을 받을 길이 막연하여 구글 검색에 나오는 병원 중 교통 접근성이 용이한 곳으로 정했다.
검사를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은 이석증(耳石症)으로 판명되었다. 영어로는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라고 한다. 이석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빙빙클리닉 윤승일 원장님의 유튜브 동영상 “이석증 증상 및 원인 예방법 검사, 치료법“에 매우 자세하게 설명되고 있다.
내가 받은 이석증 검사는 눈에 특별한 마스크를 씌우고 상체를 뒤로 제끼는 동작을 하는 것인데 이 마스크에는 특별한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내가 어지러움을 느끼는 동안 눈동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녹화할 수 있다. 내가 어지럽다고 말하지 않아도 내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내가 어지럼증을 느끼고 있음을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왔다. (어째서 그런 것인지는 위에서 언급한 동영상을 보고서야 알았다.)
이석증의 원인은 딱히 무엇이라고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물리적 충격이나 심리적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석증의 치료는 1980년에 치료법을 발표한 John Epley 박사의 이름을 딴 Epley 이석치환술(Epley maneuver)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의외로 단순하며 96-100%의 치유율을 보인다고 한다. (치료 동영상 참조) 가까운 친척도 이석증으로 강북에 위치한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거기에서는 기계화된 장치를 사용했다고. 치료 방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문제가 생긴 쪽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본인 스스로는 알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본다.
치료 후 하루 동안은 목을 갑자기 돌리거나 숙이는 등의 움직임을 피하라는 안내를 받았는데 그걸 지키는 것이 의외로 어렵다. 어쨌거나 잘 해결되어 감사하다.
참고: BPPV에 대한 학술논문 – 변재용, 류은웅, 양성돌발성두위현훈의 진단과 치료 (pdf), Research in Vestibular Science, Vol. 9, Suppl. 1, June 2010, pp5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