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는 영어로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에 대한 종합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인데 미국에서 만든 TOEFL(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에 해당하는, 영국에서 만든 시험이다.(*각주 1) 시험 예제와 수험생을 위한 온라인 강좌 등을 통해 내용을 들여다 보았는데 꽤 어렵다. 객관식 문제 풀이가 대부분인 TOEFL 시험과는 달리 IELTS는 대부분이 주관식 문제로 이뤄져 있다. 듣기 평가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범영어권을 염두에 두고 만든 시험이라 그런지 발음이 영국식 발음에 가까워서 내게는 약간 생소하게 들린다. 쓰기 평가 시험에는 그래프를 보여주고 이를 글로 설명하라는 문제가 나오는데 도대체 어떻게 써야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다. 모범 답안을 보니 상당한 영어 실력과 분석력을 필요로 함을 알 수 있었다. 말하기 평가는 감독관과의 11-14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이뤄진다. 인터뷰는 자기 소개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 제시 등의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전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것 역시 내게는 매우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한편, 예제 질문 중에 “어디서 왔느냐”, “너의 출신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라” 등의 질문이 자주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도대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의아했다. 왜 자꾸 고향을 묻는 것인지 생각해보니 IELTS 시험은 본질적으로 범영어권 국가로의 이민자/취업자를 수용하기 위한 제도적 방편이기에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 시험을 치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리적 이동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이런 류의, 출신지를 묻는 질문이 타당할 수 있겠다고 납득이 되었다. 그리고 IELTS 시험이 아니더라도, 지리적 이동이나 외국인과 접촉하는 일이 더욱 빈번해지는 시대에는 자신의 출신(origin)과 배경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질 것에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주 1) IELTS 수험료는 지역과 일정에 따라 다르지만 수험료도 약 $165~200 정도로 꽤 비싼데 2012년도 IELTS 수험생이 2백만명이었다고 하니 수험료만으로도 연간 4천억원에 달하는 큰 사업이다. 여기에 시험 준비 교재 및 학원으로 이뤄진 거대한 경제생태계도 무시못할 규모일 듯.]]>
[월:]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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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your story?
What’s Your Story?”은 기업체 임원을 지내고 상당한 경력을 쌓은 이들도 자기소개를 잘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자기소개에 있어 스토리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To know someone well is to know her story—the experiences that have shaped her, the trials and turning points that have tested her.”
— Herminia Ibarra, Kent Lineback, “What’s Your Story?“, Harvard Business Review, January 2005내 경우는 나 자신에 대해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으니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쪽으로 집중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이들이 자기소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도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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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디자인 도서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멋있게 나오는, 정말 멋진 곳이긴한데 나랑은 잘 맞지 않는다. 너무 정갈해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 긴장감 때문에 편하게 있을 수 없는 그런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마치 이 공간은 방문객을 위해 존재하기보다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고결한 장소이기에 나 같은 부류의 사람이 이곳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메시지를 내게 던지는 것 같다.
말하자면 마침 그 작품의 제목이 “라이브러리”인 하나의 오브제로서의 시설인 셈. 그래서 ‘예술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라는 거리감을 은연 중에 뿜어내는 듯. 게다가 내가 보고 싶은 디자인 잡지들 대부분 최신호가 구비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서가 진열 방식도 책등을 보이면서 빽빽하게 꼽혀있어 마치 ‘우리는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읽히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저 멋있으라고 서가에 꼽혀 있답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대부분의 정기간행물 최신호가 표지가 보이도록 진열되어 있는 NHN Library와 대조적이다.
나랑 잘 맞지 않는 것은 현대카드와 관련된 대부분의 브랜드 경험이 전반적으로 그렇다. 뭔가 편하지 않다. 그런대 만약 현대카드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가 원래 ‘인생 대충 살지 말고 바짝 긴장하면서 좀 제대로 해봅시다’라고 하는 것이라면 소비자를 긴장시키는 데에 있어서만큼은 브랜드 가치를 충실하게 구현한 셈이다. 그런데 긴장감이 지나치면 불편하다. 세련된 디자인도 발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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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as reminders
Lee Cockerell)이 지은 “타임매직”(원제 Time Management Magic, 배윤선 옮김, 다산북스, 2014).
약 4만명의 직원–디즈니에서는 이들을 ‘캐스트멤버’라고 부른다–을 둔 거대한 운영조직을 맡은 그가 어떻게 체계적으로 일정을 관리했는지를 적은 책이다. 단순한 이론에서 그치지 않고 실무자로서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관리했는지 실제 사례가 소개되어 있어 더욱 유익하다.
미국에서 이 책의 원서가 2015년 1월 2일에 발간되었는데 번역서 출간이 1월 23일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미국 출판사 측에서 책 편집 과정에서 이런 자기계발서적의 한국 흥행을 기대하고 한국어판 출간을 동시에 추진한 것일까? 혹은 원서가 나오자마자 한국 출판사에서 전광석화처럼 번역, 편집을 마치고 불과 3주 만에 번역판을 출간한 것일지도?
이런 류의 책은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또는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를 다시 환기시키는 내용이다. 그러나 내용이 새롭지는 않더라도 “아 맞다, 그래야 되는 거였지”라고 기억과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나는 회사에서 꼭 가장 우선으로 지키는 일이 있다. 팀원들의 자리에 들러 얼굴을 맞대고 인사를 하는 일이다. 이는 내가 일찍부터 체득한 습관이자 노하우이기도 하다.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절대 그렇지 않다. 얼굴을 맞대고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면 나도, 직원들도 업무를 대하고 서로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우리가 지금 함께 이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다는 동료의식은 그 작은 한 순간 한 순간이 쌓여서 커진다.”
— 리 코커렐 지음, 배윤선 옮김, “타임매직“, 다산북스(2014), p112다 아는 이야기지만 거대한 기업에서 연륜을 쌓은 사람의 입을 통해 다시 한번 들어보는 것이 더 와닿는 것이다. 디즈니월드 운영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업계 베테랑과 식사라도 한 번 할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그의 책을 통해 그의 생각에 귀를 기울일 수 있으니 얼마나 경제적인가. 다만 이 책을 읽은 동기부여 효과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임이 예상 가능하다. 아마도 몇 개월 후에 다시 이런 류의 책을 읽어야 하겠지만 그렇게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서라도 좋은 습관이 다져진다면 기쁘겠다.
참고: 저자 Lee Cockerell의 블로그(매 포스팅마다 15분짜리 오디오 팟캐스트가 포함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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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강현정, 전성은,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
“부모들은 종종 교육자인 나에게 어떻게 하면 자식을 잘 키울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하곤 한다. ‘부모님들 자신이 잘 살아가야 합니다.’ 삶은 어떻게 자식을 잘 키우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자신의 삶은 자기가 살아내야 하는 자신의 몫이다. 자식의 삶은 자식의 몫이다. 내가 내 삶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면서 자식의 삶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모르는 데서 나오는 오만이다.”
— 강현정, 전성은 지음,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 메디치, p8매우 감명 깊게 읽었는데 어떻게 표현하기가 어렵다. 방법보다 관점을 제시하는 책. 2015년 1월 20일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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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유해근, 가출해야 성공한다
“일할 만큼 하고 벌 만큼 벌었으면 돌아가라고 공항에서 포옹하고 ‘바이 바이’하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다.”
— 유해근 지음, “가출해야 성공한다: 최고가 아닌 최초가 되려는 이들을 위하여”, 나그네, p196몽골인을 비롯해 이란,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해온 나섬공동체 대표 유해근 목사의 책. 외국인 근로자를 섬기는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오는 과정에서 얻어진 전문가적인 식견과 함께 신앙인으로서의 통찰이 인상적인 책이다.
특히 위의 인용구에서는 우리가 외국인 근로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중요한 지적을 하고 있다. 즉, 남의 나라에 와서 힘겹게 일하는 그들의 절박한 상황에 대해 불쌍하게 여기는 동정심도 좋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일할만큼 했으면 돌아가도록 유도하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라는 이야기가 정신을 바짝 들게 만든다. 도움과 동정을 받기만 하는 형편에 있는 걸인이나 피난민이 아니라 본국에 있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스스로의 선택으로 한국에 일하러 온 근로자로서의 존엄(dignity)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짐 로저스의 책 “백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위의 내용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었다.
“산불이 죽은 나무와 덤불을 태워 숲이 스스로 새 단장하는데 기여하듯이 경기 후퇴도 미래의 성장 기반을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좀비 기업’으로 살아남았다. 수술이 시급한데 임시방편으로 일회용 밴드를 붙이는 격이었다. 그 결과 경기 하강이 지연됐고 그만큼 경기 회복 시기도 늦어졌다. 억지로 경기 침체를 막으려고 하다 보면 침체에 따른 비용보다 되레 더 많은 돈을 투입하게 될 수도 있다.” — 짐 로저스 지음, 최성환, 김치완 옮김, “백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한국경제매거진, pp122-123)
유해근과 짐 로저스의 글은 서로 그 맥락은 다르지만 어떤 일이든 때가 되면 과감하게 일단락을 지어야 한다는 마무리(closing)의 중요성과 불가피성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책으로 펴낸 “암의 종말”이라는 책에서도 삶의 마무리와 연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암환자의 사망 직전 1개월간 진료비는 1년간 전체 진료비의 31%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체 치료 과정 중 사망 직전에 진료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서도 암환자의 사망 직전1년간 진료비는 평균 2,800만원으로 일반 환자의 입원 진료비보다 14배나 많다.”
— 이재혁, KBS스페셜 제작팀 지음, “암의 종말“, 청림Life, pp267-268이 책의 저자는 환자의 죽음을 지연시키려는 의사와 가족들의 “최선을 다한 노력”에 대한 다른 가능성으로 호스피스를 거론하면서 삶을 마무리하는 방식에 대해 조명한다.
“실제로 임종 직전의 말기 암환자들은 자신의 정확한 질병 상태조차 모른 채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이후의 의학적 결정은 의사의 판단과 보호자의 동의로만 이루어진다.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맞을 수 있는 선택의 기회도 없이 고통 속에서 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호스피스는 그러한 삶과 죽음의 양 극단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완충지대가 되고 있다.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완전히 다른 삶의 마무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 이재혁, KBS스페셜 제작팀 지음, “암의 종말“, 청림Life, p272동정과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중요하지만 존엄에 대한 인식이 균형을 이룰 때 더 성숙하고 온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혹시 자기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 있다면 언제까지나 자신의 2인자로, 또는 수족처럼 일하는 부하로서가 아니라 언젠가는 독립해서 자신의 일을 할 사람으로 여기고 자기와 함께 일하는 동안 미래의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그리고 적당한 때에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혹시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다면 언제까지나 자기가 먹여주고 입혀줘야만 한다는 동반의존적 책임의식이 형성되도록 하지 말고 언젠가는 스스로 독립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상대방의 정신적, 기능적 역량이 자라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
혹시 자녀를 기른다면 ‘엄마 아빠가 영원히 지켜줄께’라고 하면서 감싸고 도는 헬리콥터 부모가 되려 해서는 안 된다. 적당한 시기에 정신적으로,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자녀와의 거리를 넓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끝이 없지만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단호하게 말해야만 하는 상황을 언젠가는 만나게 되어 있다. 개인도 기업도 언젠가는 끝이 있다. 끝내야 할 때, 그리고 정리할 수 있을 때 명예롭게 마무리 짓는 편이 준비되지 않은 채로 파국을 맞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마다 알맞은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 심을 때가 있고, 뽑을 때가 있다”
— 전도서 3장 1-2절 (새번역) -
homemade salad
Hummus Kitchen에서 맛본 tabbouleh 샐러드가 무척 인상 깊었다. 중동식 샐러드를 파는 곳을 쉽게 찾을 수가 없으니 집에서 비슷하게라도 만들어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눈에 보이는 각종 재료(상추, 어린잎채소, 오이, 토마토, 파슬리, 견과류 등)를 다져 넣고 Chia seed도 뿌리고 올리브유, 레몬즙, 허브소금으로 드레싱을 했더니 tabbouleh와 대충 비슷한 맛이 나서 대만족. 샐러드 재료를 개별적으로 구해 놓으면 좋지만 내용물이 한꺼번에 갖춰진 샐러드를 테이크아웃으로 구입하는 것도 방법인 듯.
예컨대 지난 주에 송도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학교 캠퍼스라서 그런지 식당이나 카페에서 판매하는 식음료의 가격대비 품질이 훌륭했다. 마침 종합관 지하 식당에서 파는 닭가슴살 샐러드를 포장주문해 집에서 내용물을 잘게 다진 후 위의 경우처럼 만들어 먹었다.(아래 사진)
특히 사과와 귤을 다진 것이 들어있어서 더 좋았다. 생 파슬리를 구할 수 있으면 좋은데 없으면 말린 파슬리잎이라도. 고수 잎도 시도해 봤는데 양을 너무 많이 넣지 않으면 좋은 듯. 모짜렐라 치즈 잘게 다진 것을 조금 뿌리는 것도 괜찮았다. 쿠스쿠스를 구할 수 있으면 시도해 봐야지. 병아리콩을 구해 허머스를 직접 만들어보고도 싶다. 이 샐러드의 핵심은 레몬 한 개를 통째로 짜넣는 것이라 생각된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