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올라갈 때 비해 내려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가 뭔가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해 Andrew Novikov라는 사람이 올린 답변에 의하면 비행기가 올라갈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순항고도로 올라가는 것이 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편, 하강시에는 단계적으로 밟아야 하는 이런 저런 복잡한 절차가 많아서 시간이 더 걸린다고 이야기한다. 지상에는 부딪히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건물, 나무, 산 등이 많으니 땅으로부터 벗어날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올라가는 것이 도움이 되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올 때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다. 사람은 청소년기까지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만 중년을 지나면서 서서히, 오랜 시간에 걸쳐 노화가 진행된다. 특히 인생의 노화가 비행기의 하강 과정과 닮았다고 느낀다. 40대 후반을 거치면서 노안과 기억력 감퇴가 시작되고 몸 여기저기 쑤실 때마다 아직 노년이 한참 남은 것 같은데 벌써 착륙 준비가 시작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묘하게도 안전벨트 표시가 켜지면 그제서야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다. 그렇게 20분 여를 자리에 앉아 진작 화장실에 다녀오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면서 말이다. 인생의 하강을 시작하면서 진작 해두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일들이 여럿 있다. 그 중 하나가 나이들어 뒤늦게 시작한 중국어 공부. 적응 속도도 느리고 학습 효과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20년 전에 시작했더라면 시간 대비 효과가 훨씬 더 컸을텐데 왜 그때는 시도하지 못했을까 아쉽지만 소용없다. 어찌되었건 결국 목적지에는 도달하겠지만. ]]>
[월:]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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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카와 가쓰미, 나와 닮은 사람
내가 좋아하는 저자 우치다 타츠루의 친구라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된 히라카와 가쓰미 (平川克美 @hirakawamaru). 그의 저서 다수가 국내에 번역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눈에 띈 책이 “나와 닮은 사람“(박영준, 송수영 옮김, 이아소, 2015).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돌아가실 때까지 마지막 일 년 반을 함께 보낸 이야기를 적어나간 글인데 울컥 눈물을 자아내는 극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연로한 부모와의 관계와 헤어짐의 과정을 차분하게 그려냈다. 읽어볼 만하다.
“가장 만나고 싶을 때는 만나지 못하고, 가장 필요한 말은 결국 건네지 못하는 것이 인간사일지 모른다. 생각대로 되는 세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작의 신호도, 끝남을 알리는 마침표도 나오지 않는다. 늘 갑작스레 시작되고 허공에 매달린 상태에서 종지부가 찍힌다. 인생은 영화 같은 것도 아니고 하물며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게임 같은 것도 아니다.” —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박영준, 송수영 옮김, “나와 닮은 사람“, 이아소, 2015,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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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d Hotel
Glad Hotel. 기대가 커서 그런지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Pacific Coast feather bed 침구를 사용했다는 침대만큼은 그 쾌적함이 남다르다. 뭔가 구름 속에서 수영하는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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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Coffee
우래옥 바로 옆에 2개월 전에 개업했다는 커피 전문점 Add Coffee. 인테리어가 독특한데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전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