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마음산책 2017) 미국의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1927년생)과의 대담을 글로 옮긴 책인데 의외로 재미있다. 그래서 같은 저자(시모어 번스타인)의 “자기발견을 향한 피아노 연습“도 읽고 싶다. 2. 노나카 이쿠지로 외 지음,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주영사 2009 지식경영에 관한 저서로 유명한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1935년생)를 비롯해 여러 저자가 함께 펴낸 책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부제: 태평양 전쟁에서 배우는 조직경영)”를 몇 해 전에 무척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 책의 원제가 “실패의 본질(失敗の本質)“이라는 사실을 어제 알게 되었다. “실패의 본질”이라는 제목은 참 매력적이다. 다시 읽고 싶다. 일본 아마존에서 살펴보니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최신 저서로 “지적기동력의 본질 — 미국해병대의 조직론적 연구” (2017년 5월 출간)란 책이 있다. 세상에, 제목도 어쩜 이렇게 읽고 싶도록 짓는지.]]>
[월:] 2017년 10월
-
자기계발서와 탕자의 귀환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존경하는 분의 추천으로 웨인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행복한 이기주의자“(원제 Your Erroneous Zones), (21세기북스 2013)를 읽는 중이다.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지만 평소 상당한 자기규제(self-regulation)의 틀에 자신을 묶어놓고 살아온 나로서는 이 책의 주장을 소화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su_quote]”그것은 매우 간단하다. 자기사랑을 통해서다. 스스로를 중요하고 소중하며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다. 일단 자기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인식하기만 하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게 만들면서 내 가치를 강조할 필요가 없어질 테니까.” — 웨인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행복한 이기주의자” (21세기북스 2013) p45[/su_quote] 그래서 과연 그러한가 생각하면서 읽고 있는 중에 어쩔 수 없이 탕자의 비유가 자꾸 생각난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는 생각할수록 오묘하다. 실제로 이 이야기에 나오는 둘째 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과감하게 실천에 옮긴 인물이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한 것도 아니고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버젓이 살아있는 아버지에게 유산을 미리 나눠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엄청난 파격임을 팀 켈러는 그의 저서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원제 The Prodigal God)”에서 지적하는데 이 아들은 사회의 통념을 깨고 진정한 자기주도적 선택을 실현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삶의 절박한 상황에 맞닥뜨린 둘째 아들이 우연히 발견한 자기계발서를 읽고 “아, 나는 사랑받을만한 자격이 있구나!”라고 깨달은 후, 긍정적인 신념을 품고 집에 돌아가 “아들이 돌아왔어요! 나는 실패한 게 아니라 값진 경험을 한 거예요.”라고 당당히 선언해서 해피엔딩으로 이어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자신을 어쩌다가 성과창출에 실패한 패배자(loser)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죄인(sinner)으로 규정했다. 면목도 자격도 없지만 그래도 일이라도 시켜줘서 먹고 살게 해달라고 아버지에게 구걸하러 집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또 한가지는 아들로서의 도리와 집안의 기대를 저버리고, 공동체를 떠나 생산성과는 거리가 먼 온갖 유흥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결국 당시 부정한 동물로 여겨졌던 돼지를 키울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사회 밑바닥까지 내려간 패배자, 낙오자, 낙제인생인 둘째 아들이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사회적 평가의 잣대를 들이밀지 않고 이를 뛰어넘는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끌어안았다는 점이 인상 깊다. 아버지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몇몇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긍정적인 자기인식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스토리 상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성숙한 어른’이었던 것이다. 반면 그동안 사회의 질서와 기대를 존중하면서 집에서 성실하게 노동에 힘쓰며 과도한 소비도 참고–파티? 그게 뭐예요?–절제의 삶을 살았던 맏아들은 돈을 챙겨 집을 나간 동생을 가슴깊이 경멸한 만큼이나 그런 자식을 조건 없이 받아줄 뿐더러 후하게 대접한 너그러운 아버지에 대해서도 원망과 경멸의 마음을 품었다는 점은 비극이다. 관대함이 항상 관대함을 낳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su_quote]”그래서 아버지가 대답하였다. ‘얘야,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다 네 것이 아니냐? 그러나 네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잃었다가 다시 찾았으므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 — 누가복음 15:31-32 *현대인의 성경[/su_quote] 그가 그토록 속좁은 사람이 된 것은 과연 공동체의 규범과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까닭일까? 그가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생에서 무엇을 즐거워하고 기뻐해야 마땅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일까? 아니면 그가 자기 자신만을 너무 집착하듯 사랑한 나머지 아버지고 동생이고 다 필요 없고 자신이 더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과 분노에 매몰되어 버린 걸까? ]]>
-
서비스 디자인의 타산지석
WeWork와 비슷한 점이 많았는데 비슷한 점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왠지 처량해 보이는 편의시설(amenities)을 둘러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전자레인지를 대략 160-170cm 정도 높이에 둔 것이었습니다. 전자레인지 문을 열었을 때 회전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이는 상당히 위험해 보였습니다. 안내하시는 분께 이 점을 언급하자 설계상 다른 곳에 놓을 자리가 따로 없어서 어쩔 수가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금은 과도기여서 임시로 이렇게 한 것이고 나중에 바꾸려고 한다고 했으면 모를까, 그냥 이렇게 쓰는 것이라는 답변을 들으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II.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꽤 이름 있는 회사를 방문하여 대형 회의실에 들어섰는데 흉한 모습으로 말라 죽어가는 화분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습니다. 이전에 방문했을 때부터 시들시들했던 기억으로 미뤄볼 때 아무도 돌보지 않고 있음이 분명했습니다. 사진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꽤 볼썽사나운 광경이었습니다. 저를 회의실로 안내한 리셉션 직원에게 이 사실을 언급하자 어쩌라고 하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당황해서 그랬을 거라고 좋게 해석하고 싶지만 그걸 왜 자기에게 말하느냐 하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참고로 이 회사와의 관계에서 제가 고객 입장입니다. 결국 다른 직원이 와서 “이걸 치워달라는 말씀이신가요?”라고 굳이 저에게 물어본 후 가져갔습니다. III. 모 대기업 계열의 보험회사 고객 창구를 방문했는데 탁자 바로 위에 사진에서 보는 안내문이 버젓이 붙어 있었습니다. 서비스 품질 확인을 위한 설문 전화가 걸려올 때 최고 점수를 달라는 요청입니다. 일종의 심리적 닻내림(anchoring) 효과를 기대하는 것일까요? 서비스 현장에서 이런 메시지를 흔히 마주하지만 이런 상황이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경영진을 포함해 조직 전체가 이런 낯부끄러운 아이러니에 동의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만약 식당에서 “누가 어땠냐고 물어보면 무조건 맛있었다고 말해주세요”라고 손님들에게 부탁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 – – 위의 사례 모두, 서비스 전체에 비하면 매우 작은 부분에 해당합니다. 관리자와 현장 직원 각자 자기 업무에 바쁘다 보면 고객 입장에서 보이는 사소한 것들은 간과하기가 쉽습니다. 아마도 고객이 알 수도 없는 더 큰 내부 문제로 저마다 골머리를 앓느라 이런 작은 요소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빈틈없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는 쉽게 흉내낼 수 있는 게 아닌가 봅니다. 한편, 제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이 과연 어느 정도나 만족하는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모두 점잖은 분들이어서 좋게 표현하시니 행간을 읽어낼 만큼의 센스가 부족한 저로서는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가 어렵습니다. “매우 만족”보다 솔직한 피드백이 저는 더 좋습니다. #호의적인돌직구환영]]>
-
Dad's choices
Dad bought this piano in 1979 when I was 12 years old. Now my 10-year old daughter is playing this 38-yr old piano. It still sounds good with tuning once in a while. When buying things, Dad always tried to choose products of high quality that would last long. I was not like Dad. I was more inclined to buying what is most affordable. Perhaps that is why my favorite retail store is Daiso, a successful dollar shop chainstore that is quite popular in Japan in Korea. I don’t think I could have bought this Yamaha piano back then. Not even now. Dad had a good ta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