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nuk.com's Annual Award 2008


Annual Award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soonuk.com에서는 매년말 그 해의 주목할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골라서 기념하는 Annual Award를 선정해왔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아무래도 연말에 이뤄지는 일이라서 상대적으로 연초에 접한 일들 보다는 후반부 들어서 경험한 사건들이 더 유리한 점은 있습니다. 한편, 블로그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면서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새로운 포스팅을 올릴 수 없게 되어 본 페이지는 기존 블로그와는 독립된 static page로서 제공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댓글 기능이 고장났습니다. 피드백 및 의견은 soonuk (at) 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1. Food Journalism of the Year:

    문성실의 맛있는 밥상

    개인의 요리 블로그를 가전 메이커를 비롯한 여러 회사, 단체 등의 PR 매체로 승화시킨 대표 사례로 손꼽히는 문성실씨의 홈페이지. 편한 문체로 글을 쓰면서 주부가 따라하기 쉬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뿐 아니라 전문 요리 잡지 수준의 고화질의 사진으로 보는 이를 주눅들게 한다. 그녀에 관한 기사를 읽어보면 예사롭지 않은 인물임을 알게 된다. (사진 출처: moonsungsil.com)

  2. Stationery of the Year:

    일수 공책


    김규항씨의 블로그에서 언급된 일수 공책에 대한 내용을 읽고 직접 동네 문구점에서 구입해 보았다. 가격은 권당 300원(간혹 250원 하는 곳도 있다)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잉크가 번지거나 뒷면에 비치지 않는 훌륭한 종이의 질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문구류 업계의 숨은 보배다.

    개당 가격 2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몰스킨 류의 럭셔리 수첩에 비하면 겉모습은 초라하지만 외모에서 풍기는 약점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사용자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대형 서점의 문구 코너나 대형 마트에는 없고 오로지 전통적인 동네 문방구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래 가지고 다니면 겉표지가 허는 문제가 있는데 여권용 비닐 커버를 씌워서 보호하면 좋다.

  3. Design of the Year:

    쇼핑카트용 coin locking 시스템

    일반적으로 '디자인'이라고 하면 형태나 모양(form, shape)을 말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의도(scheme)을 뜻하기도 한다. 대형 마트에서 손님들이 카트를 사용한 후에 주차장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놓고 가버리지 않고 카트를 한 곳에, 그것도 가지런히 줄을 맞춰서 돌려놓도록 만드는 디자인이 바로 동전을 이용한 locking 시스템이다. "무엇무엇을 하시오, 하지 마시오" 등의 지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지 않고도 사람들의 경제적 사고 방식에 근거해서 비교적 단순한 물리적 메커니즘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낸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대단히 많은 훌륭한 디자인이다. (사진 출처: OhMyNews)

  4. Online Photo Printing Service of the Year:

    찍스닷컴 (zzixx.com):

    온라인 인화 업체를 모두 비교해 본 것은 아니지만 몇 군데 비교해 본 결과 인화 품질, 배송 속도, 고객 접점에서의 일관성과 섬세한 관심 면에서 탁월하다. 오전에 주문하면 대부분의 경우 당일 오후에 받을 수 있는 놀라운 수준의 효율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준다.

  5. Restaurants of the Year:

    1. 채선당: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은 상당히 많은 점포를 거느린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인데 그 중 성동교 사거리에 위치한 성동점에서 보여주는 고객 서비스의 수준은 놀랍기만 하다. 가격에 비해 양이 푸짐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줄서서 먹는 분위기인데 문앞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대기자 이름을 받아적는 최초 접객 담당자에서부터 서빙하는 분들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러운 친절함과 여유로운 미소로 손님을 대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말끝마다 "고객님"을 붙이지만 어딘가 기계적이고 어색한 서비스를 보여주는 여느 백화점이나 전자 제품 애프터서비스 센터와 너무나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차이가 채선당 프랜차이즈의 고객 서비스 트레이닝 시스템 때문인지아니면 해당 매장의 리더쉽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2. 천객가(千客家): 천객가는 신사동 야쿠르트사옥 옆골목에 위치한 중국집인데 (체인점이 신사동 말고도 여럿 있군요) 돈까스를 연상시키는 '중국식 탕수육'(14,000원)이 대표 메뉴로 손꼽힌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이 메뉴를 주문하기 때문에 언제든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어서 적어도 이 메뉴만큼은 패스트푸드점 수준의 신속한 서빙 속도를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다른 메뉴는 그만큼의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듯. 바렛 파킹도 해주지만 돈을 별도로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6. Book of the Year:

    1. 프리젠테이션 젠, 가르 레이놀즈 저, 정순욱 옮김, 에이콘출판사 간. 2008년을 되돌아볼 때 기억할만한 책이기에 선정했다. 박수만 대표의 추천을 통해 에이콘출판사에 연결이 되었고, 이승엽 교수가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번역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힘을 얻어 약 3-4개월에 걸쳐 번역했다. 국내에 전문 번역자 분들이 많이 계시기에 그 어느 누구가 번역을 했더라도 (더) 훌륭한 번역이 될 수 있었겠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책 중에서 인용된 여러 서적들의 국내 번역본 제목을 함께 소개하려고 애썼다는 점이다. 이 책 덕분에 출판사에 계신 여러 분들도 알게 되고 키노트 사용자 모임에도 나가게 된 것이 무척 감사하다.
    2. 신진대사를 알면 병 없이 산다, 마크 하이만 저, 진용희, 윤혜영 옮김, 한언 간. 아직 읽고 있는 책이지만 식사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관점을 새롭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선정했다. 새로운 정보를 주는 책은 많고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책도 많지만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는 책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2007년도 Book of the Year에 선정된 마쓰다 마쓰히로의 청소력을 통해 집안 정리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를 얻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보다 건강한 식사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게 되었다.

  7. Presenter of the Year:

    1. 조윤범 (Quartet X 단장): 파워클래식이라는 제목으로 클래식 음악을 작곡가 중심으로 소개하는 멀티미디어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인 장본인이다. "파워클래식"이라는 제목의 책도 펴내었다. 유명 작곡가의 음악 한 부분을 들려주면서 "아름답지 않습니까?"라고 한마디 해주는 것이 얼마나 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2. 유제필 (JP Consulting 소장): 한국리더십센터 등에서 전문 코칭 강사로 활동하시기도 하는 유제필 소장의 프리젠테이션 스타일은 슬라이드를 어떻게 꾸미느냐 보다는 청중끼리의 상호작용을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내어 상호협력에 의한 학습을 유도하는가 하는 "창의적 교수법 (참고 링크 (pdf)"에 그 강점이 있다. 앉아서 일방적인 강연을 듣는 것도 공부가 되지만 강연을 들음과 동시에 청중이 그룹을 지어 서로 의견을 공유하면서 강연의 핵심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경험은 훨씬 더 짜릿하다.

      이 분의 강연을 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한국 IVF에서 년 1-2 차례 개최하는 단기 리더십 트레이닝 과정에 등록하는 방법이 있는데 일반 비즈니스 리더십 트레이닝 코스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가격에 수준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다.

    3. 윤석철 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한양대 석좌교수):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를 소재로 삼은 그의 인생과 경영의 철학 강의는 그 속에 담긴 깊은 통찰 때문에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발표 스킬이 특별히 남다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파워포인트를 이용하되 이미지와 사운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멀티미디어 프리젠테이션을 구사하신다. 말씀의 속도가 느려서 청중 가운데 꼭 조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시, 음악, 문학, 경영학, 물리학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사례와 예화를 통해 결국 학문이란 특정 전공 과목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된 것이라는 느끼게 해준다.

  8. Apparel Brand of the Year:

    유니클로

    특별히 멋이 있어서가 아니라 심플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계속 입고 다녀도 부담이 없다. H&M이 국내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계속 유니클로를 애용할 듯.

  9. Software of the Year:

    geektool

    Life Hacker의 Gina Trapani가 소개한 이 맥 전용 유틸리티는 데스크탑 배경 화면 상에 텍스트를 표시한다. geektool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기능 중 구글 메일에 접속해서 새로 온 이메일이 몇 개고 발신자가 누구인지를 표시하도록 한 스크립트가 내게는 가장 유용하다.

  10. Accessory of the Year:

    Newvit사의 애니콜 정품 핸드폰 고리

    일반 핸드폰 고리는 ring 구조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해 이 제품은 latch 구조로 되어 있어서 어디에나 쉽게 걸 수 있게 되어 있다. 핸드폰 뿐만 아니라 USB 메모리나 소형 mp3 플레이어 등에 붙여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애니콜 서비스 센터에서 개당 4천원 정도에 구할 수 있다.

  11. Trend of the Year:

    Availability of Educational Presentations Online

    저명한 학자들의 강연 동영상을 무료로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 조용히 앉아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15분 정도만이라도 확보할 수 있다면 TED(위 사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할 수 있다. 시간을 좀 더 오래 확보할 수 있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면 London School of EconomicsMIT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iTunes를 통해 iTunes U에 접속하면 다양한 학교에서 제공하는 강의에 참여할 수도 있다. 가입비, 회비, 수업료 일체 필요없다. 교양과 지식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이 이토록 많은데 비해 Herbert Simon이 말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마음(attention)이 오히려 희소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in an information-rich world, the wealth of information means a dearth of something else: a scarcity of whatever it is that information consumes. What information consumes is rather obvious: it consumes the attention of its recipients. Hence a wealth of information creates a poverty of attention and a need to allocate that attention efficiently among the overabundance of information sources that might consume it" (Simon 1971, p. 40-41)."

  12. Quote of the Year:

    "Perspective" (from the movie Ratatouille)
    디즈니/픽사의 영화 Ratatouille에서 음식 평론가인 Anton Ego가 Gusteau's 레스토랑에 와서 음식을 주문하는 장면에서 웨이터가 뭘 드시겠느냐고 묻자 "perspective"를 내놓으라고 주문한다. (아래 인용구 참조) 우리말 번역에서 이 부분을 과연 어떻게 번역했을지 무척 궁금한데 (아직 확인해 보지 못했음) 대략 "너희들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관점"을 보여달라는 의미 정도가 아닐까 싶다. 감각에도 철학이 필요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가 넘쳐 흐르는 이 시대에 남의 이야기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정보를 해석하고 자신의 철학에 근거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야 함을 말해준다.
    Mustafa: [taking Ego's order] Do you know what you'd like this evening, sir?
    Anton Ego: Yes, I think I do. After reading a lot of overheated puffery about your new cook, you know what I'm craving? A little perspective. That's it. I'd like some fresh, clear, well seasoned perspective. Can you suggest a good wine to go with that?
    Mustafa: With what, sir?
    Anton Ego: Perspective. Fresh out, I take it?
    Mustafa: I am, uh...
    Anton Ego: Very well. Since you're all out of perspective and no one else seems to have it in this BLOODY TOWN, I'll make you a deal. You provide the food, I'll provide the perspective, which would go nicely with a bottle of Cheval Blanc 1947.
    - 영화 Ratatouille 중 대사 일부

  13. Kitchenware of the Year:

    IKEA REKO 유리컵

    6개 들이 한 세트가 미국 가격이 $1.99. (국내 IKEA 수입업체에서는 3천원에 판다. 개당 500월 꼴.) 질리지 않는 단순한 생김새이면서 유리가 두꺼워서 안정감이 있고 잘 깨지지 않는다. 크기가 아담해서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사용하기에도 좋다. 깊이가 너무 깊지 않아서 씻을 때에도 바닥까지 손이 닿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용량은 170ml 로서 일반 컵(200ml) 보다 약간 작지만 조금 담아도 많아 보여서 좋다 -- 특히 아이들에게 음료수 줄 때.

©2008 Soonuk 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