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thoughts

  • first impressions of iPhone 6

    싱가폴에서 잠시 한국을 방문 중인 어느 젊은 신혼부부가 아이폰 6를 가지고 있길래 허락을 받고 잠시 구경할 기회를 가졌다. 첫인상이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딱 한 번만 가질 수 있는 것이기에 잊어버리기 전에 느꼈던 몇 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1. 가볍고 얇다. 긴장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아이폰을 들고 있다는 느낌–뭔가 묵직한 물건을 들고 있을 때 느끼는 근육의 긴장감–을 잠시 잊어버렸다. 아 내가 이걸 손에 들고 있었지. 지니고 있음을 잊어버리기 쉬울 정도로 가볍고 얇은 아이폰 6는 분실율이 높을 듯.
    2. 오히려 맨질맨질한 금속 표면의 감촉이 더 인상적이었다.
    3. 화면 내용은 아이폰인데 외양은 갤럭시 S4와 비슷해서 내가 무얼 들고 있는지 잠시 잊어버렸다. 아 아이폰이었지.
    4. ‘와 갖고 싶다’라거나 ‘내가 찾던 것이 이거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제품생애주기상 성숙기에 들어오면 튀는 맛보다는 익숙한 맛에 사용하게 되는지도.
    5. 기존의 아이폰 4s에 비해 크다는 인상이 강하지 않았다.
    6. 무광택 처리된 골드 색상은 그다지 튀지 않는다. 그저 무난한 느낌. 과시를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번쩍거리는 금색을 원할 수도.
    부부에게 물었다. 부부 중에 한 사람이 아이폰 6를 쓰면 다른 사람 핸드폰은 뭐냐고. 남편이 말하길 아이폰 6플러스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중인데 싱가폴에서도 아이폰 6플러스의 인기가 높아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6플러스가 오면 비교해 보고 아내가 먼저 원하는 걸 고르고 남은 걸 자기가 쓰겠다고 한다. 멋진 남편이다. ]]>

  • 작게 시작하더라도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커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놓은 고유의 브랜드 DNA와 이를 뒷받침하는 심도있는 연구
  • 인테리어 시공 및 철거 비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는, 탈착과 재사용이 쉬운 모듈 형태의 매장용 가구 시스템
  • 신규 개업 매장이 갖춰야 하는 극최소한의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표준 사례 제시
  • 신혼이든 신장개업이든 갖출 건 다 갖추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점의 파괴
  • 브랜드 전문잡지 유니타스브랜드에서 브랜드 창업을 위한 골목대학이라는 독특한 교육과정을 개설한다고 하는데 관심이 많다. 마침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잘 되었으면 좋겠다.]]>

  • iPhone 4s with iOS8

    3년 가까이 사용하는 중인 아이폰 4s. 화면이 깨진 것도 벌써 세 번째. 뜨거운 국물 속에도 들어갔다가 살아나온 경력을 가지고 있다. 홈버튼 작동이 가끔 잘 안 된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런대로 쓸만하다. 아이폰 4s를 iOS 8로 업그레이드하면 느려져서 못 쓴다는 세간의 소문에도 불구하고 업그레이드해서 잘 쓰고 있다. 반응이 약간 느리긴 하지만 노안 등의 이유로 예전만큼 많이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답답해서 못 쓰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글자가 커진 것을 포함해서 iOS 7시절보다 좋아진 점이 많다.]]>

  • extended life

    결혼식 행사 끝나고 가져가도 좋다고 해서 가져온 꽃장식의 일부였던 나무가지, 애프터셰이브 로션 다 쓰고 남은 유리병, 컨퍼런스에서 좌석마다 놓여있던 종이 잔받침.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수도 있었던 물건들이 길지는 않지만 유용성이 연장되었다.]]>

  • quote: 우치다 타츠루, 하류지향 (2)

    “현재 이직을 되풀이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이렇다. 일이 재미없으니까 직장에서 맺는 인간관계도 관심이 없고, 일의 질을 높이는 노력도 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인사고과가 좋을 리 없어 귀찮은 잡무만 더 하게 되고, 그러다가 참다못해 직장을 옮긴다… 이런 식의 악순환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옥 옮김, 하류지향, 민들레, p136

    “물론 이직하는 것 자체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닌 중립적인 것이다. 다만 이직해야 하는 상황을 모두 타인의 탓으로 돌리고, 직장을 옮기는 판단을 ‘올바른 판단’이라고 스스로 정당화하게 되면 그 후에도 직장을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내게 된다.” — 같은 책, p137
    일에 마음을 두지 않으면 일이 더 싫어지는, 부정적인 방향으로의 자기정당화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는 이야기다. 아, 그렇구나. 마침 동아비즈니스리뷰 2014년 9월호에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세라 회장에 관한 글이 실렸는데 일이 어렵더라도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고 일에 집중하면서 노력하면 업무 성과가 좋아지고 일이 즐거워진다는 선순환적 효과가 난다는 그의 생각을 정리한 도표가 인상적이었다. inamori_dbr201409 출처: 이우광 “즐겁게 일하고 책임 있게 성과내고… 81세 이나모리의 ‘아메바 경영’, JAL을 살리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14년 9월호, p51) 영국의 작가 C.S. Lewis도 말하길 사랑하는 감정이 없더라도 마치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처럼 행동하다보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난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매사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면 표정도 어두워지고 자조적인 표현을 내뱉기 십상이다. 대신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고 작은 축복을 기뻐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기도하는 겸손한 자세는 보상을 받는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 데살로니가 전서 5:16-18 (새번역)
    *참고: 스탠포드 심리학과 교수 캐롤 드웩(Carol Dweck)의 저서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growth mindset과도 연관이 있는 듯. 캐롤 드웩의 강조점은 대니얼 핑크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간단하게 요약해 주었다. Nigel Holmes는 도표로 요약.]]>

  • quote: 우치다 타츠루 지음, 하류지향

    “글로벌 기업은 그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나라의 정부에 요구합니다. 법인세율을 낮추고, 노동자 임금을 낮추고, 공해 규제를 완화하고, 원자력 발전으로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사회적 인프라를 위해 국비를 지출하도록 말이지요. 그리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겠다며 협박합니다. 그리 되면 고용이 줄고 소비가 얼어붙고 지역경제가 붕괴하고 법인세수가 격감해 국민국가를 꾸려나갈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정부는 그 요구에 굴복합니다.” — 우치다 타츠루(内田樹) 지음, 김경옥 옮김, 하류지향, 민들레, p12 (한국어판 서문 중)
    이 책은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공부와 노동을 기피하는 경향을 중심으로 일본 사회가 쇠퇴하는 현상을 일본인 특유의 기발한 통찰력으로 바라본,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한국 사회가 변해가는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도 이 책의 내용이 참고가 되는데 우리 사회가 앞으로 이런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오싹하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저자가 학생들의 수준에 대해 쓴 글에서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해서 뜨끔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 논리적이거나 지식이 담겨 있는 리포트, 또는 교사가 설명한 것에 대해 “내 생각은 다릅니다”하고 반론을 제기하는 제대로 된 리포트를 쓴 사람은 백 명 중 두세 명뿐이었다. 대부분은 초등학생이 소풍 다녀와서 쓰는 감상문처럼 “소풍 가서 도시락을 먹고 즐겁게 놀았습니다”는 식의 “선생님 수업을 듣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거나, 리포트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것들뿐이었다.” — 같은 책, pp32-33
    저자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마지 못해 무직자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부와 노동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한다. 일본 학생들이 예전 세대만큼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경향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어린 나이부터 자신을 “소비 주체”로 인식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본다. 수업 시간에 딴청을 피우는 것은 학생들 나름대로의 경제적 교환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 (책에서는 “불쾌함이라는 화폐를 통한 등가교환”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는데 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명확하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세대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사회적 활동이 노동이 아니고 소비였던, 그러니까 가사 일을 돕는 경험보다 먼저 돈을 쓴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반대로 지금 아이들은 거의 절반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사회 경험이 물건 사기였을 것이다.” — 같은 책, p52
    또한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공부를 하건 하지 않건, 직업을 가지든 가지지 않든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 “자기결정”이라는 측면에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입장인데 저자는 이런 태도가 그들의 쇠퇴를 앞당기고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에드워드 데시의 “마음의 작동법“이란 책에서는 인간이 외적 동기보다 스스로 결정한 자발적 선택에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자기결정성 이론 Self-Determination Theory’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데 우치다 타츠루의 책에 비춰본다면 “자기결정”이라는 것에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닐 수도. (두 책 모두 끝까지 읽은 것은 아니라서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다.) 그 외에도 사회의 변화, 그리고 교육과 관련된 기발한 통찰이 가득하다. 추천. – – –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저자 우치다 타츠루는 고교2학년 때 성적 최하위에 품행 불량으로 퇴학당한 경험이 있다고. 그는 그 후에 검정고시를 보고 결국 동경대학에 입학했다.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것. *2007년에 열음사에서 출간(박순복 옮김)되었다가 절판되고 2013년에 민들레(김경옥 옮김)에서 새로 내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편집과 번역이 살짝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새로 낸 판에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을 추가한 점은 장점이라고 본다. ]]>

  • quote: 최윤식, 2030 대담한 미래 2

    “미래를 지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다면 기술의 미래가 어떨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부의 이동, 인구 구조의 변화, 미래 사회의 변화로 인한 미래 사람의 문제, 욕구, 결핍의 변화를 간파해야 한다.” — 최윤식 지음, 2030 대담한 미래 2, 지식노마드, p207
    저자 최윤식의 이전 저서 “2030 대담한 미래” (2013년 7월)에 이은 후속작 “2030 대담한 미래 2” (2014년 8월). 1권에 이어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워낙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다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냥 가만히 앉아서 닥쳐오는 미래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겠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 유익한 독서였다. 평소 잘 생각하지 않는 분야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추천. ]]>

  • 선택에 대해서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부지런히 일하여라. 어떤 것이 잘 될지, 이것이 잘 될지 저것이 잘 될지, 아니면 둘 다 잘 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전도서 11:6 (새번역) ]]>

  • quote: 노력중독

    “일을 시작하거나 끝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은 단지 게으름 탓만은 아니다. 실패에 대한 극단적인 두려움이 그 이면에 숨어 있다. 결정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실패를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정지된 상태에서 그대로 있는 것은 오히려 원하는 방향으로의 삶의 가능성을 완전히 소진시키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기 때문이다.” — 에른스트 푀펠, 베아트리체 바그너 지음, 이덕임 옮김, 노력중독: 인간의 모든 어리석음에 관한 고찰, 율리시즈, p177 ]]>

  • archive: 川流不息(천류불식)

    어머니의 붓글씨. 정확한 년도는 알 수 없지만 어머니께서 붓글씨를 배우러 다니셨던 1974-5년경으로 추정된다. 액자에 넣어두었는데 관리가 소홀해서 상해버렸다. 어머니의 호는 “雲汀”(운정). 그 뜻은 “구름이 머무는 물가” 정도로 해석된다. 붓글씨 선생님께서 정해주셨다고.

    글의 내용은 천자문에 나오는 “川流不息 淵澄取映 (천류불식 연징취영)”라는 문구의 일부분이다. 김환기 지음, “천자문 읽어주는 책” (일월담)에서는 이 뜻을 “연못의 물처럼 맑디 맑아서 세상 모든 사물을 비출 수 있고, 그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을 때까지, 냇물처럼 쉬지 말고 흘러야 한다는 가르침”이라고 풀이한다. (google books에서 참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