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thou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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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ftermath of defeat
Defeat is, in most cases, painful, remorseful, and penali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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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mall gift by a student from Thailand
A small elephant (with a tiny candle in it) quietly sits on Apple Magic Mouse. The elephant was a gift that a student from Thailand brought for the school. A nice, friendly ges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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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al Budget for Innovation
1984년에 TED Conference를 시작한 Richard Saul Wurman은 그의 최근작 33: Understanding Change & the Change in Understanding 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Don’t put down a goal that is based on your expertise. Instead talk about what your are ignorant about, your desire to learn about something, your desire to create and explore, and navigate paths to knowledge, that curiosity is a bucket that is infinitely deep bottom that represents an unlimited repertoire.
– Richard Saul Wurman (via Tibetan Tailor)한편, 혁신 및 디자인 전략 컨설팅 회사인 Doblin (Monitor 그룹 소속)의 Larry Keeley는 Kodak사의 최근 파산보호신청에 대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The strategic mistake, he argues, was not ignoring change but trying new things with familiar capabilities at the exact moment Kodak needed to be hungrier to do truly new, unfamiliar things.
– Larry Keeley (via CTV News)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우리가 어떤 목표를 세우려고 할 때 자신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재능이나 역량을 기준으로 달성가능한 목표를 세워서는 진정한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 보면 혁신을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커다란 변화를 이뤄내려면 *익숙한 수준*이라는 경계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혁신을 요구하는 리더는 많은 경우 무모하다. (물론 무모하기만 하다고 혁신을 달성하는 리더가 되는 건 아니다.)
이와 연관된 몇 가지 생각:
- 근본적으로 학습이란 미지에 대한 도전이자 모험이다.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면 학습은 일어나지 않는다.
- 호기심이란 자신의 무지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다.
- “이것도 몰라?”라고 아이 또는 직원을 다그치는 것을 통해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불러일으키기란 어렵다.
- 틀리는 것에 대한 혐오를 키우는 교육 방식을 통해 과연 학습에 대한 애착을 키울 수 있을까?
-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학습이라기 보다는 강화(reinforcement)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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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불안증 (Information Anxiety)
“세미나에 참석을 했는데 알아들은 것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 뿐이고 그 외의 것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세미나를 들으면서 연신 끄덕거리는 것을 보니 남들은 다 이해하는가 보다. 아마도 내가 공부를 덜한 탓이겠지. 연사에게 질문을 하고 싶지만 나의 무식이 탄로날까봐 차마 손을 들 수가 없다.”
“출근을 하니 밤새 미국의 다우존스산업지수가 몇 십 포인트나 떨어졌다고 서로들 걱정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도 ‘그거 참 큰일이네’ 라고 동조했지만 다우존스산업지수가 무엇인지 알고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새로 구입한 핸드폰에 뭔가 기능이 상당히 많은 것 같은데 조작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그냥 전화를 걸고 받는 용도로 사용하는 데에 만족하고 있다. 사실 속으로는 상당히 찜찜하다.”
과잉 정보의 소용돌이 (Information Overflow)
인터넷의 보급과 사내정보시스템의 발달 덕택에 우리 손에 들어오는 정보의 양은 늘어났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은 예전 그대로이다. 정기 구독한 전문 잡지들은 포장을 뜯을 새도 없이 쌓여만 가고 책꽂이에 늘어만 가는 읽지 않은 책들은 부담감으로 우리를 짓누른다.
글로벌화된 비즈니스 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일본, 미국, 중국을 넘어 카스피 해를 둘러싼 러시아와 신생독립국의 새로운 유전 개발의 움직임과 세계 3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의 산업 동향과 아르헨티나의 통화 정책의 변화에 대해 알고 있어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한다.
또, 자신의 학창 시절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나노테크놀로지는 무엇인지, 수많은 바이오 관련 기술은 무엇을 말하는지, 그리고 XML, SOAP, J2EE 등을 비롯한 컴퓨터 및 e-business 관련 용어의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보고서와 대화에서 그러한 용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처지에 고뇌하기도 한다.
정보 불안증의 증상 (Symptoms of Information Anxiety)
정보 과잉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 정도에 따라 몇 가지 정보 불안증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예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끄덕끄덕 신드롬 (Uh-Huh Syndrome): 세미나나 대화 중에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 나와도 마치 자신이 잘 알아듣고 있다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연신 고개를 끄덕거린다.
- 조용히 앉아 있기 (Keeping a Low Profile): ‘어리석은 자도 입을 다물고 있으면 지혜로운 자로 여겨지게 된다’는 격언을 떠올리며 회의나 세미나 시간에 아무 소리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다. 세미나 등에서 질의 응답 시간이 되면 장중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 지는 것을 보면 상당히 많은 사람이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전문 용어의 과도한 사용 (Excessive Use of Jargons): 정보불안증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용어를 인용하여 자신의 불안감을 감추려는 경향을 보인다.
- 방어적 언어 구사 (Defensive Speech): 정보불안증에 걸린 사람이 두려워 하는 것은 자신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이들이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방어적인 언어를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대화 중에 “당연히” 또는 “당연하죠” 라는 표현을 삽입함으로써 질문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도 하고, 상대방이 질문하려는 눈치를 보이면 의도적으로 인상을 찌푸리거나 다른 곳을 쳐다 보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한다.
- 보복적 행동 (Retaliative Behavior): 정보불안증의 증상이 심해지면 다른 이들의 약점을 공격함으로써 그동안 자신이 겪은 고통을 보상하려는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의 전형적인 예는 냉소적인 미소와 함께 걱정스러운 음성으로 “아, 그것도 모르셨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 현실의 부정 (Denial): 정보불안증의 가장 심각한 상태에 도달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외에 새로운 것의 존재 가능성을 부인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믿기 시작한다.
정보불안증의 극복 (Antidote to Information Anxiety)
지내다 보면 유난히 질문을 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른다는 사실이 남에게 알려져서 체면이 깎이는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답변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서 더욱 큰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해 칭찬과 고마움을 표시하는 데에 전혀 인색하지 않다.
각 개인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알고 있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인간은 어차피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 공동체의 지식은 각 구성원이 나누어 가지는 일종의 분산 저장 체제(distributed storage system)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불안증의 극복은 자신의 무지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와 원하는 정보를 필요한 때에 상대방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의 습득을 통해 이루어 진다. 그리고 그 기술의 요체는 질문하기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교육과정을 통해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기 보다는 가급적이면 질문을 하지 않도록 훈련받아 왔다. 우리가 정보불안증에 시달리고 세미나 시간에 질문이 없는 것도 돌이켜보면 그럴 만도 하다. 질문하기가 곤란하다면 적어도 인터넷 검색 엔진이라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정보불안증 해소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미있는 의사소통의 추구 (In Pursuit of Meaningful Communication)
정보불안증에서 벗어나는 또 한가지 방법은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의미한 정보(meaningless information)를 걸러 없애는 것이다. “무의미한 정보”란 문맥을 가지지 않는 단순한 데이터(contextless data) 또는 사용자의 상황과 필요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정보(irrelevant information)를 말한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장식 효과를 목적으로 발표의 요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림을 군데 군데 채워 넣거나, 단지 눈에 띄이게 하려는 목적으로 스펨 메일이나 팝업창을 남용하는 것이 무의미한 정보의 예이다. 또한, 자신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전문용어로 자신의 연설문과 대화를 치장하는 것도 걸러 내어져야 할 무의미한 정보에 해당된다. 그렇게 보면 세미나 시간에 질문이 적은 또 하나의 이유는 연사의 발표가 무의미한 정보의 나열에 불과하여 의미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자신이 깨달은 말로 다섯 마디 말을 하는 것이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일만 마디를 지껄이는 것보다 낫다” 는 말처럼, 개인과 조직의 의사소통에서 무의미한 정보를 걸러내고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전달할 수 있다면 그만큼의 정보의 범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일러두기: 이 글은 원래 2002년 7월 29일자로 그 당시 soonuk.com 블로그에 올렸던 글(스토리지 솔루션 업체인 EMC의 사내 잡지에도 기고했었음)인데 이 글을 ‘퍼’ 갔던 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어서 다시 가져와서 일부 수정했다. ‘펌질’이 일종의 사회적 백업 역할을 한 셈이다.
이 글의 내용은 TED 컨퍼런스를 시작한 Richard Saul Wurman의 책 Information Anxiety를 통해 배운 바에 그 기초를 두고 있음을 밝혀둔다. 참고로 이 책이 쓰여진 지 20년이 지난 2010에도 여전히 insightful한 저자의 최근 강연 동영상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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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book, Voiceover and Translation
I listen to audiobook once in a while and the experience of listening to audiobooks has a lot to do with by whom it is read.
I like it the best when the audiobook is read by the author him/herself. An outstanding example would be “Re-Imagine!“, both written and read by Tom Peters ($27.97 at Audible or $23.95 at iTunes Music Store). Tom Peters is a great speaker and his audiobook is much like listening to his speeches.
Most audiobooks, however, are read by professional readers. Some of the audiobooks are rather difficult to keep listening because of the “flatness” of the voice. I can only guess that the professional readers would rather refrain from emphasizing any portion of the book from their own subjective viewpoint because they are not the author. But that makes the listening experience rather drowsy and bland. Listening to such audiobooks while driving could be very dangerous.
I was delighted to find Daniel Yergin’s remarkable book “The Quest: Energy, Security, and the Remaking of the Modern World” in audiobook format. It is a very long book, and it takes more than 29 hours to listen to. The book is fluently read by Robert Petkoff who has background as musical stage actor. Perhaps due to such background, the sentences have more flow and rhythm and the book is very easy to listen to.
In a short video clip on the topic of voiceover, Marc Cashman(*) discusses what it is like to speak (or read) on behalf of someone else while being invisible to others. I then thought that the act of reading for audiobooks is much like translation. In translation, you can either blandly transliterate original text into another language, keeping subjective viewpoints from getting infused, or you can subtly add flow and rhythm in the translation so that the readers would feel more comfortable to follow. I would prefer the latter.
— *Marc Cashman is the one who reads audiobook “Getting More: How to Negotiate to Achieve Your Goals in the Real World“, written by Stuart Diamond. Since Stuart Diamond is a teacher who speaks a lot in public (an example: his 1-hour speech at Google), it could have been nice if he himself had read the book for the audi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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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tle caps that won’t come off
잉크병 뚜껑이나 과일잼 병 뚜껑이 마르면 열기가 엄청 어려워진다. 이들 병뚜껑의 특징은 뚜껑 테두리가 주로 매끈하다는 것. 게다가 잉크병의 경우 지름이 작기까지 하다.
음료수 병 뚜껑의 경우 표면에 홈이 파여 있어도 지름이 작아서 쥐고 돌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어떤 음료수 병 뚜껑은 지름도 크고 표면에 홈이 파여있기까지 하지만 너무 꽉 닫혀 있어서 어지간한 힘을 주지 않고서는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손이 약하거나 관절염 등의 질병을 가진 이들에게 이런 열리지 않는 뚜껑은 좌절감과 패배감을 안겨준다. 이런 병을 설계한 이들은 운동으로 단련된, 근육질 몸매를 가진 기술자들인가? 약자에 대한 배려를 디자인에 반영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때로는 어린이들을 위험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일부러 열기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다. 아래는 순간접착제 병인데 아무나 쉽게 뚜껑을 열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점은 감사한 일이다. 문제는 나도 열 수가 없다는 것. 뚜껑을 일정 방향으로 돌린 후 위로 잡아 올려야 하는데 사진에서 보듯 표면이 매끈한 데다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로 되어 있다. 몇 번이고 애쓰다가 나도 결국 포기했다.
이런 좌절감으로부터 구해주는 고마운 제품을 발견했으니 바로 아래에 보시는 1000원짜리 제품. 돌려서 여는 뚜껑에는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디자인은 손으로 쥐고 힘을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관절염을 가진 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
한편, 우리 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지만 뚜껑을 여는 다양한 도구를 소개하는 사이트도 있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이런 제품을 항상 휴대할 수 있느냐가 문제. 필요할 때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냉장고 문에 바로 붙여 놓을 수 있도록 되어 있거나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예컨대 휴대폰 고리, 가방 악세서리 등–에 통합되어 있으면 더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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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for waking up
자고 있는 사람을 기분 좋게 깨우기란 쉽지 않다. 어께를 붙들고 흔들거나 큰 소리를 지르거나 간지럽히거나 이불을 거둬내는 등의 외부적 충격과 자극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 본인 스스로 자신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어떤 사고 체계에 깊이 몰입되어 있으면 남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곧이 들리지 않는다. 영화 인셉션에서처럼 남의 마음 속에 새로운 생각을 심어주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미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생각을 뽑아내는 것도 어렵다.
한동안 유명 다단계 판매 조직에 몸담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당시 그 비즈니스는 그에게는 삶의 철학이자 신념이요 신앙이었다. 다단계 비즈니스가 가진 헛점과 문제점에 대해 지적을 하면 “너가 몰라서 그래”라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많은 손해를 보고 결국 손을 뗄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그만 두었다.
연애 감정에 빠져있는 이들에게 외부로부터의 반대 의견은 서로의 결속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C. S. Lewis가 어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사람이랑 결혼하면 넌 불행해 질 꺼야”라고 말하면 “차라리 그 사람이랑 결혼해서 불행해질래”라는 답변이 돌아올 수 있는 것이 맹목적 연애 감정이 가진 특징 중 하나다. 감정의 기울어짐을 논리적 설득으로 풀어내기란 매우 어렵다. 애정, 믿음, 기대, 소망 등은 때로 논리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간혹 되지도 않을 비즈니스에 눈이 먼 투자자를 보곤 한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헛점 투성이에 명백한 오류가 있는 사업 제안에 절대적인 기대를 걸고 스스로 미혹의 올가미에 걸려든다. 간혹 이런 이들은 자신의 투자 행위에 대해 “속는 셈 치고”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어떤 의미에서 “나는 이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고 싶어”라는 심정을 담고 있는 듯 하다. 그렇게 미혹되는 과정에는 자신의 직감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과 일확천금에 대한 탐심이 작용하기에 원인을 제공한 제안자 뿐 아니라 속아 넘어가는 자신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을 각성시키기는 무척 어려워 보인다. 순수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어떤 신앙의 대상(교주)에게 내던진 사람에게 그의 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확증할 수 있는 수단은 과연 무엇일까? 순진하고 취약한 사람들을 꾀어 미혹시키는 집단은 얼마나 교묘하고 치밀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일까?
“실족하게 하는 일이 없을 수는 없으나 실족하게 하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도다”
마태복음 18:7하미혹된 사람을 도와 옳은 길로 돌아오도록 만들려면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상대가 가진 그릇된 생각에 대한 직접적인 부정과 공격은 상대의 방어적 태도를 강화하게 되고 서로의 관계마저 단절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적대적 태도보다 부드럽고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베드로전서 3:15하영화 인셉션에서처럼 의자를 뒤로 제끼기만 해도 잠에서 바로 깨어나도록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주사 한 방에 사고의 오류로부터 해방되는 정신적 각성제가 과연 있을까?
다른 사람이 억지로 흔들어 깨우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 내면의 눈을 뜨는 과정을 통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낸다. 남이 맞춰 놓은 자명종(기상 나팔)과 자신이 스스로 맞춰 놓은 자명종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강요하지 않고 윽박지르지 않고 부드럽고 신중하게 접근해서 스스로 깨어나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주자.
*자신이 가진 신념 중에 존재하는 오류를 스스로 파악해서 수정하는 것이 가능한가? 스스로의 오류를 파악하는 자기 점검 능력은 인간에게 과연 존재하는가? 다른 사람이 나의 오류를 지적할 경우 상대의 말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와 기준은 무엇인가? 그런 근거가 없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이 틀렸기 때문에 바로 잡아야한다는 주장은 힘을 잃는다. 이런 논의가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절대적인 기준과 진리가 존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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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in Real Life Situation (생활영어)
영어로 쓰인 책도 읽고 영어책 번역도 하고 아주 가끔 통역도 하지만 실생활에서 라이브로 만나는 영어는 여전히 어렵다. 그래서 출장을 가게 되면 까페에 들어가서 음식이나 음료 주문하는 것 조차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온다.
영어를 책으로 읽을 때와는 달리 실제 상황에서의 영어에는 세 가지 변수가 작용한다: (1) 주변 소음, (2) 말하는 이의 액센트(억양), 그리고 문화적 문맥(context). 자세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우선 소음. 나는 청력이 약한 것인지 아니면 너무 예민해서 작은 소음까지 신경을 써서 그런지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상대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서양사람들은 웅성웅성 모여 자기 소개하고 지나가는 잡담 잠깐 나누고 또 다른 사람 붙잡고 이야기하고 하는 파티를 즐기는 모양인데 나는 그런 분위기에 잘 적응이 안 된다. 적응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상대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는 것. 주위에 아무도 없고 일대일로 대화하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사람들의 대화 소리에 쿵쾅거리는 배경음악 소리까지 겹치면 나는 상대방의 눈빛만 보고 고개를 끄떡거리는 어색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때론 상대방도 내 말을 못 알아듣고 있는 것 같은 무안함에 자연스레 그런 회합을 피하게 된다.
다음은 액센트. 책을 읽을 때는 신경 안 써도 되는 부분이 이건데 실생활에서는 해석해야 하는 정보의 층(layer)이 억양의 형태로 추가된다. 미국도 땅이 넓은지라 지역에 따른 지방 억양이 있는데 빨리 말하면 소음없이 일대일로 이야기해도 정말 알아듣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서로 무안하지 않기 위해 무조건 “그래요? 아 그렇군요” 라고 일반적인 답변으로 넘어가곤 하지만 속으로는 무척 좌절스럽다. 또한 이민자들이 많아서 출신 국가에 따른 억양차이도 경우에 따라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문맥. 이것은 상대방의 문화가 가지는 무언의 규칙을 이방인인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어려움이다. 예컨대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의례히 먹고 가는지 아니면 가져갈 것인지 묻는 패턴을 알고 있으면 상대방이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억양으로 “Here or to go?”라고 묻는 말에 적당히 응수할 수 있지만 그런 질문이 나올 거라고 기대조차 못한 사람은 난감하기 일수다. 더 나아가 정부 관료나 기업체 임원들이 모이는 세련된 사교 모임에서는 더더욱 이 사람들의 일반적 응대 패턴이나 그 당시의 화제 거리에 대한 예비 지식 없이는 제대로된 대화가 이어지기 어렵다. 그래서 출장을 떠나기 전에 해당 국가의 뉴스 헤드라인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 보는 정도의 정성은 필수다. 미국에서는 비즈니스 미팅 전에 상대방의 출신 지역 야구팀 또는 미식축구팀의 최근 경기 결과를 찾아보고 만날 때 한마디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Context를 알면 text를 완벽하게 몰라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텍스트를 정확하게 알아도 컨텍스트를 모르면 상대의 의사를 해석하기 어렵다. 문맥이 없는 대화는 깊이가 없다. 이를테면 I am a boy. You are a girl. This is a pen. 수준의 대화와 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국제 정세, 시사 뉴스, 스포츠, 정치, 연예 등 일반적인 화제거리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처음보는 사람과 할 이야기가 없을 뿐 아니라 상대방의 적극적인 대화 노력에도 장단을 맞춰주지 못해 미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출장 중에 어떤 분을 만났는데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해서 그런지 자기 아내가 한국 드라마의 광팬이라고 말해줬다. 나름대로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공통의 소재가 될만한 이야기거리를 던져주는 매너있는 센스를 발휘해 준 셈인데 지난 10년간 겨울연가, 대장금 등을 포함해서 그 유명한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전혀 보지 않은 나로서는 적당한 응수를 해드리지 못해 송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난점 모두 시간을 두고 상대의 문화에 젖어드는 기회를 가지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특히 문화적 문맥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 다른 이들의 지도를 잘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었다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늦게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어느 정도는 따라 잡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뿌와쨔쨔의 영어 이야기”라는 사이트(강력 추천)에서는 서양 문화의 문맥과 함께 영어를 설명해 줘서 상당한 도움이 된다. 또 국제 매너 참고서를 공부하는 것도 의외로 유용하다. 상황에 대한 이해는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도 실생활 영어를 더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