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보인다

대도시에 살면서 가로등 조명과 대기오염에 묻혀 평소에 별이 잘 보이지도 않거니와 별자리 등에 관심도 없었기에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Star Walk라는 앱을 사용하면서 그리고 청명한 가을 하늘 덕분에 드디어 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앱은 아이패드/아이폰의 위치 및 방향인식 센서 기능을 활용해서 현재 밤하늘에 보이는 별자리를 화면상에 나타내준다.

어렴풋이 밤하늘에 보일듯 말듯 하던 반짝거림 몇 개가 사람들이 “백조자리”라고 부르는 별의 묶음임을 알았을 때 얼마나 신기했던지.

그래서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싹트고 있다. 그런데 천문학을 이해하려면 공간적 상상력과 기하학적 인지능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예컨대 황도(the ecliptic)라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려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확실하게 되질 않는 거다. 그래서 갈 길이 멀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가 자기는 원래 천문학에 관심이 있었는데 머리가 나빠서 일찌감치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는데 이제 그말이 실감이 난다.

그렇더라도 Star Walk/아이폰과 같은 보조기기의 도움으로 평소에 인지하지 못하던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즐거움에 대한 기대 때문에 구름없는 깨끗한 밤하늘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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