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갖기 원하지만 오랜 시간 임신을 하지 못하거나 유산이 거듭되어 힘들어하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아기가 태어났는데 심각한 장애가 있어 슬픔을 껴안아야 하는 가정도 있다. 이들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미국의 고등학교 영어 교사였던 크리스토퍼 드 빙크는 보지도 못하고 말을 할 수도 없으며 움직이지도 못하는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자신의 형에 대한 이야기를 1985년 4월 10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Power of the Powerless: A Brother’s Lesson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선생님, 식물인간을 말하는 거죠?” […] “글쎄, 식물인간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우리 형이라고 불렀다. 여러분이 우리 형에 대해 사랑을 느껴보려고 했다면 좋았을텐데.” — 크리스토퍼 드 빙크 지음, 김동완 옮김, 올리버 스토리, 요단출판사, p32-33그의 글은 즉각적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다시 게재되어 널리 감명을 주었다. 그 글을 읽은 독자들 가운데 중증 장애아를 키우는 어려움을 경험한 이들이 편지를 보내 서로의 사연을 공유하게 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한데 묶어 펴낸 것이 “올리버 스토리“(크리스토퍼 드 빙크 지음, 김동완 옮김, 요단출판사)다. 시인이기도 한 저자의 남다른 감수성과 관점이 눈에 보이는 현상 이면에 있는 실체를 더욱 깊이 있게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스스로 나서서 어떤 의미 있는 기여를 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해 보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만, 삶을 유지하는 일상적 습관을 세움으로써 삶의 현상에 기여할 뿐이다.” — 같은 책, p203나도 누군가의 추천이 없었더라면 결코 읽을 일이 없었을 것만 같은 소박한 표지에 소박한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인데 매우 유익하고 소중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우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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