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에 태어나 100세가 되는 2011년 오늘날에도 의사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히노하라 시게아키 (日野原 重明) 박사의 존재를 불과 한 달 여 전에 우연히 알게 된 후 이 분이 저술한 책을 계속 구해 읽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읽은 것은 “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김옥라 역, 궁리 간, 원제 死をどう生きたか). 이 책은 저자가 오랜 기간 동안 의사로서 일하면서 가까이서 직접 임종을 지켜본 환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내용이다. Presentation Zen의 저자 Garr Reynolds의 책에서 종종 언급되는 선(禪)학자 스즈키 다이세츠의 임종에 관한 이야기도 나와서 깜짝 놀랐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일상의 대화에서는 금기시되는 듯, 그 구체적인 내용이 화제에 오르는 일이 드물고, 심지어 장례식장에 가서도 고인의 임종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어서 평소에 아쉬움이 많았다. 이 책에서는 의사에 관점에서 바라본 의학적 서술과 아울러 살아온 일평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환자와 주변 사람들이 주고받는 세심한 배려에 대한 꼼꼼한 기록이 들어 있어 그동안 내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임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이해를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제작년 말, 가까운 친척분께서 암으로 고생하시다가 임종하셨다. 암치료 과정에서 수척해지시고 무척 아파하시는 동안 나로서는 상황 파악도 안 되고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몰라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간혹 찾아뵙더라도 멀찌기 서서 아무 말도 못하고 어색하게 서있을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다.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고통 중에 계셨던 친척분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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