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경기 (When the Game Stands Tall)

“151 경기”(When the Game Stands Tall)라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얼마전 지인이 이 영화를 제게 추천해 줬을 때만 해도 도무지 끌리지 않는 제목과 주제–저는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때문에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최근 어떤 강연회에서 이 영화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미국의 한 고등학교 미식 축구부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 위치한 카톨릭계열의 사립고등학교 De La Salle 고등학교가 이야기의 배경입니다. 이 학교의 미식 축구부는 1992년부터 2004년 사이에 총 151경기 연승이라는 유래없는 엄청난 기록을 남깁니다. (2위 기록은 72회 연승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고 해도 언젠가는 졸업을 하게 됩니다. 특별히 우수한 선수를 장학금을 줘가며 리쿠르트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11년 동안 한 번도 지지 않는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이 팀을 이끈 코치 밥 래두서(Bob Ladouceur)에게 주목합니다. 그는 특이하게도 이 학교에서 성경 교사로 재직하는 동시에 미식축구부를 지도해 오면서 그의 33년 재직 기간 중 총 399승, 25패, 3동점이라는 유래없는 기록을 남깁니다. 도대체 어떻게 팀을 지도했길래 이런 결과를 냈을까 궁금해집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 코치의 독특한 리더십과 이로 인해 형성된 선수들의 남다른 태도를 살짝 조명합니다. 코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옆사람이다(It is about the man next to you.)”라고 누누히 강조하면서 팀웍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모든 주변 사람들이 연승 행진에 열광할 때에도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는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고등학생들을 “남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하면서 여러 유명 대학의 미식 축구부의 러브콜도 거부합니다. (영화에서 코치가 무표정한 연기를 펼치는데 원래 실제 인물이 그렇게 내성적이고 과묵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결코 이기기 위해 경기하지 않았다. (We were never fighting for wins.) 우리는 삶이란 어떻게 살아야 마땅한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해 우리가 믿는 바를 위해 싸웠다고 말할 수 있다. 승리란 인생과 인간관계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른 부산물일 따름이다.”

— 밥 라두세 (Bob Ladouceur) 코치 (from Bob Ladouceur and Neil Hayes, Chasing Perfection: The Principles behind Winning Football the De La Salle Way)

이 영화를 통해 성과를 추구하기 보다 가치를 추구하는 리더십의 한 사례를 엿볼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영화의 작품성 측면에서는 약간 아쉬운 점이 있지만 경영과 리더십 연구 측면에서는 매우 유익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구글 플레이 (play.google.com)에서 “151경기”를 검색하셔서 대여료 900원으로 보실 수 있는데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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