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에서 주최하는 제2회 모바일 코리아 포럼에서 미국 MIT의 Nicholas Negroponte 교수가 주제강연을 맡았는데 발표를 시작하면서 자기는 한국말은 할 줄 모르지만 영어를 아주 천천히 말하는 것은 할 수 있다고, 그리고 평소에는 본문을 써넣은 슬라이드 자료를 보여주곤 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외국어를 귀로 알아듣는 것보다는 눈으로 보는 편이 쉬울 것이라고 하면서 청중을 배려한 모습을 드러낸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어진 Amazon Web Services 아태지역 사장인 Shane Owenby와 김범수 카카오톡 이사회 의장(결국 의장=’Chairman’이라면 그냥 ‘회장’이라고 하면 안 되나?)의 발표와 더불어서 여러가지 좋은 통찰을 얻는 기회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Incrementalism is the Enemy”, 즉 점진적 개선으로는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과 “You can see the future best through peripheral vision.” 즉, 자신의 전문 분야 이외의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는 강조점이 인상적이었다. 후자의 예로서 자신의 분야와 전혀 상관없는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것을 추천했다.
한편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조명이 강사의 전면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점과 소위 VIP로 참석하신 “내외 귀빈”들께서 강연 도중에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가 버려서 나중에 VIP 석에는 네그로폰테 교수만 남아있게 되었다는 점. 공사다망하신 분들이라 오래 앉아있기 곤란하다는 점은 이해하는 바인데 그럴 거라면 VIP 좌석 배치를 처음부터 남들 눈에 잘 안 띄도록 좌우측이나 뒷자리에 배정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근래 국내 컨퍼런스에 자주 다니지 않아 요즘 트렌드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모바일” 포럼답게 각 좌석마다 노트북을 설치해 놓은 점도 눈에 띄었다. (사진 참조) 이런 경우 강연자 발표 도중에 다른 사이트를 브라우징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다들 강연 청취에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고 약간 놀랐다.
지나가는 이야기를 들은 바에 의하면 원래는 삼성의 갤럭시탭을 놓고 싶었는데 협찬하는 측에서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지 못해서 노트북을 놓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유실을 방지할 뾰족한 수가 없어서 제공하기 곤란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참고사항: 그리스계인 Negroponte 교수의 이름의 발음은
네그로폰테 (O) – 강세는 “폰”
네그로폰티 (X)
니그로폰티 (X)
니그로폰테 (X)
건네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남이 자기를 알아보고 괜히 인사하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이 분은 공항 영접시에 사용하는 알림판에 자기 이름 대신 N.N.라고 써달라고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