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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New Year!!

Illustration by Lian, age 5 2013 will be an exciting year with lots of unexpected changes and unforeseeable events.

“This is a story of how a Baggins had an adventure, and found himself doing and saying things altogether unexpected. He may have lost the neighbors’ respect, but he gained–well, you will see whether he gained anything in the end.” – J.R.R. Tolkien, The Hobbit (Chap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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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Smith & Technology

폴 스미스는 자신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책에 쓰고 있다.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메일 주소도 없다. 내 휴대폰 번호를 아는 사람은 여덟 명뿐이다. 나는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 내 아내 폴린은 휴대폰이 없다. 우리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는 데서 즐거움을 누린다. 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해 아무런 억하심정이 없지만, 수많은 정보를 반드시 꿰차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런 것들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나는 나만의 자유를 느낀다. “

폴 스미스, 올리비에 위케르 지음, 폴 스미스 스타일, 아트북스, p168

한편 그는 어딜가나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는데 책에 실린 사진에서 그가 들고 있는 카메라는 캐논 G10 디지털 카메라다. 그럼 찍은 사진은 컴퓨터 없이 어떻게 관리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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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나의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나의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지성문화사). 도산 안창호의 연설문 및 기고문과 그를 기념하는 주변 사람들의 글을 모은 책이다. 독립운동에 헌신한 도산 안창호 선생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로 고뇌하고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는지, 또한 그가 어떤 이상과 꿈을 가지고 얼마나 깊은 시름과 안타까움 속에서 괴로와했는지에 대해 자기 자신의 글과 표현을 통해 그 일부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 그의 업적이 어떠하였는지를 간략하고 피상적으로 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배움이었다. 100년전에 살았던 도산 안창호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우리 민족이 기질에 대해 기술한 부분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통찰과 단서를 제공해 주어 매우 유익했다. 개인이든 사회든 뿌리박힌 기질은 “쉽게 바뀌지 않는 속성(robustness)”을 가졌나보다. 이렇게 한 사람씩 알아나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궁금증이 생기면서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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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rts & Warning Signs for Life

인생에도 이런 친절한 안내가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제공된다면. 실제로 담배나 주류 포장에는 이와 같은 경고문구가 제공되고 있다. 다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존재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만약 스마트폰에서 생체신호센서를 활용한 앱이 다음과 같은 경고 메시지를 집에 있는 부모에게 전송한다면 어떨까? – “15분 후에 귀가하게 될 귀하의 중2 자녀는 오늘 상태가 안 좋습니다. 예상 밖의 행동을 보일 수 있으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대하십시오.” 주의나 경고가 아닌 약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놀이공원에서 인기가 높은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긴 줄에 서있을 때 “여기서부터 30분”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으면 불안감과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그런 이치이다. 정보의 제공이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또 하나의 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표시하고 있는 메뉴별 영양성분 정보다–기회가 된다면 아메리카노와 라떼의 칼로리 차이를 비교해 보라. 다른 예는 NHN 본사 건물 비상계단에 기재된 숫자다. 각 숫자는 1층에서부터 걸어올라갔을 때 소모된 칼로리 근사치에 해당된다. 사람의 앞날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어림짐작으로나마 “앞으로 4 개월 후에는 좋은(힘든) 일이 있습니다” 등의 형태로 예보를 받을 수 있다면 미래에 대힌 준비를 조금은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현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통계자료를 다루는 보험회사 등에서 이런 인생 알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듯 한데.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남으로부터 기대하기 어렵다면 스스로 만들어낼 수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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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독설

Sturm und Drang이라는 독일어 표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혼자 추측해 보는데 왜 이것을 유독 청소년기에 결부시켰을까? 꼭 청소년기가 아니더라도 인생에는 질풍노도가 있기 마련인데 말이다. (심지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6살짜리도 있다.) 스타강사로 널리 알려진 저자 김미경언니의 독설(21세기북스)은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30대 여성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현실을 외면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용기를 가지고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격려하는 충고로 가득하다. “그래, 얼마나 힘드니?”라는 따뜻한 위로보다는 “그래, 힘든 거 맞어. 하지만 힘들다고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꺼야?”하고 따끔하게 다그치는 어투가 왠지 미루다 미루다 마침내 치과에 가서 치료받고 왔을 때의 느낌처럼, 우물쭈물거리다가 엄마에게 혼나고 나서야 숙제를 끝냈을 때처럼 시원하다. 저자가 강의하던 직설적인 어투를 그대로 문장으로 옮긴 것이라 술술 읽힌다. 표면상으로는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쓴 듯 하지만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읽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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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going Reading

経営の見える化, 小山 昇(고야마 노보루) 저 무사시노(武蔵野)라는 회사 대표인 저자가 자신의 꽤나 독특하면서도 체계적인 경영방법을 적어놓은 책인데 “이 사람 괴짜구나”라는 생각보다 “말이 된다”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경영에 대해 실질적이면서 체계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면에서 매우 유익했다. 고야마 노보루의 저서는 이미 여러 권 국내에 번역되었으나 이 책은 미번역 상태다. 주거해부도감, 마스다 스스무 지음, 김준균 옮김, 더숲 방금 읽기 시작했는데 주거공간의 제스쳐를 글과 그림을 통해 아주 친절하게 해설해 주는 책이다.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는 공간과 인간의 행동 사이에 이뤄지는 무언의 의사소통을 인식시켜준다. 쓰여진 내용을 바탕으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읽는 동안 내 눈에 하트가 그려져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딱 내 스타일의 책이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장사의 신, 우노 다타시 지음, 김문정 옮김 도서대여점에서 빌려서 앉은 자리에서 몰입해서 두 시간만에 다 읽은 책. 작은 일본식 선술집 경영의 비결을 적어두었는데 ‘경험디자인’이란 측면에서 매우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이뤄져야하는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유익한 책이었다. 구어체의 문장도 시원시원해서 읽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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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network hiber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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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기록해 놓기

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김선미 저, 무한 이마트 책코너에서 우연히 보고 구입한 책. 원래 육아에 관심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문체가 흥미로와서 읽게 되었지만 육아와 생활에 대해 많은 정보와 통찰을 얻었다. 어투가 거칠지만 숨쉬든, 일상용어로 내뱉는 듯한 글이라서 술술 읽힌다. 저자 김선미의 블로그도 참고가 되지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적어놓은 책을 보는 편이 일목요연해서 좋다.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김민숙 저, 예담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기” 보다는 먼저 그 돈과 노력을 부모에게 투자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리라는 생각을 평소 가지고 있었던 터라 제목을 보고 반가워서 읽었다. 책의 내용은 엄마의 정성어린 격려와 지도의 덕택에 아이의 학습 능력이 급상승한 성공사례 수기인데 여러가지로 배울 점이 많았다. 두 권 모두 추천. 단, 위의 두 권의 자녀 양육 수기에서 남편의 이야기, 특히 남편이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왜 그런 것일까 궁금하다. 필통톡 : 학부모 걱정에 답하다, 교육과학기술부 필통톡 기획팀 저 | 중앙북스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대해 행정 당사자인 교유과학기술부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까? 교과부가 학부모와의 소통에 의욕적으로 직접 나서서 설명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생각 외로 정리가 잘 되어 있고, 비록 정부 주무 부처의 “정답”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학부모와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어서 유익했다. 정부 관련 행사나 출판물이 딱딱하기만 한 것이 아님에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お金の大事な話, 泉正人(이즈미 마사토) 저 제목은 ‘돈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 정도의 의미이다. 중졸의 학력으로 미용사, IT회사의 영업사원을 거쳐 스스로 회사를 세우고 부동산 투자로 나름대로의 생활을 구축한 저자의 살아온 이야기 겸 삶에 대한 통찰을 적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유익한 내용이었다. 비록 고등학교-대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을 통한 공부는 하지 못했지만–본인이 공부하기 싫어서 고교 중퇴를 한 것임–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살고, 지금은 경제적으로 넉넉한 살림이 되었지만 돈의 씀씀이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정해놓고 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저자 이즈미 마사토의 저서는 ‘돈의 교양‘, ‘금전지성‘ 등으로 번역되어 있는데 대체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적어놓은 것 같다. 이 저자의 최신간인 人生の値段 ~ゼロからはじめて必要なお金をつくる本도 읽어보고 싶다. 참고: 저자 이즈미 마사토의 블로그 Make Space: How to Set the Stage for Creative Collaboration, Scott Doorley, Scott Witthoft 저 스탠포드 대학의 디자인스쿨(d.school)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구상하고 만들어낸 각종 장치들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 책이다. 환경 및 경험 디자인에 대해 실제적인 아이디어와 통찰을 제공해 준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어서 술술 읽히지는 않아서 우선 사진과 굵은 글씨만 읽었다. 다음에 다시 천천히 읽을 생각이다. 참고 1: 저자의 강연 동영상: Cultivating innovative behavior using design at TEDxManhattanBeach ; 참고 2: 저자 Scott Doorley의 홈페이지 광고천재 이제석, 이제석 저 저자가 뉴욕으로 유학가서 고생하면서 어떻게 세계적인 광고대상을 휩쓸었는지를 적은 성공담인데 배울 점이 많았다. 비록 자기를 자랑하는 이야기지만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에게서는 때로 유쾌한 느낌을 받곤 한다. 앞에서 소개한 ‘불량육아’처럼 다듬지 않은, 직설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적은 책이라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공부 못하게 만드는 엄마, 공부 잘하게 만드는 엄마, 구근회 저, 담소 아이의 학습유형을 좌뇌형, 우뇌형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소개하는 책. 즉, 사람이 다 똑같지 않으니 각자의 유형에 맞는 학습 방법을 잘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좌뇌/우뇌 두 가지만으로 구분하는 것은 약간 무리가 있어 보였지만 모든 사람을 똑같이 보고 오로지 한가지 방법이 정답인 듯한 주장이 담긴 다른 학습지도서에 비해서는 훨씬 나은 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하는 힘, 강상중 저, 이경덕 옮김, 사계절 구입해 놓고 일 년도 넘은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집어들었는데 비해 읽는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 남짓이었다. 제목이나 심각한 표정의 저자 사진에 비해 읽기 쉬운 문체였다. 청년들이 고민할만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뤘다는 측면에서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맥락이 유사한 듯한 면도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 책을 통해 일본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와 독일의 사회경제학자 막스 베버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생겨났다.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 브랜드 유랜드 저, 이경숙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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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ual Award thoughts

Annual Award 2012

1954년에 창간된 미국의 산업디자인 전문 잡지 I.D.는 2009년 12월호를 끝으로 폐간되기까지 매해 말에 Annual Design Review라는 기획물을 통해 그 해의 주목할만한 디자인을 선정해서 보여주었고 나는 항상 그 특집호를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곤 했다. 2000년대 초에 나도 비슷하게 따라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 한 해 동안 나에게 개인적으로 의미있었던 물건이나 경험을 모아 Annual Award를 발표해 왔다. 지난 10여년간 블로그의 플랫폼을 여러 차례 바꾸는 과정에서 이전에 발표했던 Annual Award 자료는 여기저기 흩어졌고, 그 동안 그 형식과 모양이 약간씩 바뀌어서 한 데 모으기도 쉽지 않고, 일부는 사진 파일이 소실되어 과거의 기록을 모두 링크하지 못함이 아쉽다. 나의 Annual Award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제한적인 경험에 국한된 주관적인 선정에 의한 것이므로 그 이외의 의미는 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Annual Award를 선정하는 과정을 통해 한 해 동안 일어난 일들을 되돌아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즐거운 작업이다. 사람의 기억은 유한하고 경험에 대한 감각 또한 쉽게 사라지기에 연말에 이뤄지는 Annual Award에는 아무래도 연초보다는 연말 가까이에 접했던 물건이나 경험이 유리한 경향이 있다. 또 어떤 경험은 아무리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더라도 공개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어 상대적으로 무난한 대상을 우선적으로 선정함도 그 특징 중 하나다. 2012년도 Annual Award는 아래와 같다.


Person of the Year

(사진출처: http://hetek.hu/arcok/201101/bicskatol_a_sebeszkesig ) Benjamin Carson, M.D. – 2011-2012년에 걸쳐 나의 사고방식에 가장 큰 인상을 남긴 인물 중 한 명은 벤자민 (벤) 카슨이다. 그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짐 트렐리즈의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을 읽으면서였다. “초등학교 3학년 학력이 전부인 편모슬하에서 자랐고, 초등학교 5학년 때에는 반에서 꼴찌를 했던” 벤 카슨이라는 사람이 어머니의 꾸준한 독서 지도에 힘입어 결국 저명한 외과 의사가 된 이야기가 그 책에 소개되어 있었다. 특히 그의 어머니 소냐 칼슨은 아이들의 TV시청을 제한했다고 쓰여있었는데 우리 집에서도 비교적 일찍이 TV를 없앤 바가 있어 무척 반가웠다. 그래서 그의 자서전 Gifted Hands: The Ben Carson Story와 그의 다른 저서 Think Big: Unleashing Your Potential for Excellence 이나 Take the Risk: Learning to Identify, Choose, and Live with Acceptable Risk 등을 연이어 읽게 되었다. 그는 세계 최초로 두개골이 붙은 샴쌍둥이의 분리수술에 성공하여 유명해진 신경외과 의사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수술솜씨보다도 그의 성장 이야기가 나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교육을 받지 못해 글도 읽지 못하는 어머니가 어떻게 두 아들을 길렀는지, 초등학교 4-5학년 때만해도 반에서 꼴찌였던 벤자민이 어떻게 공부해서 예일대를 거쳐 존스홉킨스 의료센터에서 근무하게 되었는지, 그가 하나님을 알게 된 이후에 어떤 생각으로 사회 생활을 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감화를 끼쳤는지 등의 극적인 변화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그의 이야기는 2009년에 Cuba Gooding Jr. 주연의 TV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다.)
(사진: 강운구, 출처: http://blog.daum.net/u90120/1619) 한창기 – 고 한창기 선생은 잡지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의 발행인이다. 이 두 잡지는 남달리 깔끔한 레이아웃과 독특한 표지사진 때문에 오랫동안 그 인상이 깊이 남아있었다. 이 두 잡지가 우리나라의 편집디자인 역사에 남긴 중요한 발자취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디자인 관련 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그 배경인물이 과연 누구일까 궁금해졌다. 마침 특집! 한창기라는 묘한 제목의 책이 있어 그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는 한국 브리태니커사의 사장으로서 남다른 영업수완을 발휘한 성공적인 사업가이면서 우리 고유의 토박이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문화인, 그리고 섬세한 미적 감각을 발휘해 잡지 기획 및 디자인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일반인은 알아보지도 못할 아주 작은 흐트러짐도 간과하지 않고 잡아내는, 작업에 있어서의 완벽을 추구하는 그의 집념은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그의 생전의 글을 모은 샘이깊은물의 생각, 뿌리깊은나무의 생각, 배움나무의 생각 등의 책을 통해서는 그의 생각과 글쓰기의 양식을 볼 수 있었다. 전남 순천에 그를 기념하여 뿌리깊은나무 박물관이 세워졌다길래 가보려 했으나 10월초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그 계획은 연기되었다. 부상에서 회복하면 꼭 가보고 싶다.

Cafe of the Year

At Corner – 수원 영통의 어느 골목길 안 모퉁이에 위치한 작은 까페. 가게 안에 즐비하게 구비된 책의 내용과 양이 여타 까페와 현저하게 다르다. 게다가 커피까지 맛있다. 샌드위치와 샐러드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까페 주인에게 어떤 기준으로 책을 갖다 놓는지 물어보았는데 그냥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갖다 놓았다고. 아쉬운 점 없이 완벽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넓은 유리창 때문인지 겨울에는 추워서 오래 앉아있기 곤란하다–가장 가고 싶어지는 카페 중 하나다.

Web Service/App of the Year

Audible.com – 2012년 2월부터 9월말까지 울산에 있는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출강하느라 KTX를 타거나 직접 운전해서 출퇴근을 했다. 편도 4-5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운전을 하는 동안 오디오북을 들었는데 온라인상으로 오디오북을 판매하는 Audible.com이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연간회원으로 가입하면 대략 권당 $15 내외의 가격으로 오디오북을 구입하여 아이폰에 받아 들을 수 있다. 평소에 잘 읽게 되지 않는 약간은 어려운 책–예컨대 James Gleick의 The Information:A History, a Theory, a Flood–을 구입하면 운전하는 동안 싫으나 좋으나 듣게 되므로 이래저래 도움이 된다. 졸음 운전의 위험이 약간은 우려되기도 했지만 관심있는 오디오북을 잘 선정하면 오히려 장거리 운전의 지루함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한편, 장거리 운전과 같이 오랜 시간동안 듣는 것 이외에는 다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야 Audible.com의 유용성이 증가한다.

Book of the Year

정약용 지음, 다산연구회 옮김, 정선 목민심서 –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국사, 세계사, 화학 등 암기과목을 무척 어려워했다. 특히 국사 교과서의 경우 대부분의 주요 단어를 한자를 병기하지 않고 한글로만 적어놓아 의미도 모르는 채 음운만으로 그 단어를 기억해야 하는 상황을 무척 답답하게 느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사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나마 몇 해 전에 국립박물관에 갔다가 우연히 서애 유성룡 전시회를 보고 그의 작품 징비록를 무척 감명깊게 읽게 되어 국사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생겨난 것이 다행스러웠다. 정약용이란 이름은 숱하게 들어왔고 그의 성은 나와 같은 鄭씨가 아니라 丁이라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생각나는 것이 없는 인물이었으나 기억나지 않는 어떤 계기로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목민심서를 읽고 매우 큰 유익을 얻었다. 목민심서는 지방관청의 장으로 임명된 리더들이 유념해야 할 내용을 다방면에 걸쳐 기록한 책이다. 지은이가 중앙정부에서 활동한 경험에 덧붙여 오랜 유배 생활을 통해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지방행정의 실태를 관찰한 바가 어우러져 매우 실제적인 통찰과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원래 한자로 쓰인 글을 한글로 잘 옮긴 덕분에 술술 읽혔고 200년 전에 살았던 이들의 고민과 생각이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바가 많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신유박해 때 순교한 형 정약종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목민심서와 그의 편지에 기록된 정약용의 글 속에 성경에 기록된 개념들이 종종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 아내가 읽고 무척 큰 도움을 받은 책이다. 내용상으로 마쓰다 미쓰히로의 청소력을 비롯한 여타 정리 관련 도서들과 일맥상통하는 책이지만 저자의 독특한 표현력에 힘입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동기부여의 효과가 꽤 큰 책이다. 특히 “마음이 설레는가”를 기준으로 물건을 버릴지 여부를 결정하라는 과감한 조언은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끼고 사는 많은 물건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데 도움이 되었다.
노마 히데키 지음, 김진아, 김기연, 박수진 옮김, 한글의 탄생: 문자라는 기적 – 한글이 가진 언어학적인 아름다움을 체계적으로, 때로는 드라마틱하게 풀어 설명한 책. 저자가 한글을 사랑한 일본인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원래 일어로 쓰인 책을 우리말로 옮긴 것인데 한글이 창제된 과정에 이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얽힌 감동적인 이야기 덕분에 읽는 내내 가슴 뭉클하여 펑펑 울음을 쏟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Product of the Year

Icle WJK-151C LED Lamp – 나의 학창 시절, 책상 위에는 백열등 또는 형광등 스탠드가 놓여있었다. 백열등은 열로 에너지가 방출되어 버린다는 비효율성이 항상 마음에 걸렸고 형광등은 그 60Hz의 깜박거림이 은연 중에 불편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삼파장 형광등에서 LED 스탠드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LED 램프 스탠드는 전력 소모가 현저하게 낮다는 장점이 비해 실용적이고 우아한 디자인이 잘 나오지 않아 구입을 주저하곤 했다. 수 년 전에 나온 초기 제품은 LED 밝기가 충분하지 않아 천장등도 켜놓고 스탠드도 켜야만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충분히 밝은 제품이 많이 나왔다. 반면, 대부분의 LED 스탠드는 받침이 너무 커서 좁은 책상을 더욱 비좁게 만들거나 또는 스탠드의 길이가 너무 짧아 충분히 넓은 면적을 비추지 못하는 등의 단점을 지닌 제품이 대부분이어서 아쉬움이 많던 차에 (주)운주라는 회사에서 iCle(아이클)이라는 제품을 내놓아서 반가왔다. 클램프 형이라서 이동하기에는 약간의 불편이 있지만 공간을 덜 차지하고 길이가 길고 관절부위가 유연해서 필요에 따라 형태를 구부렸다 폈다 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특히 흰색 제품의 경우 그 모양이 무척이나 우아하다는 점이다. 생산 과정에 어떤 차질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쉽게 품절되어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사용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어떤 문제점이 나타날지는 모르나 현재로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Jawbone Big Jambox –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한 무선 오디오 기기는 여러 해 전부터 있어왔지만 아무래도 무선인지라 그 음질은 유선만 하지 못하여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2012년에 Jawbone사가 출시한 Big Jambox는 충전식 건전지가 내장된 블루투스 스피커인데 그 음질이 나쁘지 않아 무선 스피커로서 충분한 역할을 해낸다. 제품명에 Big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왔지만 실제로는 한 손으로 잡아 옮기기에 아무 불편이 없는 크기와 무게를 가지고 있다.

Stationery of the Year

Pilot Petit 3 붓펜 – 붓펜이라고 하면 검은색 먹물을 머금은, 전통 붓을 모델로 한 제품이 일반적이었는데 일본 빠이롯트사의 이 제품은 다양한 색상의 잉크 카트리지를 끼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잉크 카트리지에 다른 만년필 잉크를 스포이드로 채워 사용하거나 물을 섞어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특히 손을 움직이는 속도와 세기에 따라 획의 굵기와 잉크의 농담(진하고 묽은 정도)에 변화가 생기는 모양새를 다른 펜에서는 볼 수 없기에 이 펜이 더욱 마음에 든다.

Font of the Year

SDGothic1 산돌고딕네오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체 디자인 회사 중 하나인 산돌에서 발표한 서체다. Mac OS X Mountain Lion과 아이폰/아이패드의 iOS에서 기본 시스템 서체로 채택되었다. 그 덕분에 별도로 구입했다면 약 16만원(윈도) 또는 38만원(맥 OTF)이 추가로 들었을 고급 서체를 맥OS에서는 바로 사용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 서체를 Ultralight와 ExtraBold까지 다양한 획굵기가 구현되어 있어서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에서 서체 굵기를 이용한 시각적 대비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다.

Library of the Year

NHN Library – 분당 NHN 본사 그린팩토리 1-2층에 자리잡은 도서관. 국내에서 구입하려면 너무나 고가인 해외 디자인 관련 잡지를 다수 보유해놓은 도서관이다. 잘 안 보이지만 1층 한 코너에서는 드립커피를 무료로 얻을 수도 있다. 세 시간 무료 주차까지–지하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을 수만 있다면–제공해 주니 너무 고맙다. 월요일에 휴관하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느티나무 도서관 – 수지에 위치한 사설 도서관이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 디자인이 특징이다. 일단 들어서면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생기가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 디자인 관점에서 배울 점이 무척 많은 곳이다. – – – – Annual Award 목록:
  1. Annual Award 2017
  2. Annual Award 2016
  3. Annual Award 2015
  4. Annual Award 2014
  5. Annual Award 2013
  6. Annual Award 2012
  7. Annual Award 2011
  8. Annual Award 2010
  9. Annual Award 2009
  10. Annual Award 2008
  11. *Annual Award 2005-2007는 파일을 분실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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