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4년 01월

  • 역사의 교훈

    병자호란 1: 역사평설(2013, 푸른역사)을 읽으면서 느낀 점:

    1. 나라와 백성이 힘이 없으니까 당하기만 하는구나.(명에게 당하고, 후금에게 당하고, 일본에게 당하고, 관리에게 당하고)
    2. 당파가 서로 싸우고 모반하고, 정적을 잔인하게 죽이는 행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명의 엄당과 동림당 사이의 싸움)
    3. 현명하고 용맹한 인물 한 사람이 있고 없고가 커다란 파급력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악독한 마음을 품은 인물 한 사람이 사회와 국가에 미치는 파급력도 대단하구나.(원숭환 vs 모문룡)
    4. 안으로는 사색당파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 바깥으로부터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 등 수없이 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이 살아남았다는 게 기적이구나.
    5. 400년전과 마찬가지로 강대국 틈새에 낀 우리나라가 주변의 힘있는 국가들에게 정보전쟁, 경제전쟁, 기술전쟁에서 농락당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국민들이 그저 넋놓고 놀고 있으면 안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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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ote: 한명기 지음, 병자호란 1

    [우의정 신흠은] “나라의 형세가 당당할 때는 조정에 문제가 있어도 백성들이 감히 원망하지 못하지만, 쇠약할 때에는 한 가지 잘못만 있어도 원망이 일어나는 법”이라고 했다. 신흠은 당시 현실을 ‘늙고 병들어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급박한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백성들에게 책임을 묻지 말자고 했다. 정경세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조정 차원에서 반성해야 한다고 부문했다. 그는 ‘반정 직후부터 조정이 신의를 잃었기 때문에 백성들이 원망한다’고 진단했다. — 한명기 지음, 병자호란 1: 역사평설, 푸른역사, pp74-75 (인조가 광해군을 내쫓고 왕위에 오른지 얼마 안 되어 일어난 이괄의 난을 겨우 진압하고 나서 반란군에게 동조한 백성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

  • quote: 최윤식, 부의 정석

    “현재대로 진행되었을 경우 예상되는 미래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무언가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당신이 만들고자 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규정해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더 나은 미래가 현실이 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현재 역량을 냉정하게 직시하라.” — 최윤식 지음, 부의 정석: 한국인의 6가지 걱정에 답한다, 지식노마드, p147 ]]>

  • collision course

    결정적으로 음식이 맛이 없다. 몇 명 안 되는 다른 손님들의 인상을 보아도 맛있게 먹고 있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최윤식 지음, 2030 대담한 미래 (지식노마드)에서는 “자영업 창업자 10명 중 6명이 3년 안에 폐업을 한다”고 하는데 (p128) 이렇게 맛이 없는 음식점이 과연 3년을 버틸 수 있을까? 가만히 놓아두면 결국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 예상되는 collision course(결국 충돌할 수 밖에 없는 경로)상에 있는 이 가게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아 안타까운 심정으로 가게를 나섰다. 그나마 가게 주인이 “맛있게 드셨습니까?”라고 나에게 묻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해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고민했으리라. 이런 상황을 둘러싼 몇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1. 경우 1: 음식맛이 없다는 것을 주인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 만약 주인이 음식맛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왜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았는지 파악하지도 못한 채 1-2년 안에 가게 문을 닫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마치 비즈니스 감각이 현저하게 결여된 2세, 3세 경영자가 기업을 물려받아 회사를 말아먹는 경우와 닮았다. 자신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주관적인 인식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객관적인 인식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보다 객관적으로 본 현실을 당사자에게 깨우쳐 줄 수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되겠지만 (1) 당사자 자신이 남의 말을 열린 마음으로 들을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 (2) 꼭 필요한 고언을 해 줄 용기와 관심을 가진 동료나 코치역할을 할 멘토가 주변에 별로 없음이 안타까운 일이다.
    2. 경우 2: 주인은 음식맛에 대해 문제점을 느끼지만 주방장이 가족이거나 사업 파트너이거나 혹은 주인의 마음이 여려서 교체가 불가능하다. – 문제를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서 관계의 족쇄에 묶여 손을 쓰지 못한다면 적자 폭이 늘어나는 것을 계속 지켜보는 가운데 사업자금을 다 까먹고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비즈니스 센스는 갖췄지만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실질적 권력을 가지지 못한 채 명목상의 경영권을 넘겨받은 전문경영인의 경우와 닮았다.
    3. 경우 3: 주인, 주방장 모두 음식맛에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자금 형편상 저가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 사업 초기의 빠듯한 자금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저가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형편이 나아지면 차츰 좋은 식재료로 바꿀 생각이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제한적인 동네 음식점에서 초기에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만회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는 지역적 한계나 규모 상의 한계에 부딛혀 원하는 수준의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사업을 꾸려가야 하는 많은 중소기업의 상황과 유사하다. 문법적 오류와 철자 오류가 여기저기 눈에 띄는 영문 이메일을 해외 고객에게 내보내고 있으면서도 회사의 인력 구성상 달리 손쓸 방도가 없어 그저 상대방이 너그럽게 봐주기만을 바라는 중소기업이 아주 없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이 collision course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조직이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용감한 것인가 아니면 많은 기회손실을 떠앉고서라도 당장 조직을 해체시키고 각자 자기 갈 길을 찾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용감한 것인가?]]>

  • Brian Wong, cofounder of Kiip

    This will make you feel like a total slacker http://t.co/nvH1IP70RY

    — Ángel Cabrera (@CabreraAngel) January 6, 2014 기사에서 소개된 인물 중 Brian Wong이라는 22살의 청년은 남들이 대학에 입학할 나이(18살)에 캐나다의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대학을 졸업했고, 대학 재학 중에 그의 첫 회사를 설립했다. Digg라는 회사에서 잠시 근무한 이후 2010년에 설립한 모바일 광고 서비스 회사 Kiip은 설립 2년만인 2012년에 이미 150억원대 벤쳐 투자 자금을 확보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스무살 때 TEDxYouth@Castilleja에서 발표한 강연 동영상을 보면 그저 장난끼 넘치는 어린 청년으로 보이는데 삶을 살아가는 속도는 남다르다. Angel Cabrera 총장이 “이걸 읽으면 자신이 엄청 게으른 사람으로 보일 거예요”라고 자신의 트윗에 적은 말 그대로다.]]>

  • 사토 료, 살아남는 회사

    사토 료 지음, 강을수 옮김, 살아남는 회사, 페이퍼로드. 앞의 포스팅에서 언급한 “원점에 서다”에 이어 읽은 사토 료의 두 번 째 책. 앞의 책과 동일하게 기업의 생산원가절감의 관점에 대한 저자의 경험을 이야기하듯 적었다. 1973년에 발행된 책이라 주로 제조업 사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일반 기업에서 얼마나 엉터리로 원가를 산정하고 있는지를 예리하게 파헤치는 내용이 무척 흥미롭다.]]>

  • 사토 료, 원점에 서다

    원점에 서다, 페이퍼로드. 경영컨설턴트인 저자가 기업의 원가절감 방향의 관점을 제시하는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근본적인 목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라. 업무나 작업 프로세스 등이 본래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를 잊은 채 조직에 뿌리박은 관행대로 맹목적인 답습을 유지하는 것을 고치라는 이야기다. 원서는 무려 40년전인 1973년도에 쓰였지만 그 근본 취지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 전주 알라딘 중고서점

    알라딘 중고서점. 일본의 Bookoff처럼 헌 책을 전문적으로 구입해서 새 책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되파는 곳인데 책 정리가 잘 되어 있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해서 아이들이 한참을 앉아서 책을 맘껏 읽었다.

    책을 담아주는 플라스틱백에 국내 작가들의 초상을 흑백 일러스트로 표현해 놓은 것은 미국 Barnes & Noble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참고: 오프라인 매장이 여러 군데 있는데 syndicator라는 아이디를 사용하시는 분이 알라딘 중고서점 강남점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 놓으셨다.

  • Quote: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

    “쓰레기산 옆 고인 구정물에 갓 태어난 아기를 씻기는 십대 엄마를 보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깨끗한 집을 지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에도 바른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 자문해야 했습니다. 이 어머니에게 제일 중요한 게 집인지, 교육인지, 의료혜택인지, 직업훈련인지 말입니다. 한정된 돈과 현지 사정 안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 서정인 지음, “고맙다”: 한 아이를 가슴에 품을 때 들리는 하늘의 음성, 규장출판사,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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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ote: David Brooks

    “The deeper sources of happiness usually involve a state of going somewhere, becoming better at something, learning more about something, overcoming difficulty and experiencing a sense of satisfaction and accomplishment.” — David Brooks, “Been There, Done That“, New York Times article, January 2,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