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thoughts

quiz: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다음 중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에 대한 설명으로 적당한 것은?

  1. 조선시대 규방문학(閨房文學)을 대표하는 문집 중 하나로 당시 양반사회 속의 여성의 일상과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미상.
  2. 조선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1780년에 청나라를 다녀온 기록을 담은 견문록이다.
  3. 조선의 실학자 이긍익이 30년에 걸쳐 편찬한, 총 59권에 이르는 역사연구서다.
  4. 세종 당시 기술자 겸 발명가로서 이름을 떨친 장영실(蔣英實)이 저술한 조선 최초의 기술참고서다.
[su_divider] 정답은 ___. 2015년을 시작하면서 올해는 고전을 읽어보리라 생각하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모은 책을 구입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고전에는 서양 고전만 있는 것이 아니더라. 중고등학교 시절 이름만 들어봤던 우리나라의 고전작품 중에도 읽어보면 가슴뭉클한 감동과 지적 자극을 주는 것이 많음을 새삼 발견하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경세유표(經世遺表)”만 하더라도 저자의 대단한 지성과 통찰력에 전율하게 된다. 예컨대 경세유표 제1권 천관 이조(天官吏曹)는 나라의 제도에서 숫자가 왜 중요한지에 관한 언급으로 시작한다. 복잡다양한 시스템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숫자를 지정하는 제약조건을 두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나에게는 이런 관점부터 언급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흥미롭다.
“생각건대, 나라의 온갖 일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는데, 어찌 반드시 360으로 할 필요가 있는가? 그러나 주공(周公)이 예를 마련하면서 반드시 360으로 큰 한계를 정하고 가감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진실로 일에 일정한 수효가 없으면 어지럽게 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었다. 세상의 변화는 일정함이 없고 임금의 욕심도 한정이 없는 것이다. 만약 입법(立法) 초기에 흐리멍덩하기만 하고 천작(天作)으로 된 쇠뭉텅이 같은 형상이 없다면 두어 대(代)를 넘지 않아서 보태고 줄이며, 없애고 일으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강이 문란하여 단서조차 찾을 길이 없어, 조금이라도 살피지 않으면 반드시 토붕와해(土崩瓦解)하고 말 것이다” — 경세유표 제 1권, 천관이조(天官吏曹) 중에서 인용
고전과 친해지는 방법으로 블로그 포스팅이라는 형태를 빌어 우리나라 고전에 대해 조금씩이라도 알아보려 한다. 그런 취지에서 위의 퀴즈를 만들어보았지만 이전에 누가 나에게 이 질문을 물어보았다면 나는 정답을 알지 못했으리라. 한편, 고전 읽기의 어려운 점은 의미나 문맥을 알기 어려운 어휘와 표현이 난무한다는 것인데 그나마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 풀이를 손쉽게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예컨대 연려실기술은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로 유명하다는데 검색의 도움 없이 어떻게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참고: 한국구전번역원의 연려실기술 본문 보기]]>

Categories
thoughts

quiz: 경세유표(經世遺表)

다음 중 경세유표(經世遺表)에 대한 설명으로 적당한 것은?

  1. 조선의 학자 이원익이 쓴, 조선 최초의 경제학 교과서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2. 조선의 실학자 정약용이 저술한, 정치행정 개혁안을 제시한 책이다.
  3. 조선의 역술가 홍계관이 남긴, 정치적 내용이 담긴 예언서다.
  4. 조선 후기 실학자 이긍익이 기록한, 조선 왕실 중심의 역사연구서다.
[su_divider] 세상에는 세계제2차대전이 시작된 날짜를 암기하고 있는 사람도 있더라. 도대체 어떻게 그런 것을 기억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놀랍기만 하다. 위의 퀴즈에 대해서도 “당연한 거 아냐?”하며 정답을 곧바로 집어내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 이 문제를 만들기 전에는 나는 답을 알지 못했다. 정답은 ___. 한편, 1800년대 초에 기록된 위의 책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꽤 되겠지만 내용을 직접 읽어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지도. 감사하게도 한국고전 종합데이타베이스에 위 책의 내용이 번역되어 실려 있어서 누구나 읽어볼 수 있다. 그냥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가 많지만 아주 난해하지는 않다. chosun_archive 사진 출처: korearoot.net ‘경세유표’가 쓰인 것은 1808-1817년이다. 그로부터 약 100년이 지난 시점인 1914년에 조선의 이건방(李建芳, 1861-1939)이라는 인물이 ‘경세유표’ 증보판을 발행하면서 책의 서문을 방례초본 서(邦禮艸本序)라는 제목으로 썼는데 이 또한 매우 읽어볼만한 글이다. 100년전의 인물이 당시의 시대적 현실과 지나온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반성했는지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세상이 쇠퇴하고 도의가 망해져서 선왕(先王)의 전장(典章)과 법도가 다 찢기고 없어지니, 임금된 자는 천하를 자기 한 몸의 사사로운 물건인 양 여긴다. 대저 천하는 큰 물건이요, 천하의 이(利)는 큰 이인데, 이것을 제가 오로지 하고자 생각하므로 진실로 천하 사람을 위엄으로 협박하고 통절하게 억제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리하여 제 요령껏 혹독한 형벌을 제정하여 천하를 호령하면서, 그것을 법이라 하였다. 이 법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사리(私利)하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요, 하늘의 질과 서가 아니었다.” — 이건방(李建芳, 1861-1939)이 1914년에 ‘경세유표’ 증보판을 발행하면서 덧붙인 서문 “방례초본 서(邦禮艸本序)” 중에서 인용
]]>

Categories
thoughts

먹는 재미

꼴통쇼를 제114회를 통해 가정의학과 전문의 유태우 박사를 알게 되었다. 아래는 유태우 박사가 등장하는 꼴통쇼 1-3부. (추천) https://www.youtube.com/watch?v=ROloVgohMQ0 https://www.youtube.com/watch?v=ZPdSVpWv3e8 https://www.youtube.com/watch?v=_Zl3K-vRZ_w 내용이 재미있어 유태우 박사의 다른 강연 동영상도 살펴 보았다. 아래는 전주방송(JTV) TV특강 행복플러스에서 방영된 건강 특강 “新 건강인 되기” 1, 2부. (추천) https://www.youtube.com/watch?v=9qNrWaV0fyI https://www.youtube.com/watch?v=9nwmwA4-Kkw 강연 내용 중에서도 한국 사람은 먹는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매우 인상 깊었다. (2부 중간 쯤에 나옴) 생활 속에서 먹는 재미가 차지하는 분량이 50%라면 이를 10% 정도로 줄이고 다른 삶의 재미를 찾아야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것. Screen Shot 2015-12-20 at 10.23.36 PM 이미지 출처: TV특강 행복플러스, 유태우 박사의 “新 건강인 되기” 강연 2부 생각해보면 스트레스도 먹는 걸로 풀고, 심지어 꽤 많은 이들이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가며 행복감을 느끼는 것을 보면 먹는 재미가 생활의 반을 차지한다는 유태우 박사의 말이 지나친 과장은 아닌 듯 싶다.]]>

Categories
Annual Award thoughts

Annual Award 2015

Annual Award는 한 해 동안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물건이나 서비스 중에서 기념하고 싶은 것을 모아 특별히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본 블로그의 부제 ‘일상적인 것들의 관찰'(observation of design in everyday things)에 맞게, 가급적이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지 않은, 비교적 일상적인 것들을 중심으로 선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 해를 돌이켜보면 12개월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음을 상기하게 됩니다. 읽은 책 중에도 제목이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이 많고, 아주 오래 전에 다녀온 것 같은 여행도 불과 몇 개월 전에 일어났던 것임을 되새기며 세월의 빠름과 저의 기억력의 일천함을 아쉬워하게 됩니다. 한 해 동안, 저희 가족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 뜻깊은 만남이 많았습니다. 2016년에도 많은 분들과 더욱 깊고 풍성한 만남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Annual Award 2015의 수상 대상들을 소개합니다.

Person of the Year

Alfred Adler

adler 사진출처: www.redicf.net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은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 2권”을 통해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아들러는 유대인으로서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가서 활동한 심리학자인데 프로이트와 동시대 인물이면서 프로이트와는 다른 관점을 가졌다. 2015년의 상당 기간 동안 나는 아들러와 연관된 책을 줄줄히 탐독했다. (아래 사진은 그중 일부) adler_collection 아들러 관련 도서의 흥미로운 점은 정작 아들러 자신은 직접 저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그의 제자나 아들러를 공부한 이들이 그의 가르침을 토대로 한 파생 작품을 써서 출간한다는 것. 그래서 과연 어디까지가 아들러 본인의 사상에 해당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혹시 오래 전에 작고한 인물의 이름을 팔아 자기 이야기를 교묘하게 버무려서 책을 팔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아들러 관련 서적이 내가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유용한 관점을 제공해 준 덕분에 2015년 동안 생각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자신과 타인과의 과제의 분리의 중요성,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버틸 수 있는 용기의 중요성, 사람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이유가 되어 이에 속박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근거로 언제나 자신에게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관점 등이 나에게는 삶을 바라보는 신선한 관점을 제공해 주었다.

Book of the Year

나가타 도요시 지음, 도해사고력

nagata_toyoshi 흥미롭고 감명깊게 읽은 책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노트 기록 방식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온 책이 지적생산연구가인 나가타 도요시(永田 豊志)가 쓰고 정지영이 옮긴 도해사고력: 그림으로 그리는 생각정리 기술 (스펙트럼북스, 2010)이다. 어느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보았는데, 같은 저자의 책 “시간단축기술“을 이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가벼운 마음으로–가격도 저렴했다–구입해 읽었는데 의외로 내용이 짜임새가 있고 내용이 훌륭했다. 이 책은 간단한 그림으로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방법을 비즈니스라는 맥락에 맞게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는 내용으로 군더더기 없이 구성되어 있는데 나처럼 시각형인 사람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책이었다. 이 책은 나의 노트 필기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문자 중심의 기록에서 도표와 그림을 더 많이 사용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게 된 것. (아래 사진) note_taking 그런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을 인정해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 (*이 책은 절판된 이후, 아르고나인미디어그룹에서 비주얼 씽킹이라는 제목으로 2015년에 재출간되었다.)

기울리아 엔더스 지음, 매력적인 장 여행

giulia_enders 매력적인 장 여행은 독일의 젊은 의학자인 기울리아 엔더스가 쓴 장내 세균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 몸 속에 서식하는 장내 세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유머 넘치는 문장으로 자세하게 가르쳐 준 책 (배명자 옮김, 와이즈베리, 2014).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의 식사 습관이 크게 달려졌다. 무엇보다도 요구르트 같은 발효 음식과 식이섬유 섭취를 더욱 신경쓰게 되었다. 이런 구체적이고도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온 점을 높이 평가하여 올해의 책 중 하나로 선정.

Stationery of the Year

MUJI 더블 펜 케이스

muji_pencase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고, 펜을 넣는 부분과 소품을 넣는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는, 매우 단순한 디자인의 필통인데 의외로 유용하다. (가격 3,000원) 무인양품에서 판매되는 물건들의 국내 판매가는 일본에 비해 상당히 비싼 경우도 있는데 이 제품은 일본 현지 판매가격과 거의 비슷해서 반갑다. 그리고 비슷한 품질의 대용품을 다이소JAJU에서 찾아보기 어렵고, 혹시 있더라도 더 이상 저렴해지기는 어려울 듯.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은 없지만 매우 만족하며 사용 중이어서 올해의 문구로 선정. 참고로 필통 안에 보이는 색연필은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BIC 미니컬러링 세트 (1500원).

Service of the Year

서울/경기지역 대중교통 체계

seoul_map 나는 줄 서는 것, 길 막히는 것을 매우 싫어해서 교통 체증을 피해 평소 대중교통을 애용하는데 서울/경기도 지역 대중교통이 참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타 지역은 가보지 못해서 뭐라고 할 말이 없음) 교통 정보와 연결된 스마트폰 앱은 적절한 경로 안내, 체증구간 안내, 예상소요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해 줘서 잘 모르는 길도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나처럼 모르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굉장한 도움이 아닐 수 없다. 지하철과 버스의 환승시 30분 이내(야간에는 한 시간 이내)에는 요금이 할인되는 혜택도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한편, 수많은 승객이 사용하는 전자식 교통패스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빅데이타를 가지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부가가치 높은 정보를 뽑아낼 수도 있을텐데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Brand of the Year

IKEA

ikea_20150415 ikea_inside 90년대무렵부터, 내가 “살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하던 것은 (1) 도서관 근처, (2) 공기좋고 조용한 곳, (3) IKEA 근처였다. 2014년 말에 이케아 광명점이 개점, 불과 40분 만에 갈 수 있게 되어 매우 기뻤다. 꼭 살 물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가면 배우는 게 많아서 좋다. 그동안 이케아에서 가장 많이 구입한 것은 골판지로 만든 Pappis 종이 박스 (개당 1000원). 납작하게 펼쳐진 상태로 판매하는데 집에 가져와 탁탁 접으면 꽤 튼튼한 서류함이 된다. 서적을 담아 보관하기에 딱 좋다. ikea_pappis_display

Podcast of the Year

This Is Your Life, by Michael Hyatt

this_is_your_life 출판사 대표를 역임하고 지금은 다양한 영역에서의 인생 코치 역할을 하고 있는 Michael Hyatt의 팟캐스트 This Is Your Life를 올해의 팟캐스트로 선정. 지금은 암투병 중인, Undone의 저자 Michele Cushatt과 공동진행 형식으로 직장인에게 적용되는 실제적인 조언을 사뭇 진지하게 전달하는데 내용이 꽤 유익하다. 예를 들면 Season 5. Episode 12의 제목은 “4 Easy Steps to Affair-Proof Your Marriage“. 이를 옮기면 “당신의 결혼을 불륜으로부터 지켜주는 간단한 4 단계”인데 내용이 매우 실제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한편, 진행자인 Michael Hyatt는 블로그, SNS, 저술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면서 개인 컨텐트 발행인으로서 할 수 있는 각종 온라인 마케팅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멋진 분이다.

Bookstore of the Year

영풍문고 종로점

시내에서 책방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지는 중에 대형서점도 몇 개 남아있지 않다. 그 중 남아있는 대표 주자가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인데, 묘하게도 영풍문고 종로점에 가면 새로 읽고 싶은 책이 갑자기 늘어난다. 왜 그런 걸까? 내가 가장 자주 방문하는 두 곳 영풍문고 종로점과 교보문고 강남점을 비교해 보면, 영풍문고는 일단 손님이 적어 쾌적하고, 신간 및 추천도서는 눈높이에 종류별로 한 권씩 진열해 놓아 마치 서적의 큐레이터가 “이런 책도 한번 보세요”라고 권해준다는 느낌이 든다. (아래 사진) IMG_2611 반면, 교보문고 강남점의 경우, 신간 및 추천도서를 진열할 때 같은 책을 여러 권, 도배하듯 깔아놓아 영업 차원에서 “좀 사가세요”라고 압박하는 인상을 풍긴다. (아래 사진) IMG_2708 왠지 영풍문고는 ‘다양한 책을 소개하는 곳’, 교보문고는 ‘책을 열심히 파는 곳’이라는 인상을 풍기는 것이다. 두 서점 사이에 그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책과의 우연한 만남을 제공해주는 오프라인 서점의 존재 자체가 고맙고 감사하다. 두 곳 모두 좋아하는 곳이지만 올해의 서점은 영풍문고 종로점으로 결정.

Food of the Year

Coconut Oil

coconut_oil 약 1년 전, 코코넛 오일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를 친누나로부터 전해 듣고 마트에 나가보니 당시는 아직 국내에는 코코넛 오일 붐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는지, 아니면 우리 동네가 그래서 그런 건지, 코코넛 오일은 없고 코코넛 밀크만 있어서 그걸 커피에 타서 마시곤 했다. 얼마 후 코스트코에서 대용량으로 코코넛 오일을 구해서 활용하고 있는데 치매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고소한 향이 좋아서 계란 부칠 때 등, 각종 요리에 애용하고 있다. 추측컨대 치매 예방 효과를 보려면 다른 동물성 유지를 끊고 코코넛 오일만을 사용해야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코코넛 오일의 녹는점은 24°C 정도라서 여름에는 투명한 액체 상태인데 가을을 지나 기온이 떨어지면 흰색으로 굳어버리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숟가락으로 퍼서 사용한다.

Cafe of the Year

Espresso Jin, 3호 반포점

신논현역 부근, 한적한 뒷골목에 자리잡은 아담한 가게인데 이곳의 주력 제품은 생과일 음료와 샌드위치류. 보통 리어카에서 판매하는 즉석 토스트 샌드위치를 가게 안에서 판매한다. 나는 햄을 좋아하지 않아서 언제나 야채 토스트를 먹는데 가격은 2500원. 음료와 함께 주문하면 무려 1천원을 할인해준다. 생과일주스의 가격은 3000~4500원 사이. 오래 앉아 있으면 토스트 기계에서 올라오는 기름 냄새 때문에 공기가 텁텁해지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 동네에서 가장 마음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다 자세한 메뉴 소개와 사진은 heeseung823님의 블로그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Restaurant of the Year

한남북엇국

hannam_soup 한남오거리 안쪽 골목에 위치한 한남북엇국은 아침 일찍부터 여는 북어국집으로 유명한 곳. 저녁에는 술손님으로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verygo2d 님의 방문기에 따르면 2008년에 생겼다고 한다. 점심 메뉴로 북어국, 회덮밥(위 사진), 국밥 등을 파는데 맛깔스런 반찬도 푸짐하게 제공해준다. 미안할 정도로 맛있다. 특별히 매실을 넣은 깍뚜기가 일품이다.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곳. 참고로, 그 일대가 다 그렇지만 주차는 살짝 불편한 편.

Hygiene Product of the Year

노즈 스위퍼 코 세척기

nosesweeper1 메디코어라는 회사에서 만든 노즈 스위퍼(nose sweeper)라는 제품은 소금물을 타서 코를 씻어내는 간단한 용기다. 내가 보기에 이 제품은 2000년 1월에 출시된 Neilmed의 Sinus Rinse 제품에 살짝 변화를 주어 개량한 것인데 그 작은 변화 덕분에 사용 편의성이 크게 증가되어 마침내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적당해진 경우다. 그 변화라는 게 별게 아니고 사용 후 용기를 받쳐주어 건조가 용이하도록 하는 받침을 추가한 것과 파이프를 살짝 구부렸다는 것. (위 사진에서 오른쪽 두 개의 투명한 뚜껑이 건조용 받침이다.) 특히 건조용 받침을 추가한 것은,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을 때는 어떤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지까지를 배려한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코가 불편한 우리집 식구들이 일년 내내 애용했다.

News Medium of the Year

The Quartz Daily Brief

Screen Shot 2015-12-16 at 8.11.37 AM 이메일 수신함에 정기적으로 도착하는 각종 소식지나 뉴스 요약 서비스 중 단연 돋보이는 The Quartz Daily Brief.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는 중요한 시사 뉴스의 헤드라인을 모아서 보내주는 서비스인데 여타 이메일 소식지와 가장 큰 차이점은 말투가 다르다는 것.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quartz란 회사는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즈 등 유력 뉴스매체 출신의 기자들 25명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화려한 배경답게 글발이 예사롭지 않다. 경직되지 않고,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유머스럽게 세계적인 시사 뉴스를 전달한다. 어지간한 이메일 뉴스레터는 바로 버리는데 이 서비스만큼은 꼭 읽게 된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많다. 그래서 올해의 뉴스매체로 선정.

Music of the Year

Estrellita (Manuel M. Ponce 작곡)

https://www.youtube.com/watch?v=FrVth4SUim0&sns=tw 멕시코의 작곡자 Manuel M. Ponce (1882-1948)가 만든, 몸서리치도록 감미로운 멜로디의 곡. Estrellita는 작은 별이라는 뜻인데 가사 내용을 대략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먼 하늘의 작은 별, 내 아픔을 너는 보고, 내 고뇌를 너는 알지 내려와 말해주렴, 혹시 그이가 날 조금이라도 사랑하는지, 그의 사랑 없인 난 살 수 없으니까 그대는 나의 별, 내 사랑의 등대. 내가 곧 죽을 거란 걸 넌 알지 내려와 말해주렴, 혹시 그이가 날 조금이라도 사랑하는지, 그의 사랑 없인 난 살 수 없으니까
다양한 형태의 편곡으로 연주되는 곡인데, Jascha Heifetz의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1928년 녹음)도 멋지지만 위에 링크한, 멕시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Trio Los Panchos의 연주를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이 곡을 어디서 처음 들었는지 도무지 기억해 낼 수 없지만 2015년 동안 마음을 푸근하게 한 곡이었다.

epilogue

DSC00673 올해도 Annual Award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한 해를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를 지혜롭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살피십시오. 지혜롭지 못한 사람처럼 살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세월을 아끼십시오. 때가 악합니다.” — 에베소서 5장 15-16절 (새번역)
[su_divider] 이제까지의 Annual Award는 다음과 같습니다:
  1. Annual Award 2017
  2. Annual Award 2016
  3. Annual Award 2015
  4. Annual Award 2014
  5. Annual Award 2013
  6. Annual Award 2012
  7. Annual Award 2011
  8. Annual Award 2010
  9. Annual Award 2009
  10. Annual Award 2008
  11. *Annual Award 2005-2007는 파일을 분실했음
]]>

Categories
thoughts

감정제조업

꼴통쇼 (제58회)에서 김창옥 교수의 최근 근황이 소개되었다. 두 명의 진행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이뤄지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창옥 교수는 일반 강연에서는 나눌 수 없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었다.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전문 강사의 삶의 이면에는 어떤 괴로운 사정이 있는지 알 수 있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주의: 어린이가 듣기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UB58xkZUm4 그는 이 대담에서, 자신은 남을 웃기고 울리고 감동을 주는 재능을 가졌지만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해야 하는 역할이 자신의 본 모습과 괴리가 생길수록 정신적인 고통이 커져 결국 우울증으로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최근 어떤 영화에 출연해 극중에서 실컷 욕을 해대는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무척 행복하다고 한다.(그의 이야기를 나 나름대로 해석한 것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소모해야 하는 상황이 많은 서비스업 종사자를 일컬어 감정노동자라고 하는 반면 자신의 서비스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 속에 흥겨움, 슬픔, 감동 등의 감정적 반응을 만들어 내야 하는 직업이 있는데 이들은 “감정제조업”에 종사한다고 볼 수 있다. 연기자, 개그맨, 연예인, 전문 강사, 설교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의 고충은 감정노동자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청중의 마음 속에 특정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려면 대단한 지적 노력과 창의성을 필요로 한다.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에도 교과목 내용을 전달할 뿐 아니라 학생들이 그 과목에 대한 본질적 호기심을 갖도록 만들려면 한 단계 높은 구상과 준비가 필요하다. 자신의 과업을 “정보의 전달”로 보느냐, “더 배우려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가르치는 이의 자세와 역할은 확연히 달라지리라. 영화 “인셉션“은 다른 사람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을 심어주는 전문가들에 대한 환상적인 이야기인데, 다른 사람 마음 속에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직업도 인셉션 못지 않게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김창옥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게 되었다. 그는 자기가 “해야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말로 대담을 마무리했다.(이것 역시 나의 해석이다) 그저 진실한 모습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했을 때 듣는 이의 마음에 감동이 만들어진다면 좋겠지만, 감동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해야 진정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지. – – – 연관 질문:

  1. 소개팅이나 취업 인터뷰는 자신의 본래 모습 그대로 임해야 하는가? 상대가 원하는 모습을 연기해야 하는가?
  2. 친구 관계나 가족 관계처럼 친밀한 관계에서는 대체로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텐데, 그런 관계에서조차 상대방에게 어떤 느낌을 주기 위해 의도된 행동을 할 경우 주의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예: 착한 아이 신드롬)
]]>

Categories
thoughts

Snowing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