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book: The Affluent Society by John Kenneth Galbraith

편도 40분 가량 걸리는 출퇴근 버스 안에서 책을 읽기는 곤란해서 오디오북을 종종 듣곤 한다.

얼마 전까지는 Dale Carnegie (1888-1955)의 How to Win Friends & Influence People와 How to Stop Worrying and Start Living: Time-Tested Methods for Conquering Worry를 들었는데 매우 유익했다.

각각 1936년과 1948년에 쓰여진 두 책은 고리타분하고 딱딱하리라는 선입견과는 전혀 달리 귀에 쏙쏙 들어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과 현실감 있고 시의성이 풍부한 사례로 가득했다. 데일 카네기의 이 책들에 비하면 내가 그동안 읽었던 각종 자기계발서는 아류작에 불과해 보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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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부터는 경제학자 John Kenneth Galbraith (1908-2006)가 1958년에 저술한 The Affluent Society를 듣기 시작했다. 이 책을 선정한 계기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거나 고전을 보다 자주 접해봐야겠다는 기본 취지와 맞닿아 있어서 일단 듣기 시작했다.

데일 카네기의 책은 귀에 쏙쏙 들어왔는데 비해 갤브레이스의 책은 학문이 출중한 경제학자의 책이라 그런지 현학적인 표현과 음절이 많은 단어(multisyllable words)가 무척 많이 쓰여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잘 이해되지가 않고 있다. 그래서 듣고 있으면 졸음이 솔솔 쏟아져서 버스 안에서 휴식하기에 안성마춤이다. 이렇게라도 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오늘날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conventional wisdom” (‘통념’이라고 번역됨)이라는 표현의 출처가 바로 이 책이라는 점이 무척 흥미로왔다. (저자는 제 2 장에서 ‘통념’의 속성에 대해 자세하게 파헤친다.) 이 책의 40주년 기념 개정판 서문에서 저자는 이 표현에 대해 특허를 걸어놓았더라면 하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다.

우리가 오늘날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내용이 이미 오래 전에 누군가에 의해 고찰되었고 그 고찰의 정도 또한 무척이나 심오했음을 고전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의 느낌은 마치 영화 혹성탈출(1964년 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하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았을 때의 소름끼치는 느낌과 비슷하다.

국내에는 “풍요한 사회“(신상민 감수/노택선 역, 한국경제신문사)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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