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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soonu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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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코지, 공부는 왜 하는가?
공부법에 관한 책이 많지만 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다룬 책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 스즈키 코지의 책 “공부는 왜 하는가?“(양억관 옮김, 일토, 2016)는 공부를 하는 목적이 이해력, 상상력, 표현력이라는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라고 강조한다. 저자 스즈키 코지는 공포 영화로 널리 알려진 “링” 시리즈의 작가라는 점이 상당히 의외였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등 유명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한 양억관 씨가 이 책을 번역했다는 점도 기대감을 갖고 읽게 만든 요소였다.
이 책은 사고력을 배양하려면 애매모호하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말고 구체적, 논리적으로 생각하라고 하는데 최근에 읽은 고마야 가즈요시의 “회사에서 꼭 필요한 숫자력“과 함께, 수학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숫자, 수학과 연관된 책을 줄줄히 읽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존 앨런 파울로스 지음, 김종수 옮김,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우아한 생존 매뉴얼” (동아시아, 원제 Innumeracy) 이 책은 수 개념에 약한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다양한 오류를 설명하고 있다. 다른 수학 관련 책보다는 상대적으로 읽기 쉬운 편에 속한다. 숫자와 연관되어서 읽은 또 한 권의 책은 구보 유키야 지음, 김영진 옮김, “경영을 알 수 있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회계 책“, (성안당 2016). 회계의 기법보다 숫자의 의미에 촛점을 맞춘 친절한 설명이 나에게는 상당히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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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마 시게히코,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
92세의 학자 도야마 시게히코(外山 滋比古) 씨는 새벽 네 시에 일어나 지하철로 이동해 멀리 떨어진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침 8시. 남들 출근할 시간에 이미 만보를 걸었다고. 그의 저서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김정환 옮김, 책베게)를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이 책은 “인생이모작을 권함”(「人生二毛作」のすすめ)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2010년에 출간된 책을 번역한 것인데 우리말 제목을 재미있게 지었다.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가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삼성경제연구소, 2005)라는 책을 내면서 초고령사회의 논점을 다룬 바 있는데 도야마 시게히코의 책은 그보다는 좀 더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필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이가 들면 내조와 효도를 기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살 것을 권한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외출하고 요리, 설거지, 빨래 등의 집안일도 스스로 하라고 충고한다. 그 외에도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노인의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엿볼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가 많아서 흥미롭게 읽었다.
도야마 시게히코 씨는 사고정리학(원서:思考の整理學)이란 책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인데 이 책은 2015년에 “생각의 틀을 바꿔라“(전경아 옮김, 책이있는풍경)이란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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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 있게 읽은 책, 2016년 3월 둘 째 주
고미야 가즈요시 지음, 정윤아 옮김, 회사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숫자력, 비전코리아 어떤 일의 기본을 차근차근 가르쳐 주는 책을 읽으면 배우는 것이 많아 뿌듯하다. 고미야 가즈요시의 “숫자력” 책은 나처럼 숫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숫자는 도무지 외워지지 않는 사람에게 딱 도움이 되는 매우 기초적인 내용이어서 좋았다. 이처럼 업무의 기초를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책으로는 작년에 읽은 도해사고력: 그림으로 그리는 생각정리 기술 (나가타 도요시)도 있다. — 니이미 마사노리 지음, 조미량 옮김, 치매가 되는 습관 치매를 피하는 습관, 넥서스북스 이 책은 치매를 가진 저자의 95세된 어머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노화와 건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꽤 재미있다. 저자는 이식면역학을 연구하는 의사로서 쥐의 심장이식 수술 시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를 들려주면 희한하게도 수술 후 쥐의 생존 기간이 다른 클래식 음악이나 뉴에이지 음악 등을 들려준 경우에 비해 현저하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로 2013년 이그노벨상을 받은 인물이다. 또한 소화기외과 의사이지만 지나치게 세부 전문 분야로 좁혀들어가는 서양의학의 치료 방식에 한계를 느껴 추가로 한의학을 10년 넘게 공부해 이제는 한약도 처방하는 독특한 의사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치매를 습관 7 가지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는데 어떤 과학적 근거가 있다기 보다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여러 환자를 상대해 본 의사의 통찰 정도로 이해하고 참고하면 될 것 같다. —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정문주 옮김, 소비를 그만두다, 더숲 (2015) — 원제: 「消費」をやめる (2014)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남도현 옮김,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 이숲 (2016) — 원제: 路地裏の資本主義 (2014) 두 책 모두 이미 저성장기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경제 상황을 배경으로, 급속한 경제 발전 과정에서 사회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반성과 개인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대안적 소비 생활에 대한 책이다.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는 번역 회사를 차려 꽤 성장시켜보기도 하고 2000년대 닷컴 붐이 일었을 때 벤처 투자 회사를 운영해 본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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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A close-up of a car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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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Feb-March 2016
[su_highlight]사토 오오키 지음, 정영희 옮김, 넨도nendo의 문제해결연구소, 한스미디어[/su_highlight] — 디자인 회사 넨도의 대표 사토 오오키가 주간 다이아몬드라는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 편집한 책. 2014년에 나온 넨도 디자인 이야기(정영희 옮김, 미디어샘)와 유사한 맥락의 내용이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사토 오오키가 디자인 프로젝트 때문에 세계 방방 곡곡을 누비고 다니지만 쇼핑에는 관심이 없어 일만하고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읽어 보았는데 이 책에서는 자신이 평생 손목에 시계를 찬 적도 없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참 특이한 인물이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수중에 손목시계가 없는 건 물론, 태어나서 시계를 한 번도 차 본 적 없는 사람입니다. 즉 시계에 전혀 흥미가 없는 사람인거죠.” — 사토 오오키 지음, 정영희 옮김, 넨도nendo의 문제해결연구소, 한스미디어, p72
— [su_highlight]황윤정 지음, 디자인은 다 다르다 2, 미술문화[/su_highlight] — 일본, 중국, 한국의 길거리에서 관찰되는 디자인의 특징을 각국의 문화적 배경과 엮어 해석을 시도하는 내용이다. 일본은 감각, 중국은 이념, 한국은 감정이라고 키워드를 뽑아내는 저자의 관점이 꽤 흥미롭다. 폰트 디자이너 고바야시 아키라의 저서 “폰트의 비밀 2″도 2권부터 읽었는데 황윤경 씨의 책도 1권을 건너 뛰고 2권부터 읽고 있다. — [su_highlight]공병호 지음, 3년 후, 한국은 없다, 21세기북스[/su_highlight] — 한국이 처한 경제적 위기를 구체적으로 짚어내는 책. 읽고 있으면 불안해진다. — [su_highlight]전성은 지음, 왜 교육은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가?, 메디치미디어[/su_highlight] — 제목을 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에 대한 존경심이 동기가 되어 읽게 된 책. 거창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한 저자의 깊이 있는 생각을 통해 나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반성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땅콩박사”라고 막연하게 들어만 보았던 조지 워싱턴 카버의 어린시절부터의 이야기가 자세히 소개된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추천. — [su_highlight]이케다 쿄코 지음, 서명숙 옮김, 정리의 마법 실천편, 넥서스북스[/su_highlight] — 정리에 관한 간단한 만화책. 정리에 관한 책은 많이 나와 있고 내용도 대체적으로 뻔한 내용이지만 이런 책을 가끔씩이라도 읽으면 정리 충동이 일어나서 집안 정리에 도움을 받는다. 이 경우 책값은 동기부여 비용(motivation cost)으로 간주해야 할 듯. — [su_highlight]이시다 준 지음, 황성준, 신일철, 임단비 옮김, 만화로 배우는 가르치는 기술, 라즈베리[/su_highlight] — 실용적인 지식을 만화로 소개하는 책이 많아져서 반가운데 이 책도 그 중 하나. 물론 만화로 스토리를 엮어내는 과정에서 결국 극적인 해결로 마무리되는 것이 작위적(作爲的: 꾸며서 하는 것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짧은 시간에 해당 주제에 대해 감을 잡는데에는 이런 종류이 책이 매우 유용하다.]]> -
Prepare for Landing
비행기가 올라갈 때 비해 내려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가 뭔가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해 Andrew Novikov라는 사람이 올린 답변에 의하면 비행기가 올라갈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순항고도로 올라가는 것이 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편, 하강시에는 단계적으로 밟아야 하는 이런 저런 복잡한 절차가 많아서 시간이 더 걸린다고 이야기한다. 지상에는 부딪히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건물, 나무, 산 등이 많으니 땅으로부터 벗어날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올라가는 것이 도움이 되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올 때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다. 사람은 청소년기까지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만 중년을 지나면서 서서히, 오랜 시간에 걸쳐 노화가 진행된다. 특히 인생의 노화가 비행기의 하강 과정과 닮았다고 느낀다. 40대 후반을 거치면서 노안과 기억력 감퇴가 시작되고 몸 여기저기 쑤실 때마다 아직 노년이 한참 남은 것 같은데 벌써 착륙 준비가 시작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묘하게도 안전벨트 표시가 켜지면 그제서야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다. 그렇게 20분 여를 자리에 앉아 진작 화장실에 다녀오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면서 말이다. 인생의 하강을 시작하면서 진작 해두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일들이 여럿 있다. 그 중 하나가 나이들어 뒤늦게 시작한 중국어 공부. 적응 속도도 느리고 학습 효과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20년 전에 시작했더라면 시간 대비 효과가 훨씬 더 컸을텐데 왜 그때는 시도하지 못했을까 아쉽지만 소용없다. 어찌되었건 결국 목적지에는 도달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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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카와 가쓰미, 나와 닮은 사람
내가 좋아하는 저자 우치다 타츠루의 친구라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된 히라카와 가쓰미 (平川克美 @hirakawamaru). 그의 저서 다수가 국내에 번역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눈에 띈 책이 “나와 닮은 사람“(박영준, 송수영 옮김, 이아소, 2015).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돌아가실 때까지 마지막 일 년 반을 함께 보낸 이야기를 적어나간 글인데 울컥 눈물을 자아내는 극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연로한 부모와의 관계와 헤어짐의 과정을 차분하게 그려냈다. 읽어볼 만하다.
“가장 만나고 싶을 때는 만나지 못하고, 가장 필요한 말은 결국 건네지 못하는 것이 인간사일지 모른다. 생각대로 되는 세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작의 신호도, 끝남을 알리는 마침표도 나오지 않는다. 늘 갑작스레 시작되고 허공에 매달린 상태에서 종지부가 찍힌다. 인생은 영화 같은 것도 아니고 하물며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게임 같은 것도 아니다.” —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박영준, 송수영 옮김, “나와 닮은 사람“, 이아소, 2015,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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