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eautiful product, except that mine is no longer functional.]]>
[글쓴이:] soonu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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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노나카 이쿠지로, 창조적 루틴
“반면에 지식은 정보의 단순한 집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물리적인 자원이나 정보와 비교해 지식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지식은 사람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탄생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단번에 발견하고 수집할 수 있는 독립적인 대상이 아니다. 지식은 능동적으로 사람이 창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식창조의 원천인 사람 및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 노나키 이쿠지로 지음, 김무겸 옮김, 창조적 루틴: 1등 기업의 특별한 지식 습관 (원제: Managing Flow), 북스넛, p27
지식을 고정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이 아닌 주고받음의 과정(interactive process)으로 파악한 저자의 관점이 매우 유익했다. 추상적인 개념이 많아서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번역이 꽤 잘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어 원서도 있고 일어 원서도 나와있는데 도대체 어느 쪽을 기준으로 번역했을지 궁금하다. ]]> -
quote: 노나카 이쿠지로 외,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일본군의 전략은, 작전 목적이 추상적이고 다의성을 띠고 있었으며, 그 전략 지향은 단기결전이며, 전략 수립의 방법론은 과학적 합리주의보다 독특한 주관적 인크리멘털리즘[incrementalism]에 기대고 있었다. 전략 대안의 선택폭은 좁았으며 통합성이 결여되어 있었다. 자원으로서의 기술 체계 역시 특정 부분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일점호화주의[一點豪華主義]로 전체적인 균형이 부족했다. 또한 일본군 조직은 본래 합리적이어야할 관료 조직이 인맥을 기반으로 하는 집단주의와 혼재했고, 시스템에 의한 통합보다도 개인에 의한 통합이 지배적이었다. 학습은 기존의 틀을 강화하는 고정적 방향으로 치달았으며 업적 평가는 결과보다 동기나 과정을 중시했다. 이러한 원인을 종합하면, 일본군은 자신들의 전략과 조직을 환경 변화에 맞게 바꾸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 노나카 이쿠지로 외 5인 지음, 박철현 옮김,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 태평양 전쟁에서 배우는 조직경영, 주영사, pp348-349
지식경영에 관한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가 집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읽게 된 책. 일본이 벌인 전쟁에서 대표적인 실패 사례 여섯 가지를 조직경영 차원에서 분석한 내용이 무척 흥미롭다.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찾아내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위의 인용구는 일본군의 조직 상의 문제를 요약 정리한 것인데 구구절절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이 책에서는 일본군에 비해 미군이 가진 조직상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일본이 패전국이니만큼 자연스럽게 그런 귀결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면 그런 조직상의 강점을 가진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는 승기를 잡지 못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4장. 실패의 교훈 — 일본군 실패의 본질과 오늘의 과제”에서는 조직학습이론의 구조를 총정리해주고 있는데 이 내용 또한 압권이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정리해볼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
quote: 한명기 지음, 병자호란 2
“17세기 초반 조선은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던 명청교체라는 커다란 격변을 저지하거나 거스를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조선은 명과 청, 두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는 약소국이자 ‘종속변수’였다. ‘끼여 있는’ 약소국이 자존을 유지하며 생존하려면 역량을 키우는 것이 절실했다. 그러나 그것은 짧은 시간 안에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 어떻게 했어야 할까? 앞에서 언급했듯이 내정과 외교 양면에서 극히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했어야 했다.” –한명기 지음, 병자호란 2: 역사평설, 푸른역사,p358
2014년에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와 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1월 독서모임 도서로 한명기 지음, 병자호란 1, 2권이 선정되었다. 애당초 두 권 모두를 읽어가기는 무리라고 생각해서 1권만 읽어가야겠다라고 마음 먹었는데 왠걸 1권에서는 병자호란에 이르는 시대적 상황만 설명되어 있고 정작 병자호란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게다가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고 배울 점이 많아 자연스럽게 2권까지 읽게 되었다. 긴박하고 안타까운 역사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몰입되어 “나라가 망해가는데 어쩌면 좋은가?”라는 다급함에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자신의 성공은 부각시키고 실패는 덮어두려는 경향이 강한 것이 인지상정이긴 하지만 마치 사체를 부검하듯 병자호란이라는 처절한 패배에 이른 경황을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 살펴봄으로써 현재의 안일한 태도를 반성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어 대단히 많은 유익을 얻었다. 내가 만약 400년 전으로 돌아가 인조 정권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크게 바꿀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으리라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낀 바였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개인이 앞으로 다가올 국가적 차원의 커다란 파국을 막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 한류의 위기와 기회
“스스로 작금의 한류에 대한 엄중한 물음을 던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신체적 장애우들이 케이팝 밴드(K-Pop bands)를 보면서 자신감과 영감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들이 거기서 매혹적인 외양보다 더 강력한 공헌, 믿음, 비전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이만열),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한류의 위기와 기회, 중앙일보 오피니언 기사, 2014년 1월 7일(화) p32 글쓴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Emanuel Pastreich)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강남스타일’에 이어 등장한 싸이의 ‘젠틀맨’이라는 뮤직비디오의 내용이 ‘물질주의에 대한 풍자’라기 보다는 “소비문화에 대한 찬양과 여성에 대한 모욕적인 취급“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고, 한류의 나아갈 방향으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1964년생의 미국인으로서 예일대 학사(중문학), 도쿄대 석사(비교문화학–석사논문 전체를 일본어로 작성했다고), 하버드대 박사(동아시아 언어문화학), 일리노이대 교수, 조지워싱턴대 교수, 우송대 교수 등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18년째 생활 중인데 2013년에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방인의 눈을 통해 우리나라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흥미롭다. 참고 1: 양화진문화원에서 가진,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강연 동영상: “한국 문화의 세계화 조건” 참고 2: TEDxHongreung에서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발표 동영상: “Dream of grandmother and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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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교훈
병자호란 1: 역사평설(2013, 푸른역사)을 읽으면서 느낀 점:
- 나라와 백성이 힘이 없으니까 당하기만 하는구나.(명에게 당하고, 후금에게 당하고, 일본에게 당하고, 관리에게 당하고)
- 당파가 서로 싸우고 모반하고, 정적을 잔인하게 죽이는 행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명의 엄당과 동림당 사이의 싸움)
- 현명하고 용맹한 인물 한 사람이 있고 없고가 커다란 파급력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악독한 마음을 품은 인물 한 사람이 사회와 국가에 미치는 파급력도 대단하구나.(원숭환 vs 모문룡)
- 안으로는 사색당파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 바깥으로부터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 등 수없이 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이 살아남았다는 게 기적이구나.
- 400년전과 마찬가지로 강대국 틈새에 낀 우리나라가 주변의 힘있는 국가들에게 정보전쟁, 경제전쟁, 기술전쟁에서 농락당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국민들이 그저 넋놓고 놀고 있으면 안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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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한명기 지음, 병자호란 1
[우의정 신흠은] “나라의 형세가 당당할 때는 조정에 문제가 있어도 백성들이 감히 원망하지 못하지만, 쇠약할 때에는 한 가지 잘못만 있어도 원망이 일어나는 법”이라고 했다. 신흠은 당시 현실을 ‘늙고 병들어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급박한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백성들에게 책임을 묻지 말자고 했다. 정경세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조정 차원에서 반성해야 한다고 부문했다. 그는 ‘반정 직후부터 조정이 신의를 잃었기 때문에 백성들이 원망한다’고 진단했다. — 한명기 지음, 병자호란 1: 역사평설, 푸른역사, pp74-75 (인조가 광해군을 내쫓고 왕위에 오른지 얼마 안 되어 일어난 이괄의 난을 겨우 진압하고 나서 반란군에게 동조한 백성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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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최윤식, 부의 정석
“현재대로 진행되었을 경우 예상되는 미래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무언가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당신이 만들고자 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규정해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더 나은 미래가 현실이 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현재 역량을 냉정하게 직시하라.” — 최윤식 지음, 부의 정석: 한국인의 6가지 걱정에 답한다, 지식노마드, p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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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ision course
결정적으로 음식이 맛이 없다. 몇 명 안 되는 다른 손님들의 인상을 보아도 맛있게 먹고 있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최윤식 지음, 2030 대담한 미래 (지식노마드)에서는 “자영업 창업자 10명 중 6명이 3년 안에 폐업을 한다”고 하는데 (p128) 이렇게 맛이 없는 음식점이 과연 3년을 버틸 수 있을까? 가만히 놓아두면 결국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 예상되는 collision course(결국 충돌할 수 밖에 없는 경로)상에 있는 이 가게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아 안타까운 심정으로 가게를 나섰다. 그나마 가게 주인이 “맛있게 드셨습니까?”라고 나에게 묻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해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고민했으리라. 이런 상황을 둘러싼 몇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 경우 1: 음식맛이 없다는 것을 주인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 만약 주인이 음식맛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왜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았는지 파악하지도 못한 채 1-2년 안에 가게 문을 닫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마치 비즈니스 감각이 현저하게 결여된 2세, 3세 경영자가 기업을 물려받아 회사를 말아먹는 경우와 닮았다. 자신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주관적인 인식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객관적인 인식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보다 객관적으로 본 현실을 당사자에게 깨우쳐 줄 수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되겠지만 (1) 당사자 자신이 남의 말을 열린 마음으로 들을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 (2) 꼭 필요한 고언을 해 줄 용기와 관심을 가진 동료나 코치역할을 할 멘토가 주변에 별로 없음이 안타까운 일이다.
- 경우 2: 주인은 음식맛에 대해 문제점을 느끼지만 주방장이 가족이거나 사업 파트너이거나 혹은 주인의 마음이 여려서 교체가 불가능하다. – 문제를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서 관계의 족쇄에 묶여 손을 쓰지 못한다면 적자 폭이 늘어나는 것을 계속 지켜보는 가운데 사업자금을 다 까먹고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비즈니스 센스는 갖췄지만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실질적 권력을 가지지 못한 채 명목상의 경영권을 넘겨받은 전문경영인의 경우와 닮았다.
- 경우 3: 주인, 주방장 모두 음식맛에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자금 형편상 저가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 사업 초기의 빠듯한 자금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저가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형편이 나아지면 차츰 좋은 식재료로 바꿀 생각이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제한적인 동네 음식점에서 초기에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만회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는 지역적 한계나 규모 상의 한계에 부딛혀 원하는 수준의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사업을 꾸려가야 하는 많은 중소기업의 상황과 유사하다. 문법적 오류와 철자 오류가 여기저기 눈에 띄는 영문 이메일을 해외 고객에게 내보내고 있으면서도 회사의 인력 구성상 달리 손쓸 방도가 없어 그저 상대방이 너그럽게 봐주기만을 바라는 중소기업이 아주 없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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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 Wong, cofounder of Kiip
This will make you feel like a total slacker http://t.co/nvH1IP70RY
— Ángel Cabrera (@CabreraAngel) January 6, 2014 기사에서 소개된 인물 중 Brian Wong이라는 22살의 청년은 남들이 대학에 입학할 나이(18살)에 캐나다의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대학을 졸업했고, 대학 재학 중에 그의 첫 회사를 설립했다. Digg라는 회사에서 잠시 근무한 이후 2010년에 설립한 모바일 광고 서비스 회사 Kiip은 설립 2년만인 2012년에 이미 150억원대 벤쳐 투자 자금을 확보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스무살 때 TEDxYouth@Castilleja에서 발표한 강연 동영상을 보면 그저 장난끼 넘치는 어린 청년으로 보이는데 삶을 살아가는 속도는 남다르다. Angel Cabrera 총장이 “이걸 읽으면 자신이 엄청 게으른 사람으로 보일 거예요”라고 자신의 트윗에 적은 말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