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soonuk2

  • work-life balance

    기업가의 자서전을 읽다보면 자신이 열심히 일하느라 가족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동안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아버지의 부재를 이해하고 참아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을 때면 착잡한 심정이 된다.

    “우리 세대가 다 그렇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나 역시 결혼 30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아내에게 다정스레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든지, 혹은 겉으로 그런 내색이라도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늘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L모씨의 자서전, 11-12쪽 (문맥상 썩 좋은 이야기가 아니므로 저자와 책 제목을 밝히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책에 버젓이 써놓았으니 부인의 마음은 과연 어떠할지도 궁금하다. 일과 가정 생활의 균형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 the aftermath of defeat

    Defeat is, in most cases, painful, remorseful, and penalizing.

  • a small gift by a student from Thailand

    A small elephant (with a tiny candle in it) quietly sits on Apple Magic Mouse. The elephant was a gift that a student from Thailand brought for the school. A nice, friendly gesture.

  • 빈곤에 대해

    빈곤에는

    • 누림과 성장의 바탕이 되는 기본적인 것들이 갖춰지지 않은 ‘자원의 빈곤’과,
    • 자원은 충분히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누려야 하는지 모르는 까닭에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여건 속에서도 어설픈 수준의 생활을 계속하는 ‘상상력의 빈곤’이 있다.

    영화 Italian Job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이 우여곡절 끝에 거액의 부를 손에 쥐었지만 그것을 누리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 그저 자기 친구들의 취향을 따라 몇 가지 고급품을 구입하는데서 그치는 내용이 나온다. 영화는 그의 몰취향(tastelessness)을 ‘상상력의 빈곤’으로 표현한다.

    일상 생활 속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상상력의 빈곤의 예로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냉장고에 각종 요리 재료가 있지만 뭘 어떻게 만들어 먹어야할지 몰라서 계속 인스탄트 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
    • 시간이 남아돌지만 뭘 해야하는지 몰라서 별로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이리저리 돌려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
    • 자신과 가족의 생활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정도의 재산이 있지만 ‘생활의 개선’에 대해 전혀 아이디어가 없어서 술과 노름과 같은 사소한 유흥이나 도움이 안 되는 자잘한 사치품에 대한 소비로 결국 그 재산을 다 소진해 버리는 경우
    • 조금만 알아보면 자신의 재능과 가치관에 더욱 부합한 직장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현재 직업이 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하면서 보람없는 직장에 계속 다니는 것
    • 소중한 사람의 생일에 어떤 선물을 해줘야 그 사람이 기뻐할 것인지 몰라서 그냥 현금만 보내는 것 (더 안 좋은 경우는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아무 것도 보내지 않는 것)
    • 모처럼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는데 날씨가 덥니, 음식이 입에 안 맞다느니, 잠자리가 바뀌어서 잠이 안 온다느니 불평만 늘어놓다가 짜증섞인 표정으로 돌아오는 것

    *일러두기: 이 글은 원래 2004년 5월 경, 그 당시 soonuk.com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이 글을 조용히 퍼가셨던 분의 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어서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일부 수정함.

  • Buying time

    Video, audio, books. These all ask for time to consume the experience and information provided therein.

    Some people are so busy and so much occupied that they cannot spare 18 minutes of attention to watch a TED confernece presentation or read five-page Atlantic Monthly article delivered or written by their favorite thinker.

    Despite all the means and tools such as mobile devices and 3G connection to allow access to huge amount of intellectual contents while on the move, it is often almost impossible to find that slim window of mind to focus on anything when your mind and schedule is fully saturated already.

    Thus I imagine that we need an agent who would throw information at us without our own planning, like a secretary who have been given permission to interrupt his or her boss with a notice of an urgent call. The agent may also sneak around us waiting for the right moment to fill in just right amount of information between different tasks. An example would be the agent start playing an audio clip in the car that we drive, and the audio clip would be of such length that would fit the estimated duration of the drive, estimated by the agent based on the destination and the traffic condition. It then would be much like a form of personalized radio station, with the agent as the DJ.

    Would a software someday be able to forecast my attention span ahead of the time and match my focus with my interests?


    **Or, such service might already be available for some people, such as CEOs with smart secretaries, or children with attentive parents. Those real human beings can even go further to suggest, based on their own best judgments, what we should be interested in.

  • Mental Budget for Innovation

    1984년에 TED Conference를 시작한 Richard Saul Wurman은 그의 최근작 33: Understanding Change & the Change in Understanding 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Don’t put down a goal that is based on your expertise. Instead talk about what your are ignorant about, your desire to learn about something, your desire to create and explore, and navigate paths to knowledge, that curiosity is a bucket that is infinitely deep bottom that represents an unlimited repertoire.

    – Richard Saul Wurman (via Tibetan Tailor)

    한편, 혁신 및 디자인 전략 컨설팅 회사인 Doblin (Monitor 그룹 소속)의 Larry Keeley는 Kodak사의 최근 파산보호신청에 대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The strategic mistake, he argues, was not ignoring change but trying new things with familiar capabilities at the exact moment Kodak needed to be hungrier to do truly new, unfamiliar things.

    – Larry Keeley (via CTV News)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우리가 어떤 목표를 세우려고 할 때 자신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재능이나 역량을 기준으로 달성가능한 목표를 세워서는 진정한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 보면 혁신을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커다란 변화를 이뤄내려면 *익숙한 수준*이라는 경계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혁신을 요구하는 리더는 많은 경우 무모하다. (물론 무모하기만 하다고 혁신을 달성하는 리더가 되는 건 아니다.)

    이와 연관된 몇 가지 생각:

    • 근본적으로 학습이란 미지에 대한 도전이자 모험이다.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면 학습은 일어나지 않는다.
    • 호기심이란 자신의 무지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다.
    • “이것도 몰라?”라고 아이 또는 직원을 다그치는 것을 통해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불러일으키기란 어렵다.
    • 틀리는 것에 대한 혐오를 키우는 교육 방식을 통해 과연 학습에 대한 애착을 키울 수 있을까?
    •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학습이라기 보다는 강화(reinforcement)에 해당한다.
  • 정보불안증 (Information Anxiety)

    “세미나에 참석을 했는데 알아들은 것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 뿐이고 그 외의 것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세미나를 들으면서 연신 끄덕거리는 것을 보니 남들은 다 이해하는가 보다. 아마도 내가 공부를 덜한 탓이겠지. 연사에게 질문을 하고 싶지만 나의 무식이 탄로날까봐 차마 손을 들 수가 없다.”

    “출근을 하니 밤새 미국의 다우존스산업지수가 몇 십 포인트나 떨어졌다고 서로들 걱정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도 ‘그거 참 큰일이네’ 라고 동조했지만 다우존스산업지수가 무엇인지 알고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새로 구입한 핸드폰에 뭔가 기능이 상당히 많은 것 같은데 조작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그냥 전화를 걸고 받는 용도로 사용하는 데에 만족하고 있다. 사실 속으로는 상당히 찜찜하다.”

    과잉 정보의 소용돌이 (Information Overflow)

    인터넷의 보급과 사내정보시스템의 발달 덕택에 우리 손에 들어오는 정보의 양은 늘어났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은 예전 그대로이다. 정기 구독한 전문 잡지들은 포장을 뜯을 새도 없이 쌓여만 가고 책꽂이에 늘어만 가는 읽지 않은 책들은 부담감으로 우리를 짓누른다.

    글로벌화된 비즈니스 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일본, 미국, 중국을 넘어 카스피 해를 둘러싼 러시아와 신생독립국의 새로운 유전 개발의 움직임과 세계 3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의 산업 동향과 아르헨티나의 통화 정책의 변화에 대해 알고 있어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한다.

    또, 자신의 학창 시절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나노테크놀로지는 무엇인지, 수많은 바이오 관련 기술은 무엇을 말하는지, 그리고 XML, SOAP, J2EE 등을 비롯한 컴퓨터 및 e-business 관련 용어의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보고서와 대화에서 그러한 용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처지에 고뇌하기도 한다.

    정보 불안증의 증상 (Symptoms of Information Anxiety)

    정보 과잉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 정도에 따라 몇 가지 정보 불안증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예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끄덕끄덕 신드롬 (Uh-Huh Syndrome): 세미나나 대화 중에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 나와도 마치 자신이 잘 알아듣고 있다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연신 고개를 끄덕거린다.
    2. 조용히 앉아 있기 (Keeping a Low Profile): ‘어리석은 자도 입을 다물고 있으면 지혜로운 자로 여겨지게 된다’는 격언을 떠올리며 회의나 세미나 시간에 아무 소리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다. 세미나 등에서 질의 응답 시간이 되면 장중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 지는 것을 보면 상당히 많은 사람이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전문 용어의 과도한 사용 (Excessive Use of Jargons): 정보불안증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용어를 인용하여 자신의 불안감을 감추려는 경향을 보인다.
    4. 방어적 언어 구사 (Defensive Speech): 정보불안증에 걸린 사람이 두려워 하는 것은 자신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이들이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방어적인 언어를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대화 중에 “당연히” 또는 “당연하죠” 라는 표현을 삽입함으로써 질문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도 하고, 상대방이 질문하려는 눈치를 보이면 의도적으로 인상을 찌푸리거나 다른 곳을 쳐다 보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한다.
    5. 보복적 행동 (Retaliative Behavior): 정보불안증의 증상이 심해지면 다른 이들의 약점을 공격함으로써 그동안 자신이 겪은 고통을 보상하려는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의 전형적인 예는 냉소적인 미소와 함께 걱정스러운 음성으로 “아, 그것도 모르셨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6. 현실의 부정 (Denial): 정보불안증의 가장 심각한 상태에 도달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외에 새로운 것의 존재 가능성을 부인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믿기 시작한다.

    정보불안증의 극복 (Antidote to Information Anxiety)

    지내다 보면 유난히 질문을 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른다는 사실이 남에게 알려져서 체면이 깎이는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답변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서 더욱 큰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해 칭찬과 고마움을 표시하는 데에 전혀 인색하지 않다.

    각 개인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알고 있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인간은 어차피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 공동체의 지식은 각 구성원이 나누어 가지는 일종의 분산 저장 체제(distributed storage system)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불안증의 극복은 자신의 무지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와 원하는 정보를 필요한 때에 상대방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의 습득을 통해 이루어 진다. 그리고 그 기술의 요체는 질문하기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교육과정을 통해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기 보다는 가급적이면 질문을 하지 않도록 훈련받아 왔다. 우리가 정보불안증에 시달리고 세미나 시간에 질문이 없는 것도 돌이켜보면 그럴 만도 하다. 질문하기가 곤란하다면 적어도 인터넷 검색 엔진이라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정보불안증 해소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미있는 의사소통의 추구 (In Pursuit of Meaningful Communication)

    정보불안증에서 벗어나는 또 한가지 방법은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의미한 정보(meaningless information)를 걸러 없애는 것이다. “무의미한 정보”란 문맥을 가지지 않는 단순한 데이터(contextless data) 또는 사용자의 상황과 필요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정보(irrelevant information)를 말한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장식 효과를 목적으로 발표의 요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림을 군데 군데 채워 넣거나, 단지 눈에 띄이게 하려는 목적으로 스펨 메일이나 팝업창을 남용하는 것이 무의미한 정보의 예이다. 또한, 자신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전문용어로 자신의 연설문과 대화를 치장하는 것도 걸러 내어져야 할 무의미한 정보에 해당된다. 그렇게 보면 세미나 시간에 질문이 적은 또 하나의 이유는 연사의 발표가 무의미한 정보의 나열에 불과하여 의미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자신이 깨달은 말로 다섯 마디 말을 하는 것이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일만 마디를 지껄이는 것보다 낫다” 는 처럼, 개인과 조직의 의사소통에서 무의미한 정보를 걸러내고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전달할 수 있다면 그만큼의 정보의 범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일러두기: 이 글은 원래 2002년 7월 29일자로 그 당시 soonuk.com 블로그에 올렸던 글(스토리지 솔루션 업체인 EMC의 사내 잡지에도 기고했었음)인데 이 글을 ‘퍼’ 갔던 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어서 다시 가져와서 일부 수정했다. ‘펌질’이 일종의 사회적 백업 역할을 한 셈이다.

    이 글의 내용은 TED 컨퍼런스를 시작한 Richard Saul Wurman의 책 Information Anxiety를 통해 배운 바에 그 기초를 두고 있음을 밝혀둔다. 참고로 이 책이 쓰여진 지 20년이 지난 2010에도 여전히 insightful한 저자의 최근 강연 동영상도 볼만하다.

  • Audiobook, Voiceover and Translation

    I listen to audiobook once in a while and the experience of listening to audiobooks has a lot to do with by whom it is read.

    I like it the best when the audiobook is read by the author him/herself. An outstanding example would be “Re-Imagine!“, both written and read by Tom Peters ($27.97 at Audible or $23.95 at iTunes Music Store). Tom Peters is a great speaker and his audiobook is much like listening to his speeches.

    Most audiobooks, however, are read by professional readers. Some of the audiobooks are rather difficult to keep listening because of the “flatness” of the voice. I can only guess that the professional readers would rather refrain from emphasizing any portion of the book from their own subjective viewpoint because they are not the author. But that makes the listening experience rather drowsy and bland. Listening to such audiobooks while driving could be very dangerous.

    I was delighted to find Daniel Yergin’s remarkable book “The Quest: Energy, Security, and the Remaking of the Modern World” in audiobook format. It is a very long book, and it takes more than 29 hours to listen to. The book is fluently read by Robert Petkoff who has background as musical stage actor. Perhaps due to such background, the sentences have more flow and rhythm and the book is very easy to listen to.

    In a short video clip on the topic of voiceover, Marc Cashman(*) discusses what it is like to speak (or read) on behalf of someone else while being invisible to others. I then thought that the act of reading for audiobooks is much like translation. In translation, you can either blandly transliterate original text into another language, keeping subjective viewpoints from getting infused, or you can subtly add flow and rhythm in the translation so that the readers would feel more comfortable to follow. I would prefer the latter.

    — *Marc Cashman is the one who reads audiobook “Getting More: How to Negotiate to Achieve Your Goals in the Real World“, written by Stuart Diamond. Since Stuart Diamond is a teacher who speaks a lot in public (an example: his 1-hour speech at Google), it could have been nice if he himself had read the book for the audiobook.

  • bottle caps that won’t come off

    잉크병 뚜껑이나 과일잼 병 뚜껑이 마르면 열기가 엄청 어려워진다. 이들 병뚜껑의 특징은 뚜껑 테두리가 주로 매끈하다는 것. 게다가 잉크병의 경우 지름이 작기까지 하다.

    음료수 병 뚜껑의 경우 표면에 홈이 파여 있어도 지름이 작아서 쥐고 돌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어떤 음료수 병 뚜껑은 지름도 크고 표면에 홈이 파여있기까지 하지만 너무 꽉 닫혀 있어서 어지간한 힘을 주지 않고서는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손이 약하거나 관절염 등의 질병을 가진 이들에게 이런 열리지 않는 뚜껑은 좌절감과 패배감을 안겨준다. 이런 병을 설계한 이들은 운동으로 단련된, 근육질 몸매를 가진 기술자들인가? 약자에 대한 배려를 디자인에 반영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때로는 어린이들을 위험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일부러 열기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다. 아래는 순간접착제 병인데 아무나 쉽게 뚜껑을 열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점은 감사한 일이다. 문제는 나도 열 수가 없다는 것. 뚜껑을 일정 방향으로 돌린 후 위로 잡아 올려야 하는데 사진에서 보듯 표면이 매끈한 데다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로 되어 있다. 몇 번이고 애쓰다가 나도 결국 포기했다.

    이런 좌절감으로부터 구해주는 고마운 제품을 발견했으니 바로 아래에 보시는 1000원짜리 제품. 돌려서 여는 뚜껑에는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디자인은 손으로 쥐고 힘을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관절염을 가진 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

    한편, 우리 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지만 뚜껑을 여는 다양한 도구를 소개하는 사이트도 있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이런 제품을 항상 휴대할 수 있느냐가 문제. 필요할 때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냉장고 문에 바로 붙여 놓을 수 있도록 되어 있거나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예컨대 휴대폰 고리, 가방 악세서리 등–에 통합되어 있으면 더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