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soonuk2

  • Autumn in Andong

    Autumn looks different depending on where you are. The following pictures are impressions of Autumn seen from Andong in early November. 가을은 어디에서 감상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아래의 사진은 11월초 안동에서 찍은 가을의 인상이다.

    Autumn leaves. 낙엽이라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무슨 나무의 잎인지 알 수가 없다.

    “전통 기와 지붕에 매달린 메주”를 영어로 뭐라고 해야 할까? 한국 고유의 정취를 외국어로 표현하는데 본래 한계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나의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것일까?

    대추. 두바이 공항에서 지역 특산물이라고 설탕에 절인 대추를 많이 팔고 있었던 것이 기억나는데 외국 대추나무(학명:Phoenix dactylifera)의 사진을 보니 내가 어렸을 때 봤던 대추나무와 전혀 다르게 생겼다. 중동의 대추는 dates라고 하고 우리나라의 대추(학명:Ziziphus zizyphus)는 jujube 또는 Chinese/Korean dates라고 하는 듯. 이 둘이 열매는 서로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실은 다른 종류라는 거 처음 알았다.

    해바라기(sunflower)꽃이 열매로 바뀐 상태를 영어로는 뭐라고 할까? 해바라기는 학명으로 Helianthus annuus라고 한다. Wikipedia에 의하면 해바라기씨의 최대 생산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라고. (해바라기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화(國花)임) 그러고 보니 Sophia Loren이 주연한 Vittorio De Sica 감독의 1970년 작품 “해바라기(Sunflower)”의 배경이 우크라이나였다. 해바라기는 애당초 멕시코 지역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지방에 해바라기가 그토록 많이 재배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네덜란드 사람인 빈센트 반 고흐가 해바라기 그림을 그렇게 열심히 그린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해바라기씨의 배열과 피보나치수열의 관계는? 해바라기 하나만 가지고도 공부할 내용이 엄청나게 많다.

    “벼”는 영어로 뭐라고 해야하나? 벼도 쌀도 둘 다 rice인가?

    Ginkgo leaves. Notice the spelling. It is “Ginkgo”, not “Gingko”. 은행나무를 영어로 쓸 때 철자가 독특하다는 거 처음 알았다. 이거 틀리기 너무 쉬울 듯.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왠지 느낌에 daisy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daisy를 키워드로 해서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나온 사진과 비슷한 듯. Daisy는 우리말로 뭐라고 할까? 국화과에 속한 식물이니 “국화의 일종”이라고 부르면 되는 걸까?

    단풍은 도대체 영어로 뭐라고 할까? 누군가는 이를 maple leaves라고 한다는데 캐나다를 상징하는 그 maple leaves와는 좀 다르게 생겼다. 이런 단풍은 Wikipedia에 의하면 학명으로는 Acer palmatum, 일반적으로는 Japanese Maple 또는Smooth Japanese Maple이라고 부른다고. 동해를 Sea of Japan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 비하면 식물명에 대해서는 관대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더 검색해보니 Korean Maple은 따로 있다고 하네. 학명으로는 Acer pseudosieboldianum. 사진으로 봐서는 Japanese maple과 Korean maple이 구분이 잘 안 간다. 일본 단풍나무와 한국 단풍나무는 어떻게 구분하는 걸까? 이런 궁금증 때문에 더 검색해봤더니 단풍나무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서 약 110종에 이른다고한다. 식물학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꽈리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 Wikipedia에 의하면 학명으로는 Physalis alkekengi, 그 외에 일반적으로 Bladder cherry, Chinese lantern, Japanese lantern, or Winter cherry 등으로 불린다고. 그러나 이런 학문적 분류나 명칭보다 꽈리열매를 따서 이런 저런 놀이를 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꽈리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먹지는 못하지만 재미있는 열매. 이런 종류의 식물을 toy plant라고 부르면 어떨까?

    (persimmon). 나는 감을 좋아하지 않아서 잘 몰랐었는데 딱딱한 감을 단감(떫은감)이라고 하고 잘 익어서 연해진 감을 홍시 또는 연시(무른감)라고 부른다고. 이름부터 쉽지 않구나. 손봉호 교수의 수필 “잠깐 쉬었다가“에서 저자의 어린시절의 추억에서 감나무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정성스럽게 적은 것이 인상깊었다.

  • Design of an Event

    In the design of an event, there are hundreds and perhaps thousands of small things that matter.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다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Duct tape keeps wires in place. It keeps people from stumbling over. Try to use the duct tape with a color that goes well with the floor. 전선에 발이 걸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포장용 테이프입니다. 기왕이면 바닥색에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You need enough time to test the projector beforehand for a perfect show. Blurry screen gives the audience an excuse to doze off during the presentation. 슬라이드쇼를 제대로 하려면 프로젝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일찌감치 나와서 확인해야 합니다. 화면이 흐릿하게 보이면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Proper kind of chairs do matter. 의자도 제대로 된 것을 써야죠. Notepad and pen or pencil do help as well. People often forget to bring their writing device. 공책이나 연필, 펜 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필기구를 가져오지 않는 사람도 종종 있으니까요. Wireless microphones should be easy to turn on and turn off. Water bottles should be easy to open. Glasses should be clean and spotless. The name plate should be legible from a certain distance. The names should be spelled correctly. 무선 마이크의 작동이 어려우면 곤란하죠. 음료수 병마개도 쉽게 열리는지 확인해 보세요. 유리잔은 물론 깨끗해야겠고 명패에 쓰인 글씨는 멀리서도 눈에 보여야 합니다. 이름 철자가 틀리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세요. Fine dining should be served with careful attention to details. If your dish does not come while others start to eat, it can make you feel pretty nervous. Also, remember there are people who do not eat meat, wine, gluten or foie gras. 음식을 서빙할 때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 테이블에 둘러 앉았는데 자기 음식이 조금이라도 늦게 나오면 의외로 불안불안하답니다. 그리고 육류, 술, 밀가루 음식, 또는 거위간 등을 못 먹는 사람도 간혹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Refreshments are needed during breaks. 쉬는 시간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하세요. And a right kind of doorstop can help a lot. Really.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러냐 하실지 몰라도 행사를 치르다보면 문고정장치 같이 사소한 물건도 제대로 작동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 – – 행사 한번 치르는데 신경써야 할 곳도 많고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보니 한참 급할 때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한 명 있고 없고가 차이가 많이 난다. 성경 누가복음 10장 38-42절에서 마르다라는 여인이 집에서 손님을 치르는데 마리아라는 이름의 동생은 도와주지도 않고 손님과 같이 앉아 있어서 언니로서 하소연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편으로는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그들이 길 갈 때에 예수께서 한 마을에 들어가시매 마르다라 이름하는 한 여자가 자기 집으로 영접하더라. 그에게 마리아라 하는 동생이 있어 주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지라 예수께 나아가 이르되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 주라 하소서. 주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 누가복음 10:38-42

    위의 이야기를 이벤트 디자인 관점에서 본다면 손님을 모시는 입장에서는 융숭한 대접(hospitality)을 제공하고 싶은데 정작 손님은 그것보다는 같이 이야기나 좀 하고 싶어할 경우 융숭한 대접을 희생하고 소박한 대접으로 바꾸어 손님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더 낫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큰 행사에서는 세세하게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많지만 모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달성할 수만 있다면 사소한 실수나 부족도 눈감아 줄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우리집에서 손님을 모시면 어머니는 부엌에서 요리를 준비하시고 부지런히 식탁까지 실어나르시느라 정작 손님과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실 틈조차 없으셨던 것이 기억에 남아있다. 식탁에서의 어머니의 부재가 더욱 심각하게 느껴졌던 것은 식탁에 앉으신 아버지는 손님과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손님으로 오시는 분들은 주로 어머니께서 초대하신 어머니의 손님이셨기에 평소에도 식탁에서의 대화가 익숙하지 않으신 아버지로서는 손님을 앉혀놓고 말씀도 없이 조용히 밥을 드시는–그것도 TV가 켜져있으면 더욱 그랬다–그런 어색한 분위기에 나는 몸둘바를 몰랐었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전통적인 손님 접대란 “밥을 먹이는 것”이어서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이해는 가지만 어쨌거나 나에게 있어 누군가를 집에 손님으로 초대한다는 것은 이런 난감한 상황을 동반하는 것이기에 항상 부담스러웠다.

    그러기에 이벤트 디자인은 전체적인 사양을 간소화하고 표준화해서 신경을 써야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모임의 진정한 목적이 구현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환경의 세팅을 전문업체에게 일임하는 것도 그 방편 중 하나다. 위의 나온 사진은 지난 10/21-24일 기간 중 열린 행사의 사진인데 대부분 행사장인 호텔 측에서 마련해 준 것이다. 호텔에서는 허구한 날(day in and day out) 하는 것이기에 짧은 시간에 세세한 부분까지 척척 준비해 주어 행사 주최측에서는 행사의 목적에 집중할 수 있었다. 행사의 작은 부분까지 일일히 다 챙기려고 했다면 짜증은 짜증대로 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원망하고 손님들에게는 불편을 안겨주었을 텐데 남에게 맡길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 differences

    manager vs. leader
    inform vs. inspire
    being accepted vs. being tolerated
    respect vs. admire
    activity vs. achievement
    “Thank you.” vs. “I appreciate it.”
    want vs. need

  • the day has come

    For about a year, the team I belong to has been preparing for an international conference. The event starts this evening and will continue until early next week. Not everything is in perfect order but we are scrambling to make things work somehow. I humbly pray to God for His grace.

  • TGIF

    우리나라에서 레스토랑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TGIF. 이것이 무엇의 약자인고 하니 Thank God, It’s Friday인데 우리말로 옮기자면 “드디어 금요일이구나. 이제 숨 좀 돌리겠다” 정도 되겠다. 이제 이날 하루만 버티면 주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와 안도를 표현하는 말이다.

    문제는 TGIF를 “Thanks, God. It’s Friday.”로 잘못 풀이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 “Thank God”와 “Thanks, God.”은 비슷해 보여도 사실 의미가 좀 다르다. Thank God.은 “살았다, 다행이다” 정도의 안도감을 나타내는 표현인 반면 Thanks, God.은 마치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뜻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Thanks는 서로 맞먹는 사이에서 사용하는 평어라서 우리말로 옮기자면 ‘하나님, 고마워’가 되어 앞뒤의 격이 맞지 않는다.

    최근에 나온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Mr. Popper’s Penguins)에서 열혈 부동산 영업맨인 주인공은 월요일 아침에 잠이 깨면서 다음과 같이 읊조린다. “Thank God. It’s Monday!” 꼭 주말을 앞둔 금요일 뿐만 아니라 모든 하루 하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어나는 편이 더욱 행복할 것 같다.

  • trivialize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영어 단어 또 하나 trivialize. 우리말로 간결하게 옮기기가 쉽지 않다.

    풀이하자면 무언가를 하찮은 웃음거리로 만들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특히 진지하고 심각한 주제에 대해 그것을 농담거리로 만들거나 희화화하여 낄낄거리는 대상으로 만듦으로써 진지함의 분위기를 없애버리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채팅 등의 대화에서는 서로의 표정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에 감정 전달을 위해 간단한 기호나 문구를 사용한다. 다음에 열거하는 문장 끝부분에 무엇이 붙느냐에 따른 미묘한 차이를 비교해 보라.

    • 너가 그럴 줄 몰랐어.
    • 너가 그럴 줄 몰랐어. ㅠㅠ
    • 너가 그럴 줄 몰랐어. -_-;;
    • 너가 그럴 줄 몰랐어. >_<;;
    • 너가 그럴 줄 몰랐어.ㅎㅎ
    • 너가 그럴 줄 몰랐어.ㅋㅋ
    • 너가 그럴 줄 몰랐어.풉

    특별히 주목해 보는 표현이 맨 마지막에 있는 “풉”. 어떤 말에 붙이든 대화의 분위기를 trivialize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효과가 있다.

    Trivialization은 쉽게 보면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있으나 잘못 사용되면 무례한 행동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세상에는 긴장을 풀고 편하게 생각해도 상관없는 것이 있는가 하면(*) 정말 진지하게 다뤄야 하는 주제가 있다.

    성경 창세기 19장 전후에 기록된 소돔의 멸망에 관한 이야기에서 임박한 위기에 대한 경고에 대해 그것을 농담으로 여겼던 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롯이 나가서 그 딸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 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의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더라

    (창 19:14)

    장인이 전하는 경고의 이야기에 대해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을지도 “어머 정말요? 어떻게 하죠? 풉”

    – – – *참고할 표현: tongue in cheek]]>

  • irrelevance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영어 단어 irrelevance. 우리말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지난 추석 전후해서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고 나서 이것이 카페인 금단(caffeine withdrawal) 증상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었다. 추석 전주에 일이 많아 평소 두 배에 달하는 커피를 마시며 무리하게 일을 진행했었는데 주말에 커피를 안 마시고부터 머리가 너무 아픈 거다. 그래서 이럴 바에야 커피를 안 마시고 말겠다라고 결심한 후 열흘 넘게 커피를 안 마시고 있다.

    그렇게 되니 아침 출근시에 테이크아웃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실까 말까 고민할 필요도 없어지고 사무실에 있는 커피도, 점심 식사 후에 누가 사주겠다는 커피도 나에게는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다. 길거리에 카페베네가 하나 더 생기든 스타벅스에서 VIA 가루커피를 출시하든 말든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런 식으로 어떤 사물이 가지는 연관성 또는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것을 두고 그것이 나에게 “irrelevant”해졌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irrelevance는 이것의 추상적 명사형)

    무관심해진다는 indifference와는 약간 의미가 다르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에서 무엇이 누군가에게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을 노래하는데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의 소묘(素描), 백자사, 1959>

    이것의 딱 반대의 의미, 즉, 무엇이 나에게 또는 어떤 사람에게 아무 의미가 없어져서 그저 하나의 몸짓과 몸부림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 바로 irrelevance다.

  • digital time capsule for memorial service

    One day, I might be leaving a “digital time capsule” for my children instead of handing off a shoebox filled with old photographs.

    I guess the digital time capsule would be in the form of an id and password, not a 2TB hard disk drive. The id and password will give access to my personal archive of digital photo collections and scanned documents which will be stored in the “cloud”, meaning it won’t matter where the physical location of the storage would be. Just an access would suffice.

    Perhaps I would have to pay a sum of money for the data to be preserved for quite an extended period. Or, it is possible that a company like google would provide the service for free (while maintaining the rights to dig through the materials without linking it to my identity). Even a government might be able to do it for tax-paying citizens.

    Who knows if, one day, that quite a number of people would prefer “permanent” digital information access service to a physical tomb in order to remember the deceased? Instead of driving several hours to a cemetery, the family members might gather at a home or a restaurant and log in to the service in front of a screen.

    Which would be more authentic? Access to the files left by the deceased or that person’s tomb?

  • design of everyday things on a new level

    흥미로운 디자인의 식기류 및 일용품으로 유명한 알레시(Alessi)가 이번에는 LED 전구를 디자인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것마저도 디자인을 통해 전혀 새로운 영역의 제품 카테고리로 재탄생될 수 있다니.

    이미지 출처: 일본 excite.ism

    소매 가격이 $62부터 시작이라고 하는데 이것의 상품성 여부보다도 이런 기초 부품으로 여겨지던 것들을 알레시 고유의 브랜드 감각으로 새롭게 디자인함으로써 제품의 존재 의미를 새롭게 부여했다는 점이 인상깊다. 이런 시도는 할인점에서 판매될 일용잡화에 Michael Graves 등의 유명 디자이너를 끌어들여 작업하게 한 미국의 대형 수퍼마켓 체인점 Target의 디자인 전략 못지 않게 의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그저 평면의 푸른 판때기로 정의되는 태양광 패널도 뛰어난 디자이너의 감각으로 새로운 패턴을 적용해서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이미 3년 전에 이와 비슷한 통찰력을 가지로 사업화를 구상한 선배가 있었다.)

  • fill in the blank

    컨설턴트는 문제를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하고 그걸 해결하고자 달려들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제럴드 M. 와인버그의 “컨설팅의 비밀“이란 책에 적혀있다.

    문제를 풀고 싶어 안달인 컨설턴트들에게 “고객이 요청하지 않은 문제는 풀려고 하지 말라”고 와인버그는 조언하고 있다.

    Problem Solver가 되려고 하는 경향은 디자이너나 엔지니어에게도 발견되는 성향인 듯 싶다.

    만 45세를 하루 남겨둔 상황에서 되돌아보건대 그동안 나는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이 간과하여 놓친 부분을 보완하고 완결시키려는 태도, 즉, 다른 사람의 빈칸을 채우려는 자세를 견지해 온 듯 싶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글의 오타는 잘 놓치면서도 다른 사람이 쓴 글의 오타는 쉽게 찾아내고 조직과 시스템의 미비한 점, 특히 사소한 디테일에 관심을 두고 그것을 고치는 것을 보람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향후의 리더쉽은 스스로 problem solver가 되려는 자세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최근 느끼게 되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여 그들이 problem solver가 되도록 상황을 디자인해주는 리더쉽이 더욱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즉, 자기 힘으로 다 할 수 있다고 혼자서 완결시키기 보다는 일정 부분을 미완의 상태로 남겨두어 누군가가 기여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fill in the blank”(*)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중년(中年)”의 변화를 겪으면서 예전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몸소 느끼는 가운데 결국 많은 중요한 일이란 혼자 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하기 보다 여럿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함께 이뤄나가는 것도 보람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있는 셈이다.


    *”Fill in the blanks” 디자인의 사례 1

    작년에 어느 교회의 주보를 디자인하면서 첫 페이지 전체를 기록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동안 관찰한 바에 따르면 간혹 주보에 설교 내용을 적는다든지 아니면 설교와 아무 상관없는 낙서를 하는 경우 얼마 되지 않는 빈틈에 우겨넣듯이 써놓는 경우를 자주 보았기에 이러한 잠재된 필요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필기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놓는 시도를 한 것이다.

    전통적인 교회 주보의 첫 면은 교회 건물 이미지가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건물이 교회를 상징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아예 첫 면을 여백으로 남겨놓으므로써 그 주보를 완성시키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는 개념이 담겨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Fill in the blanks” 디자인의 사례 2

    상대방이 어느 정도의 창의적 활동을 즐기는 타입의 사람이라면 액자를 선물하는 것도 방법이다. 액자는 그 안에 사진을 넣어야 완성되는 것이기에 액자를 선물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fill in the blanks”의 과제를 주는 셈이다. 단, 상대에 따라 사진을 끼워넣는 수준의 간단한 활동조차 버거운 사람도 있기 마련이므로 그런 사람에게는 사진까지 끼워서 선물을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