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soonuk2

  • interpreting signs

    일본 하네다 공항 Japan Airlines 라운지의 화장실 입구에서 눈여겨 본 표시.

    만약 5천년 후 어느 유적지에서 위 사진과 같은 그림이 발견되었을 경우 미래의 사람들은 과연 어떤 해석을 할까? 어느 방향으로 읽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도 있겠지.

    공공 시설에서 발견되는 표지 중 일부는 특정 상황에 해당되는 사람을 위한 표지인 경우가 종종 있다. 즉, 그 상황에 해당되는 이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한편, 그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그런 커뮤니케이션이다.

    위 사진에서 아랫배에 + 표시가 있는 그림은 과연 무슨 신호를 던지는 것일까? 추측하기로는 주기적으로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놓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는 이 곳에 들어와서 주사를 놓으면 된다라는 뜻이 아닐까 싶은데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한 당사자가 아니라서 확인하기 어렵다. 과연 인슐린 주사는 왼쪽 아랫배에 바늘을 찌르도록 되어 있는 것일까? (아 그렇구나.)

    하지만 당뇨 환자가 아닌 경우에도 스스로 주사를 놓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위의 표지가 또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겠지.

    그 옆의 그림은 아기 기저귀를 갈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받침대)이 제공된다라는 의미이고 그리고 위의 그림은 남녀공용일 뿐 아니라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보조장치가 설치되어 있음을 의미할 듯 싶다.

    근처에 있는 다른 화장실 입구에 있는 위 그림은 친절하게도 영어와 일어로 설명문까지 달아놓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단지 아래 여백이 허전해서 임의로 글자를 추가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은데. 유아를 위한 보조의자가 있음을 그림으로만 표현해 놓으면 의미전달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서일까? 설명문이 없다면 이 그림은 어떤 다른 해석이 가능할까?

  • Unfortunately, that day has come.

    마침내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사장직을 내려놓는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August 24, 2011

    Letter from Steve Jobs

    To the Apple Board of Directors and the Apple Community:

    I have always said if there ever came a day when I could no longer meet my duties and expectations as Apple’s CEO, I would be the first to let you know. Unfortunately, that day has come.

    I hereby resign as CEO of Apple. I would like to serve, if the Board sees fit, as Chairman of the Board, director and Apple employee.

    As far as my successor goes, I strongly recommend that we execute our succession plan and name Tim Cook as CEO of Apple.

    I believe Apple’s brightest and most innovative days are ahead of it. And I look forward to watching and contributing to its success in a new role.

    I have made some of the best friends of my life at Apple, and I thank you all for the many years of being able to work alongside you.

    Steve

    (출처: apple.com)

    첫문단부터가 극적이 아닌가. 주절주절 긴 말을 하지 않으면서 꼭 해야할 말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은 본인의 역량에서 나온 것일까 전문 에디터의 도움을 받은 것일까?


    지난 2년간은 이전과는 약간 다른 의미로 무척 바쁘게 지내면서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수 많은 영어 이메일을 작성해야 했다. 미국에서 생활한 기간이 2년여에 불과하여 실생활에 쓰이는 영어 구사에는 그렇지 않아도 부족함을 많이 느끼던 터에 주로 상대하는 정부 및 기업체의 고위직 (및 수행 실무자) 신분에 어울리는 품격있는 영어, 상황에 맞는 요령있는 표현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해 어려움을 무척 많이 겪었다. 그나마 지난 2년 사이에 어께 너머로 좀 더 고상한 영어 문장 표현을 접할 수 있어서 조금씩 개선은 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그 동안 내 영어실력이 알고 보면 얼마나 부족했었고 지금도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공부는 끝이 없고 이래서 공부가 재미있는 거구나 싶다.

    평소 영어는 존대말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부탁을 하고 양해를 구하는 상황에서 겸양과 주장이 교묘하게 공존하는 적절한 표현을 해야 할 때 쓰이는 다양한 영어식 존대말이 존재함을 조금씩 발견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직에 오래 몸담았거나 외교적 활동을 많이 해온 인물들의 영어 문장에서는 간결함과 품격, 겸양과 위엄이 적절히 조화된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이런 문장에 자주 노출되다 보면 나의 표현력도 어느 정도 향상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오늘도 업무에 임한다.

  • turning point

    Merriam Webster Dictionary defines a turning point as “a point at which a significant change occurs.” Google dictionary adds “especially one with beneficial results.

    For any moment to be a turning point, the difference between before and after the event should be substantial, and, most of the case, the period should be rather short and precise than long and extended. And usually, it does not happen very often.

    In a novel, a turning point is often a climax in the story. The writer can plan ahead when and how the protagonist in the story would come to the climactic point after which the things will be so different.

    While there are turning points in our lives that just happen to us, I wonder if a turning point in real life can be planned ahead or engineered. Perhaps it is possible to a certain extent. Although life is full of uncertainties, it is possible for you to make certain decisions that are most likely to make significant differences, often with predictably positive outcomes.

    Here are some examples: signing up to a dance lesson, joining a sports club, reading a certain book proven to contain deep insight, learning how to swim, moving to a new city, getting a new job under a trustworthy mentor, getting a degree in higher education, quit smoking, acquiring a habit of sending thank-you notes, etc.

    We are already endowed with ample examples of advice and admonitions that can be found in many books of wisdom when followed, would help us make such life-changing decisions. So I would start to give heed to that advice. I guess can make small decisions in my daily routines that would lead to a significant and positive outcome. I will soon come to a turning point in my life.]]>

  • where do architects live

    What would a personal residence of an architect such as Zaha Hadid look like? How about an industrial designer such as Jonathan Ive? What would a world-famous chef such as Gordon Ramsey cook for him/herself when no one is around?

    The question is what happens when a person with highly creative capability designs anything for himself/herself. How would it be different from when the work was done for clients whose tastes and values would not be the same as those of the designer. When the designer and the client are both the same person, would the result be, in general, better or worse?

  • Life of Many Don'ts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열린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에 붙어있는 금지 표시.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1. 사진 찍지 마시오
    2.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마시오
    3.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
    4. 음식물을 먹지 마시오

    순서는 어떻게 정한 걸까? * 카메라 플래쉬 위치가 좀 이상한데.

  • away from social network

    More than a month ago, I canceled my accounts at me2day, Facebook, twitter, and kakaotalk.

    Here are some updates:

    • I write far more blog posts than before.
    • Now I find it very difficult to summarize my thoughts in less than 140 characters.
    • I read substantially more books now.
    • Now I use my iPhone mainly for listening to music.
    • I lost contact with many of my friends who mainly use Facebook for communication. I am starting to forget who my friends were.
    • Someone has picked up the account id that I abandoned at twitter. A case of identity takeover.
    • I now realize I couldn’t have stopped using social network services without taking as drastic measures as canceling the accounts.
  • Where They Create

    I always wanted to observe how people worked. I especially wanted to survey the offices of creative types. Eciffo, now no longer in print, was the right kind of magazine for my interest but it was very hard to come by.

    I am so glad that photographer Paul Barbera has put up a site Where They Create which is a visual documentation of studios and offices where creative types work. (Found out via Core77.) For instance, here is a set for the office of Frame Magazine.

    I wish I could do this kind of job covering offices of various professionals, such as doctors, professors, engineers, chefs, authors, tailors, morticians, cellists, pastors, teachers, stock traders, etc.

    Anyone interested in opening up one’s office or workplace for a photo session, please contact me.

  • End of Life

    Whether one has lived an easy life or a harsh one, it will inevitably come to an end.

    Then I heard a voice from heaven say, “Write: Blessed are the dead who die in the Lord from now on.” “Yes,” says the Spirit, “they will rest from their labor, for their deeds will follow them.”

    Revelations 14:13 (NIV)
  • The Basic Guidelines of Life

    법무연수원장 및 검사직을 최근에 그만 둔 조근호 前검사장의 블로그 “월요편지”의 최근 글 중 “슈퍼 갑이 을이 되면서 깨달은 것들“이라는 글에 자신이 관직에서 내려온 후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위해 몇 가지 지키기로 한 다짐을 적은 것이 인상 깊었다.

    저는 며칠을 지내며 네 가지를 생각해 냈습니다. 첫째 모든 연락에 대해 바로 응답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예전에는 바쁘면 전화가 와도 몇 시간 후에 리콜을 하고 문자 메세지를 씹기도 하고 이메일을 하루 이틀 후에 열어보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이제는 바로바로 응답하기로 하였습니다. ‘을’이니까요. 둘째 누군가가 연락을 주셔서 언제 한번 만나자고 하시면 바로 날짜를 잡기로 하였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슈퍼 갑’일 때는 그저 건성으로 ‘언제 한번 만나지요.’라고 답변을 하여도 그분이 또 연락하시겠지만 지금은 아마도 이번 연락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셋째 모임에 가서 자리를 앉을 때 상석을 포기하고 끄트머리에 앉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고검장일 때는 다른 분들이 직급에 대한 예우 상 상석으로 권하셨지만 퇴직한 지금은 그 룰이 바뀔 것 같습니다. 나이 순으로 앉을 수도 있고 그 모임의 직책 순으로 앉을 수도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모든 약속은 15분전에 도착하기로 마음을 정하였습니다. ‘갑’일 때는 조금 늦어도 의례건 공무를 보느라 늦었을 것이라고 이해해 주셨지만 ‘을’인 지금은 늦으면 무례한 행동으로 이해될 테니까요. 그밖에도 많은 ‘을’의 법칙이 있겠지만 차차 익히기로 하고 우선은 이 네 가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조근호 검사장의 월요편지, 102번째 글(2011.8.22) “슈퍼 갑이 을이 되면서 깨달은 것들” 중에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지켜야 하는 몇 가지 상식적 덕목을 생각해 보면 꽤나 단순한 것들이다. 지각하지 않기. 거짓말하지 않기. 험담하지 않기. 빌렸으면 꼭 갚기.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지키도록 하는 수칙들도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자기 전에 꼭 양치하기. (친구나 형제를) 때리지 않기. (아파트에서) 쿵쿵거리는 발소리 내지 않기. 거짓말하지 않기.

    모세를 통해 인간에게 주어진 십계명도 생각해보면 이것도 하지 말라 저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아무 것도 못하게 하는 금지와 규제의 모음이라기 보다는 아주 기초적인 가이드라인, 즉 인간으로서 생활 속에서 적어도 이정도는 반드시 지켜야하는 경계선(boundary)를 지정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가이드라인과 같은 기본 수칙은 사실은 출발선이지 목표점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지킬 수 있다면 가이드라인이라고 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지키기로 마음 먹으면 지킬 수 있는 것들이다.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한 이 명령은 네게 어려운 것도 아니요 먼 것도 아니라.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하늘에 올라가 그의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하랴 할 것이 아니요, 이것이 바다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바다를 건너가서 그의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하랴 할 것도 아니라.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

    – 구약성서 신명기 30장 11-14절(개역개정)


    나도 최근에 느슨해진 몇 가지가 있는데 앞으로 신경써서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는 바를 적어보았다.

    • 퇴근시에 책상 정리해 놓고 나가기
    • 약속시간보다 먼저 도착하기
    • 그날 할 일은 그날 끝내기
    • 매일 성경 읽기

  • Pain of Uncertainty

    “약을 쓰지 않고 고치는 것이 이상적이다” 라든가 “병의 80-90%는 저절로 낫는다”라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하던 이야기임을 100여년 전에 활동했던 윌리엄 오슬러 라는 의사의 전기를 보면서 알게되었다.

    진단용 엑스레이가 갓 보급되기 시작하고 결핵예방 백신이 널리 퍼지기 전이었던 그 시절이나 많은 의학적 발전이 이뤄진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질병이 던져주는 가장 큰 문제는 통증 그 자체가 아니다. 통증의 원인이 무엇이며 그 병이 앞으로 나을 병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감과 고통이 훨씬 더 큰 문제다.

    암이 어느 정도 발전하기 전에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통증은 질병의 존재를 알려주는 오히려 반가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마약에 의존해야 할 만큼 심한, 말기암 환자가 겪는 극단적 통증은 별도로 하고 말이다.

    80-90%의 병은 저절로, 즉 약을 쓰든 안 쓰든 낫는다는 통계적인 위로는 질병의 걸린 당사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병이 그 통계적 범위에 소속되는지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다면 러시안룰렛에 참여해도 살아남을 확율이 5/6 나 된다고 하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과연 그런 걸까? 난치병에 걸렸지만 10%의 사람은 완치될 수 있음을 안 다면 막연하나마 긍정적인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치료행위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치료에의 기대를 단념하고 불편과 고통을 감수하고 살아갈 각오를 갖고 살아가는 것도 방법이긴 하겠지만 궁극적 완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삶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