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애경 지음, “핀란드 디자인 산책“이란 책을 통해 핀란드 사람들이 커피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알게 되었다. 오후 두 시가 되면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공식적인 커피 타임을 가진다고.
신기하다 싶어 더 알아보았는데 Coffee As a Finnish Institution이란 자료에 의하면 핀란드의 일인당 커피 소비량이 일인당 12kg으로 세계 2위라는 것 (1위는 일인당 무려 16.8kg을 소비하는 룩셈브루크). 프랑스나 이태리 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실 것 같지만 그 동네는 일인당 5kg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유럽은 인구 이동이 빈번하고 여행객이 많아 국가별 일인당 소비 통계가 얼마나 정확한지 모르겠다. 그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프랑스, 이태리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니 많이 마시기는 하나보다.)
국가별 커피 소비량을 지도로 나타낸 자료를 보면 북유럽 국가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을 알 수 있다. 북유럽 사람들이 커피를 이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한편 위의 자료에 의하면 핀란드 사람들은 light roast의 커피를 주로 즐긴다고 하는데 이것이 어떤 커피를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물을 많이 부어 묽게 탄 것이 아니라 커피를 약간만 볶았다는 의미인데 도대체 “약간만 볶은” 커피는 어떤 맛일까? 커피콩을 많이 볶게 되면 쓴맛(탄맛) 때문에 커피 본연의 맛이 가려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dark roast 커피는 약간 질이 떨어지는 커피콩을 사용했음을 암시하는 것일까?
안애경씨의 책에서는 핀란드 사람들은 환경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도자기잔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기본이며 종이컵 사용은 매우 드물다라고 쓰고 있는 한편 위에 언급한 자료에 따르면 핀란드의 젊은이들은 외국의 영향을 받아 에스프레소 커피류를 종이컵에 들고 다니며 마시는 경우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젊은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중년 인구는 커피 전문점에 가서 마시거나 들고 다니며 마시기 보다는 주로 직장과 가정에서 필터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이 지배적인 패턴이라고 한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관습이라고 하니 언젠가 핀란드 사람의 집을 방문하게 되면 (아니면 주한 핀란드 대사관을 방문하거나 핀란드 국적 항공기인 FinnAir에 탑승하거나 해서라도?) 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현재까지는 개인적으로 아는 핀란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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