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도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했기 때문에 읽지도 못할 책을 무수히 사서 지금 그 책들을 처치하는 데 곤란을 겪고 있고, 집을 너무 크게 지어서 냉, 난방비를 낭비하고 있다. “
손봉호, “죽음을 기억하라”, 월간 샘물호스피스, 제 265호(2019년 1월), p2
손봉호 교수님처럼 검약하시는 분도 책을 너무 많이 구입하고 다 읽지 못한 것을 난감해 하시다니. 역시 학자들은 책에 약한 것일까?
그러고 보면 팀 켈러 목사님도 탐욕(greed)에 관한 이야기에서 자신을 예로 들면서, 자기는 책의 유혹에는 유독 약하다는 고백을 했다. (아래 동영상 8분 20초 이후)
저는 어떤 책이든 사고 싶어집니다. 어떤 주제든지, 가격에 상관없이 제 책꽂이에 꽂아놓고 싶어져요. 왜 그럴까요? 저는 가르치는 사람이고 설교자라서 뭔가를 아는 게 제 직업이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제가 겪는 위험, 그것도 아주 큰 위험은 이것이 그저 직업으로 그치지 않고 저의 정체성이 된다는 거죠. “저 분은 너무나 아는 게 많아.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는 게 엄청 많아!”라는 칭찬을 듣고 싶어지는 거예요. 그런 인정을 추구하다 보면 제 직업이 저의 정체성이 되고 이것을 통해 저의 가치를 확인하게 돼요. 그래서 책을 살 때는 돈이 막 새어나가요. 아무런 저항 없이 말이죠.
팀 켈러, “복음, 은혜, 그리고 증여” 강연 중에서 (8분 20초-9분 15초 구간)
I’ve never seen a book that I wasn’t willing to buy. On any kind of subject. […] No matter what field of knowledge, no matter how expensive it is, I would like it on my shelf. Why? I am a teacher. I am a preacher. My job is to know things. And therefore, the danger for me– and it’s the very big danger–is that it’s not just my job, but it becomes my identity. I want people to say, “Oh, he is so knowledgeable. He’s so incredibly knowledgeable.” And because I want that, so it’s not just a job but it’s my identity, where I get my self-worth from, I find it effortless to slip money on books. Effortless.
Tim Keller, “The Gospel, Grace, and Giving”, 08:20-09:15
손봉호 교수님이나 팀 켈러와 같은 학자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나도 읽지도 못할 책을 너무 많이 사서 곤란을 겪고 있다.
]]>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