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을 내려야 하는 궁지에 몰리기 훨씬 전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해요. ‘유사시에 당신은 어떤 적절한 행동을 합니까?’라는 문제와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합니까?’라는 문제는 차원이 전혀 다른 이야기예요.”
— 우치다 타츠루, 오카다 도시오 지음, 김경원 옮김,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메멘토, p201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두 사람이 나눈 대담을 기초로 책을 만드는 경우를 일본 출판물에서 종종 보게 된다. “식견있는 잡담”조차 공유가치가 있는 소프트웨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통찰력이 남달리 깊고 예리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주고 받은 일상적인 대화로는 책을 내기는 무리다.
일본의 저술가 우치다 타츠루와 오타쿠 계열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회비평가 오카다 도시오 두 사람의 대화를 엮은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은 처음에는 크게 인상적이지 않은, 그저 그런 대화로 시작하지만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한 내용이 많아진다.
전체적으로, 우치다 타츠루와 정신과 의사인 나코시 야스후미의 대담을 기초로 만든 책 “14세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만큼은 내용이 조밀하지는 못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익한 통찰이 가득하다.
저자들에 의하면 두 사람의 대담을 기초로 한 원고를 수정하는 데 우치다 타츠루는 일년 반이 걸렸다고 하고 오카다 도시오는 반나절 걸려서 고작 스무 줄 고쳐서 탈고했다고 한다.(p25)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나의 편견 때문인지 두 사람의 이야기 중에서 우치다 타츠루의 이야기가 더 무게가 느껴졌다.
책 속의 많은 부분은 우치다 타츠루의 다른 저서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어 겹치긴 하지만 반복해서 생각해볼만한 중요한 이야기라서 오히려 반가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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