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ic Guidelines of Life

법무연수원장 및 검사직을 최근에 그만 둔 조근호 前검사장의 블로그 “월요편지”의 최근 글 중 “슈퍼 갑이 을이 되면서 깨달은 것들“이라는 글에 자신이 관직에서 내려온 후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위해 몇 가지 지키기로 한 다짐을 적은 것이 인상 깊었다.

저는 며칠을 지내며 네 가지를 생각해 냈습니다. 첫째 모든 연락에 대해 바로 응답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예전에는 바쁘면 전화가 와도 몇 시간 후에 리콜을 하고 문자 메세지를 씹기도 하고 이메일을 하루 이틀 후에 열어보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이제는 바로바로 응답하기로 하였습니다. ‘을’이니까요. 둘째 누군가가 연락을 주셔서 언제 한번 만나자고 하시면 바로 날짜를 잡기로 하였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슈퍼 갑’일 때는 그저 건성으로 ‘언제 한번 만나지요.’라고 답변을 하여도 그분이 또 연락하시겠지만 지금은 아마도 이번 연락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셋째 모임에 가서 자리를 앉을 때 상석을 포기하고 끄트머리에 앉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고검장일 때는 다른 분들이 직급에 대한 예우 상 상석으로 권하셨지만 퇴직한 지금은 그 룰이 바뀔 것 같습니다. 나이 순으로 앉을 수도 있고 그 모임의 직책 순으로 앉을 수도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모든 약속은 15분전에 도착하기로 마음을 정하였습니다. ‘갑’일 때는 조금 늦어도 의례건 공무를 보느라 늦었을 것이라고 이해해 주셨지만 ‘을’인 지금은 늦으면 무례한 행동으로 이해될 테니까요. 그밖에도 많은 ‘을’의 법칙이 있겠지만 차차 익히기로 하고 우선은 이 네 가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조근호 검사장의 월요편지, 102번째 글(2011.8.22) “슈퍼 갑이 을이 되면서 깨달은 것들” 중에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지켜야 하는 몇 가지 상식적 덕목을 생각해 보면 꽤나 단순한 것들이다. 지각하지 않기. 거짓말하지 않기. 험담하지 않기. 빌렸으면 꼭 갚기.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지키도록 하는 수칙들도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자기 전에 꼭 양치하기. (친구나 형제를) 때리지 않기. (아파트에서) 쿵쿵거리는 발소리 내지 않기. 거짓말하지 않기.

모세를 통해 인간에게 주어진 십계명도 생각해보면 이것도 하지 말라 저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아무 것도 못하게 하는 금지와 규제의 모음이라기 보다는 아주 기초적인 가이드라인, 즉 인간으로서 생활 속에서 적어도 이정도는 반드시 지켜야하는 경계선(boundary)를 지정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가이드라인과 같은 기본 수칙은 사실은 출발선이지 목표점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지킬 수 있다면 가이드라인이라고 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지키기로 마음 먹으면 지킬 수 있는 것들이다.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한 이 명령은 네게 어려운 것도 아니요 먼 것도 아니라.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하늘에 올라가 그의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하랴 할 것이 아니요, 이것이 바다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바다를 건너가서 그의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하랴 할 것도 아니라.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

– 구약성서 신명기 30장 11-14절(개역개정)


나도 최근에 느슨해진 몇 가지가 있는데 앞으로 신경써서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는 바를 적어보았다.

  • 퇴근시에 책상 정리해 놓고 나가기
  • 약속시간보다 먼저 도착하기
  • 그날 할 일은 그날 끝내기
  • 매일 성경 읽기

Comments

“The Basic Guidelines of Life” 에 하나의 답글

  1. holy9 아바타
    holy9

    잘지내시죠. 저는 그날 할일은 그날끝내기하고 성경읽기가 거의 안되고 있네요 아 부끄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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