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rewtape Letters

나는 영국의 작가 C. S. Lewis의 대표작 중 하나인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김선형 옮김, 홍성사 2005)를 무척 좋아해서 이십 대 이후 원서로 일곱 번 가량을 반복해서 읽었고 읽을 때마다 너무 재미있어서 희열을 감추기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특히 김선형님의 번역을 최근에 읽으면서 글이 꽤 잘 읽힌다는 생각에 원문과 비교를 해보았는데 어려운 번역을 잘 해내셨다는 생각이 든다. 예컨대 제 17 장의 다음 문장:

하지만 인간의 위장과 입맛을 이용해서 까탈스럽고 참을성 없고 무자비하고 이기적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양이야 얼마를 먹든 무슨 상관이냐?

C. S. Lewis 지음, 김선형 옮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홍성사 2005) p113

But what do quantities matter, provided we can use a human belly and palate to produce querulousness, impatience, uncharitableness, and self-concern?

C. S. Lewis, The Screwtape Letters, Harper Collins)

나이 오십이 넘은 지금 다시 원서를 보니 이 책을 열심히 읽었던 이십 대에 내가 제대로 이해하면서 읽은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막연하게나마 이해한다고 생각하며 읽은 것이겠지. 막연하게 이해해도 재미있는 글이니 제대로 이해하면서 읽는다면 얼마나 더 신날 것인가.

어쨌거나 지금 나보고 이 책을 번역을 하라고 한다면 도무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좋은 번역가의 수고가 더욱 감사하게 느껴진다.

추천.


*사실 번역이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feel6115님의 블로그의 글 “<프랑켄슈타인>번역 비교“에서는 김선형님을 포함한 세 번역가의 글을 비교하고 있는데 나로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번역을 세 명의 번역가가 저마다 열심히 해낸 것을 보며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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