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thoughts

strategy for waking up

자고 있는 사람을 기분 좋게 깨우기란 쉽지 않다. 어께를 붙들고 흔들거나 큰 소리를 지르거나 간지럽히거나 이불을 거둬내는 등의 외부적 충격과 자극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 본인 스스로 자신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어떤 사고 체계에 깊이 몰입되어 있으면 남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곧이 들리지 않는다. 영화 인셉션에서처럼 남의 마음 속에 새로운 생각을 심어주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미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생각을 뽑아내는 것도 어렵다.

한동안 유명 다단계 판매 조직에 몸담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당시 그 비즈니스는 그에게는 삶의 철학이자 신념이요 신앙이었다. 다단계 비즈니스가 가진 헛점과 문제점에 대해 지적을 하면 “너가 몰라서 그래”라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많은 손해를 보고 결국 손을 뗄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그만 두었다.

연애 감정에 빠져있는 이들에게 외부로부터의 반대 의견은 서로의 결속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C. S. Lewis가 어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사람이랑 결혼하면 넌 불행해 질 꺼야”라고 말하면 “차라리 그 사람이랑 결혼해서 불행해질래”라는 답변이 돌아올 수 있는 것이 맹목적 연애 감정이 가진 특징 중 하나다. 감정의 기울어짐을 논리적 설득으로 풀어내기란 매우 어렵다. 애정, 믿음, 기대, 소망 등은 때로 논리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간혹 되지도 않을 비즈니스에 눈이 먼 투자자를 보곤 한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헛점 투성이에 명백한 오류가 있는 사업 제안에 절대적인 기대를 걸고 스스로 미혹의 올가미에 걸려든다. 간혹 이런 이들은 자신의 투자 행위에 대해 “속는 셈 치고”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어떤 의미에서 “나는 이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고 싶어”라는 심정을 담고 있는 듯 하다. 그렇게 미혹되는 과정에는 자신의 직감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과 일확천금에 대한 탐심이 작용하기에 원인을 제공한 제안자 뿐 아니라 속아 넘어가는 자신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을 각성시키기는 무척 어려워 보인다. 순수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어떤 신앙의 대상(교주)에게 내던진 사람에게 그의 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확증할 수 있는 수단은 과연 무엇일까? 순진하고 취약한 사람들을 꾀어 미혹시키는 집단은 얼마나 교묘하고 치밀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일까?

“실족하게 하는 일이 없을 수는 없으나 실족하게 하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도다”

마태복음 18:7하

미혹된 사람을 도와 옳은 길로 돌아오도록 만들려면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상대가 가진 그릇된 생각에 대한 직접적인 부정과 공격은 상대의 방어적 태도를 강화하게 되고 서로의 관계마저 단절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적대적 태도보다 부드럽고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베드로전서 3:15하

영화 인셉션에서처럼 의자를 뒤로 제끼기만 해도 잠에서 바로 깨어나도록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주사 한 방에 사고의 오류로부터 해방되는 정신적 각성제가 과연 있을까?

다른 사람이 억지로 흔들어 깨우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 내면의 눈을 뜨는 과정을 통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낸다. 남이 맞춰 놓은 자명종(기상 나팔)과 자신이 스스로 맞춰 놓은 자명종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강요하지 않고 윽박지르지 않고 부드럽고 신중하게 접근해서 스스로 깨어나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주자.


*자신이 가진 신념 중에 존재하는 오류를 스스로 파악해서 수정하는 것이 가능한가? 스스로의 오류를 파악하는 자기 점검 능력은 인간에게 과연 존재하는가? 다른 사람이 나의 오류를 지적할 경우 상대의 말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와 기준은 무엇인가? 그런 근거가 없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이 틀렸기 때문에 바로 잡아야한다는 주장은 힘을 잃는다. 이런 논의가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절대적인 기준과 진리가 존재해야만 한다.

One reply on “strategy for waking up”

잠을 깨우는 이야기가 나와서 지난 주에 읽었던 다음 글이 생각납니다.
“자는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자는 척을 하는 사람은 깨울 수가 없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