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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의 문법

I Smile 중에 나오는 가사 “You look so much better when you smile.”(당신은 웃을 때 훨씬 보기 좋아요)이라는 표현처럼 서로 미소지을 수 있는 관계가 되면 좋겠는데 말이다. 봉사의 성격이 음향 빛 방송 시설을 다루는 기술적인 분야인만큼 구성원이 모두 이공과 출신이라 말수가 적고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원래 한국 사람의 기본 성향이 “아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나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해서 그런 것일까? 대학의 아카펠라 그룹 중창대회를 소재로 한 영화 Pitch Perfect (2012년작)에서 여주인공 Beca의 룸메이트로 한국인 여학생 Kimmy Jin이 등장한다. 그 한국인 여학생은 무뚝뚝하고, 차갑고, 웃지 않고 룸메이트에게 불친절할 정도로 무심하면서도 같은 한국인 친구들과는 웃으며 재미있게 노는 배타적인 성향의 인물로 그려진다. 영화의 줄거리와 전혀 상관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여학생을 굳이 등장시켜 이런 밉상스런 모습으로 그린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과연 Kimmy Jin은 영화의 원작 소설인 Mickey Rapkin 지음 Pitch Perfect에서 등장한 인물이었을까? 아니면 영화 대본작가인 Kay Cannon이 끼워넣은 것일까? 어쨌거나 미국 사람들의 눈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소를 잘 짓지 않고 인사를 잘 하지 않는 전형적인 한국인 유학생의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지나보다. (영화 후반부, 방학을 맞아 기숙사를 떠나는 장면에서 Kimmy Jin이 Beca에게 방학 잘 보내라고 인사하는 장면을 통해 아주 살짝 개선된 모습을 비춰주기는 한다.) 한국인 유학생이 미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무엇보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현지인과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하여 눈길을 피하거나 소극적이 되는 상황도 이해되기도 하지만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명확하게 구분해서 대하는 한국인의 기본 성향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나 자신 또한 다른 이들에 대해 관심은 많지만 워낙 소심하고 말수가 적어 환영과 관심을 잘 표현하지 못해서 의도와 달리 차갑고 무심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종종 있고 심지어 소그룹 모임에서 내가 말이 너무 없어 화가 나있는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나도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다른 이들에 대해 환영과 관심을 표현하는 “문법”을 배울 필요성을 느낀다.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화용론(話用論, pragmatics)이라는 학문 분야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화용론이란 언어학의 한 부분으로서, 사회적 관계 안에서의 언어의 표현과 해석을 다루는 연구 분야다. 문법적으로 맞는 말이 되느냐가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특정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해도 되는 말, 해서는 안 되는 말, 해야 하는 말을 구분하는 것 등을 다루는데 무척 흥미로워 보인다. 당분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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