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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고 생각하고 버리기

청소력, 그리고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버림의 행복론: 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이 두 권은 주변을 청소하고 물건을 정리하는 것에 대해 한 차원 높은 깨달음을 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름대로 치우고, 정리하고, 버리려고 노력했지만 깊은 애착을 형성한 물건들을 버리는 시점에 가서는 더 이상 진행을 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최근 작게 나마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마련한 계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버리는 것. 조금 극단적이지만 “정순욱씨가 작고했으니 이제 이 물건은 필요 없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면 묘하게도 집착의 끈이 약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던 물건을 비교적 쉽게 떠나보낼 수 있다. 당사자가 죽었으니 그 사람과 관련된 주관적 가치(sentimental value)는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이 물건이 보존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선물로 받았다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크기가 맞지 않아 그동안 옷장 속에 걸어만 두었던 정장이나 외투도 홀가분하게 열린옷장 같은 곳으로 떠나 보낼 수 있었다. 일단 버리고 나면 꽤 홀가분할 뿐 아니라 가족들도 기뻐한다. 물론 집착의 힘이란 꽤 강한 것이어서 내가 죽었다는 생각을 수없이 머리 속으로 반복하는 동안만 정리가 진행된다. 자기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꽤 어렵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지친다 싶으면 몇 일 시간을 둔 후에 다시 시도하곤 한다. 어떤 일은 죽어야만 정리가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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