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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과 건강보조식품

  •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있어야 한다고 막연히 느낀다.
  • 판매자는 소비자의 위기의식, 불안감, 막연한 기대감에 호소한다.
  • 뭔가 아닌 것 같은 주장이 많지만 논리적으로 반박하기가 쉽지 않다. (위기의식, 불안감, 기대감을 충분히 자극했으므로 이미 논리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다.)
  • 가격이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고 느끼면서도 결국 값을 다 지불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미 논리와 합리성의 영역을 벗어났기에 가능하다.)
  • 대체로 써본 사람의 체험기가 함께 따라다닌다. 그러나 객관적인 신빙성에 의문이 많으며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다.
  • 한 사람이 하면 주변 사람이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 비싸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 이걸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 어떤 의미에서 막연한 안도감을 파는 것이지 구체적인 효능을 파는 것이 아니다.
  •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스스로 건강을 잘 관리하면 건강보조식품은 없어도 그만인 것처럼 학생 스스로 삶의 목표를 찾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체계적으로 공부한다면 사교육 없이도 잘 해낼 수 있다. 그리고 건강보조식품의 과장된, 또는 은근슬쩍 착각을 유도하는 주장을 반박할만한 판단 근거를 일반 소비자가 갖추기 어려운 것처럼, 사교육의 실질적 효용성이나 가치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만한 비교 자료나 이론적 근거를 일반 소비자들이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매우 불리한 입장에서 거래를 하게 된다. “글루코사민이 관절염에 좋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글루코사민이 뭔지 알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참고: 약사 plutonian님의 글: “글루코사민 제제 효능에 대한 J약사의 생각(글루코사민은 무효다!))” 또한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한 후 우리 몸 속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단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 놓으면 그곳에서 어떤 수준과 품질의 경험을 하고 있는지 학부모들로서는 알기 어렵다. 학생 당사자들도 학원에서 제공하는 교육 품질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쉽지 않으리라. 결국 이런 식으로 공급자가 지배하는, 그리고 소비자가 휘둘리는 시장에서 사교육의 실질적 품질은 보장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틀을 깨기는 결코 쉽지 않다. 가공육이 대장암 발생과 연관성이 높다고 경고해도 소시지, 베이컨, 햄버거의 소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해로울 수 있는 음식의 소비에 대해서도 이럴진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건강보조식품이나 학습성과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교육의 소비 패턴이 오죽할까. 내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우리나라 소비자와 사회의 질적 수준이 꾸준히 낮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참고: 대학저널 2014년 1월 14일 기사 “사교육은 어쩌다 거대한 공룡이 됐나?” 결국 건강한 식생활을 하는 것은 개인의 결정으로 귀착되는 것처럼 상품화된 사교육의 흐름에서 벗어나 자기 스스로의 가치와 판단에 맞는 교육 방법을 찾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고 해 둘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면 상품이라는 속성에 맞게 교육인적자원부가 아닌 한국소비자원(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2007년에 개명)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사교육시장을 다스리면 해법이 보이지 않을까? 약간 관점은 다르지만 의료라는 맥락에서 사교육을 생각해 본 김범석님의 글 “사교육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참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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