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몬테이로 지음, 박준수 옮김, “디자이너, 직업을 말하다” (웹액츄얼리코리아 2014). 원제는 Design is A Job인데 번역판 제목도 적절하게 잘 지었고 본문 번역도 맛깔스럽게 잘 되었다. 이 책은 디자이너로서 비즈니스 현실 속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직설적인 조언을 적은 책이다. 특히 돈과 관련된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적들이 흥미롭다.
“절대 공짜로 일하지 마라. 그런 일은 돈 받고 하는 것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마련이다. 당신에게나 고객에게나 이로운 상황이 아니다.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돈을 적게 받고도 일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상황이라면, 할인된 가격에 일을 해라. 하지만 견적서를 보낼 때는 당신이 받는 가격을 먼저 적고 그 밑에 할인 가격을 적어라. 당신이 해주는 일의 가치를 고객이 정확하게 알도록 해야 한다.”
— 마이크 몬테이로 지음, 박준수 옮김, “디자이너, 직업을 말하다” (웹액츄얼리코리아 2014), p69
고객사를 찾아가서 하는 설명회가 끝난 후에 유념해야 할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 부분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시간을 내주어서 고맙다고 인사해라. 악수를 하고 음료수 잔도 함께 치워라. 고객은 내버려두라고 하겠지만, 어쨌든 기꺼이 그렇게 하는 척이라도 해라. 적어도 부모님께서 당신을 참 잘 키우셨다는 소리는 들을 거다.”
— 같은 책, p152
행동이 예의바르면 부모에게 영광이 되는구나. 그만큼 삶의 기본이 되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기초예절은 어린 시절에 익히지 않으면 자기 것이 되기 어렵다는 뜻인지도. 저자는 시간관리의 ‘연출’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다.
“당신이 한가하다는 인상을 고객에게 심어주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이번 프로젝트에 12주를 책정했다 치자. 고객이 아는 한, 당신에게 비어 있는 시간은 없어야 한다. 이 일을 시작하기 직전까지 다른 프로젝트를 했고, 일을 마친 직후에도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정신없이 바쁜 모습을 보여주란 얘기다. 실제로는 일이 없다 해도 말이다.”
— 같은 책,pp 132-133
책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프레젠테이션을 마치면 발표장 주변에서 어슬렁거리지 말고 마치 다른 약속이 줄지어 있는 것처럼 신속하게 떠나는 편이 좋다는 어느 책에서의 조언이 생각난다. 저자는 웹 디자이너 출신이지만 이 책은 온갖 다른 종류의 디자이너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무척 실감나게 읽었다.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에게 추천.
이 시리즈의 9번째 책인, Erica Hall 지음 Just Enough Research(미번역)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