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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생존자

Designated Survivor를 넷플릭스를 통해 보기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 연두교서 발표장이 열리던 국회의사당에 폭탄 테러가 일어나 대통령을 포함해 참석자 대부분이 사망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무위원 중 한 사람을 제3의 장소에서 대기시키는 ‘지정생존자’ 제도 덕분에 국무위원 중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단 한 명만이 살아남는다. 이 드라마는 그가 얼떨결에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미국 전체를 휘몰아가는 테러 정국의 혼란 속에서, 그리고 당장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큰소리를 내는 군 장성과 신임 대통령의 권위를 무시하는 미시건 주지사의 거친 주장과 마주하는 가운데, 정치 리더십 경험이라곤 전혀 없는 주인공이 대통령직을 떠맡고 나서 자기회의(self-doubt)와 책임감 사이에서 고뇌하는 상황을 이 드라마는 그리고 있다.

“Kiefer Sutherland stars as Tom Kirkman, a lower-level cabinet member who is suddenly appointed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after a catastrophic attack on the US Capitol during the State of the Union. Kirkman will struggle to keep the country and his family from falling apart, while navigating the highly-volatile political arena and leading the search to find who is responsible for the attack.”

— from the program description on the “Designated Survivor” homepage at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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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같은 시점에 읽기 시작한 책인, 유자와 쓰요시 지음, 정세영 옮김,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한빛비즈 2016). 이 책에서도 비슷한 구도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대기업에서 순탄한 직장 생활을 하던 저자 유자와 쓰요시는 갑자기 작고하신 부친의 회사를 얼떨결에 떠맡게 되고, 엄청난 빚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인간 관계의 늪 속으로 빠지게 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갑자기 저 세상으로 떠나신 아버지의 어마어마한 빚과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너덜너덜한 회사를 물려받은 신세가 되어, 미래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괴로움에 허우적대고 있다.”

— 유자와 쓰요시 지음, 정세영 옮김,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한빛비즈 2016), p18

어떻게 두 이야기의 구도가 이렇게나 비슷한지. 두 이야기 모두 자신의 역량을 훨씬 뛰어넘는 상황에 압도되어 포기하고 싶은 생각과 더불어, 기왕에 일이 맡겨졌으니 어떻게든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책임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거리가 전개된다. 두 이야기 모두 떠맡겨진 리더십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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