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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짚는 것은 소용 없다

The Road Back to You podcast 를 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에니어그램을 다룬 책 The Road Back to You를 쓴 두 명의 저자가 각 에니어그램 번호에 해당하는 손님을 한 명씩 초대해서 대담을 나눈다.

오늘 들은 내용의 출연자는 조 색스턴(Jo Saxton)이라는 여성. 에니어그램 8번이라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나이지리아 출신의 런던 사람(a Nigerian Londoner)”임을 꼭 밝혀달라고 했다. 발음은 전형적인 영국식 발음에 겉모습은 키가 훤칠한 나이지리아인이고 현재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여성 목사다. 게다가 “도전자형”인 에니어그램 8번. 겉모습 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굉장히 다양한 속성의 조합이었다. 난 이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마침 이 podcast의 제목이 “Being Judged Before You Are Known“–알기도 전에 미리 판단 받는 것에 대해서–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누군가를 겉모습 만으로 어떤 사람이려니 넘겨짚는 것이 아무 소용 없는 일임을 실감했다.

이 프로그램을 듣고 나서 갑자기 세계 주요 국가의 여성 지도자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모습은 정치인이지만 각자의 사정은 저마다 다를 테니까.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 세 사람의 위키피디아 항목을 살펴 봤다. 정치에 관한 내용보다 개인적인 부분에 더 관심을 두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몇 가지 요점:

  1. 영국 총리 테레사 메이(Theresa Mary May, 1956~)를 만나면 아이가 몇 명인지 물어보지 말자. 36년 전인 1980년에 금융업에 종사하는 필립 메이와 결혼했는데 건강 상의 이유로 아이를 가지지 못했으니 말이다. 차라리 그녀가 신고 있는 신발에 대해 멋지다고 한마디 해주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녀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2.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Angela Dorothea Merkel, 1954~)에게 남편 Mr. Merkel은 잘 지내냐고 물으면 곤란하다 (로이터 기사 “Don’t call him Mr. Merkel” 참조). 그녀의 첫 남편 Mr. Ulrich Merkel과는 이미 34년 전에 이혼헀고 지금의 남편은 양자화학을 전공한 Dr. Joachim Sauer 교수다. 메르켈 총리 역시 아이를 가지지 못했고 Dr. Sauer이 전 결혼에서 낳은 두 아들이 있다. 그녀는 축구를 무척 좋아한다고.
  3. 미얀마의 국가자문역 겸 외무부장관 아웅산 수지 여사는 두 살 때 아버지가 암살 당한 후 두 오빠와 함께 홀어머니 아래서 자랐다. 정부에서 일하던 어머니를 따라 인도에서 살다가 대학은 영국애서 다녔다. 언어 재능이 뛰어나 미얀마어,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4 개 국어를 한다고. 미얀마에서 오랜 기간 가택구금을 당했는데 그 기간 중 멀리 떨어져 있던 남편이 암으로 사망했다.

물론 이런 걸 읽었다고 그들에 대해 안다고 할 수는 없다. 혹시라도 이들을 만난다면–누가 알겠는가. 정말 만날지도–어설프게 아는 척하거나 넘겨짚지 말고 그냥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기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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