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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이 모르게

‘James Bond of Philanthropy’ Gives Away the Last of His Fortune“. 대략 옮기면, “자선사업계의 제임스 본드. 마지막 남은 재산마저 기부하다” 정도 되겠습니다.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읽어 봤는데 엄청난 금액을 기부하면서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애쓴 특이한 인물 Charles F. Feeney (1931년생)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금액이냐 하면 평생 기부한 금액이 $8 billion 이라고 하니 환산하면 9 조 원이 넘겠습니다.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이 사람은 면세점 사업인 DFS 운영과 명민한 투자로 돈을 벌었습니다. 원래 장사를 좋아해서 부지런히 돈을 버는 과정을 즐겼지만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 것 자체는 자신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기 재산으로 남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네요. 게다가 집에 돈이 많으니 자녀들이 꿈과 의욕을 가지고 삶에 도전하지 않음을 보고 살아있을 때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살아있을 때 기부하는 걸 “Giving while Living“이라 한답니다. [su_quote]“It’s a lot more fun to give while you’re alive, than to give while you’re dead.” -- Chuck Feeney (source: Atlantic Philanthropies)[/su_quote] 면세점 사업 운영 당시에도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왔는데 기부에 있어서도 그러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도록 Atlantic Philanthropies라는 별도의 재단을 1984년에 설립하고, 익명을 조건으로 다양한 기부를 규모있게 진행해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자선활동의 제임스 본드”. 끝까지 그렇게 갈 수도 있었을 법도 한데 자신이 세운 단체에서 1997년에 경영권 분쟁이 생겨 어쩔 수 없이 내부 사정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젊어서부터 검약하는 생활을 해왔는데 지금은 캘리포니아에서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고,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급 레스토랑 보다 허름한 식당을 좋아하고 비행기를 탈 때는 일반석에 앉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주로 들고 다니는 가방은 비닐 봉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현재 자산 규모는 약 20억원 정도. 결코 궁핍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 수 천 배에 달하는 액수를 기부한 것이 비하면 상당히 검소한 금액이라고 이 기사를 작성한 Jim Dwyer는 평했네요. “오른손이 한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의 사례여서 흥미롭게 읽은 기사였습니다. 다만 아이러니인 것은 본인은 그토록 몰래 조용히 기부하기를 원했건만 결국은 전세계에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왼손이 모르게 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su_divider top="no"] 참고: * 연합뉴스에 찰스 피니에 관한 번역된 기사가 있습니다. ** 찰스 피니가 기부한 9 조 원은 어느 정도의 금액일까요? 30 여 년 동안 누적된 금액을 단기간의 액수와 비교하는 것은 약간 문제가 있지만 대략 감을 잡아 보기 위해 몇 가지 예를 열거해 봅니다:

  1.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2016년도 재산 규모는 약 3 조 원입니다.
  2. 2016년도 아모레퍼시픽 그룹 매출 총액 예상 금액이 약 7 조 원입니다.
  3. 월트디즈니사의 2016년 예상 매출 규모가 약 8 조 원 정도입니다.
  4. 삼성전자가 2016년 11월 발표한, 미국의 자동차 전자 장비 및 오디오 회사 하만(Harman) 인수 금액이 약 9 조 원입니다.
  5. 1982년 당시 우리나라 정부 예산 규모가 약 9 조 원입니다.
  6. 2016년도 우리나라 정부 예산 386 조 원 중에서 노인 복지 부문 예산이 약 9 조 원입니다.
*** “9 조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이 눈길을 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하나님은 겉으로 보이는 규모에 감동하시는 게 아니며, 겉으로는 보잘 것 없는 작은 헌물이라도 드러나지 않는 속사정을 살피신다고 하십니다. “예수께서 눈을 들어 부자들이 헌금함에 헌금 넣는 것을 보시고 또 어떤 가난한 과부가 두 렙돈 넣는 것을 보시고 또 어떤 가난한 과부가 두 렙돈 넣는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도다 저들은 그 풍족한 중에서 헌금을 넣었거니와 이 과부는 그 가난한 중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 하시니라” — 누가복음 21:1-4 많은 기관과 단체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고액 기부자에게 건물에 기부자 이름을 표시하는 등의 헌액(獻額)을 비롯해 다양한 예우를 제공하는데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설립된 단체에서도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그런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과연 적절할까 궁금해집니다. 바람직한 대안은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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