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공항 근처에 위치한 한 특급 호텔에 들렀을 때의 일입니다. 저는 8층에서부터 내려가는 엘레베이터에 탑승했는데 곧바로 외국 항공사 유니폼을 입은 조종사가 올라탔습니다. 조금 후에 평복차림의 항공사 여승무원이 올라탔습니다. 둘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터키나 리투아니아 계열의 언어가 아닐까 멋대로 상상해 보았습니다. 여승무원이 먼저 3층에서 내리는 것으로 보아 헬스장에 가는 듯 했습니다. 잠시 후 로비층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지하층으로 가기 때문에 엘레베이터 안에 남아있었는데 조종사가 내리면서 “Have a nice day.”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분위기로 보아 저에게 하는 말인 것 같은데 예기치 않았던, 너무나 갑작스런 인사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어서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서양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언제든 인사를 할 수 있는 모양이란 생각이 들면서 향후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제가 선수를 쳐서 “Have a nice day.”라고 먼저 인사하든지, 만약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한다면 “Same for you. Have a good day.”라고 곧바로 응수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읽은 Clare De Graaf의 “10-Second Rule”이라는 책에서는 특정 상황을 만날 때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미리 결정해 놓는 것을 pre-decision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뭔가 행동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서 머뭇거리거나 망설이다보면 적절한 타이밍을 놓쳐서 못하게 되기 십상이므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미리 정해놓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엘레베이터에서 겪은 경험은 비록 당황스러웠지만 제게 좋은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
2 replies on “준비된 인사”
pre-decision이라고 하는군요. 담담하고 진솔한 글에서 또 하나 배웠습니다.
열매맺는나무 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