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이름으로만 듣던 다산 정약용의 글을 직접 읽는 뜻깊은 기회를 가졌다. 마흔살 즈음에 관직에서 쫓겨나 유배지에서 홀로 지내는 가운데 집에 있는 두 아들에게 편지로 이런저런 당부를 써보낸 편지 등을 묶은 책이다.원래 한자로 쓰인 것을 박석무씨가 읽기 쉽게 한글로 풀어냈다. 편지 곳곳에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심정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역사의 조명이라는 미명하에 남의 집안의 사적인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기분이라서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추천)
박정희, 박정희 할머니의 행복한 육아일기: 다섯 남매 태어나서 한글 배울 때까지
인천/서울에서 자라난 저자가 평양으로 시집가서 첫아이를 낳고 다시 38선을 넘어와 인천에서 자녀들을 낳고 기르는 생생한 기록이다. 시각적인 재능을 타고난 저자는 자신이 아이를 길러온 과정을 다채로운 삽화와 함께 편집해서 책자를 만들어냈는데 어머니의 정성이 듬뿍 묻어날 뿐 아니라 편집디자이너로서의 뛰어난 재주가 물씬 드러나고 있다. 특히 책 후반부에 수록된 저자의 수필 부분–남편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어떻게 38선을 통과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을 통해 매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추천)
전몽각, 윤미네 집: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대학 교수로 재직한 저자가 첫 아이를 키우면서 찍은 사진을 모아 사진집을 만들었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애틋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시각적 매체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위의 책과 같은 유형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가족의 사생활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작업을 가족 당사자가 반드시 좋아하리라고만은 생각하기 어렵다. 책 끝부분에 저자의 아내의 글이 실려 있는데 사진 좋아하는 남편을 둔 많은 아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답답한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문구를 만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진 작품을 출판하고자 하는 남편의 뜻을 깊이 존중하는 자세를 동시에 엿볼 수 있다.
김정래, 전민진 공저,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비교적 작은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정리한 책. 어떻게 보면 사소한 듯, 일상적인 듯한 직업인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왔다. 책에 나오는 많은 이들이 밤늦게까지, 때론 주말도 없이 열심히 일하고 수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야근, 철야, 주말근무는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가릴 것 없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현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난 후에 두 책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봐야겠다.
김덕희 저, 이것이 편집디자인이다 : 편집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모든 것 – 편집 디자인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고 구입했는데 기술보다는 편집 디자이너가 실무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겪기 마련인 내면의 갈등과 사고 패턴을 조명하는 책이어서 나름대로 흥미롭게 읽었다.
Tom Paterson, Deeper, Richer, Fuller – 한 달 여 전에 어느 모임에서 매우 견고한 아이폰 케이스를 만드는 일을 하는 미국인 사업가를 만났다. 그 회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던 중 창업자의 소개의 글 속에서 Tom Paterson이라는 저자를 격찬하는 글을 읽고 아마존에서 찾아 읽게 된, 그런 배경이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유익했기에 같은 저자의 다른 책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One reply on “more new books”
상당히 다양한 스펙트럼의 책들을 읽으시는군요. 저한테도 도전이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