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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9호선 신논현역에서 내가 종종 참조하곤 하는 지하철 운행 시간표다. 신논현역에서는 일반열차와 급행열차가 동시에 대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어느 쪽이 먼저 출발하는지를 알기 위해 위의 시간표를 참조한다. 이 표가 유용하려면 “개화” 방면이 자신이 가려고 하는 방향인지 알아야 하고, 오늘이 평일인지 휴일인지 알아야 하고(휴일 시간표는 바로 옆에 붙어 있음), 지금이 몇 시인지 알아야 하고, 그리고 표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시력이 갖춰져야 한다. 머리 속으로 그런 다차원적인 탐색을 하고 나서야 다음 번에 출발하는 열차가 몇 시에 출발하고 그것이 일반인지 급행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적절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이런 탐색의 수고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의 위치, 시간, 행동 습관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그와 유사한 서비스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상황에 대한 해석을 외부 프로세스에 내어 맡김으로써 우리는 그만큼의 편리함을 누리는 한편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조금씩 무뎌져 간다는 우려가 있다. 위의 시간표는 정보의 지도다. 지도는 정보를 표시할 뿐, 사용자가 필요한 정답을 알아서 눈 앞에 들이밀지 않는다. 사용자가 주어진 정보를 나름대로 해석해서 필요한 답을 찾아야 한다. 정보의 지도를 일상적으로 더 자주 활용해야만 디지털 치매를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앞으로 지도와 더 친하게 지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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