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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규칙

이창호 기사를 상대하는 경우와 추성훈 선수를 상대하는 경우가 다르듯 싸움의 문맥을 파악해서 그에 맞게 싸워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기업활동이라고 하더라도 중소기업끼리 경쟁하는 상황과 대기업끼리 경쟁하는 상황은 그 경쟁 방식이 상당히 다르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둘 사이에 어느 정도나 차이가 나는지 조직 생활의 경험이 일천한 나로서는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일단 내가 생각하는 가설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는 경쟁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어느 한 쪽에 익숙한 사람이 과연 다른 쪽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 그렇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직접 연결되는 공급자 관계의 경계선에서는 어떤 규칙에 의해 승부가 이뤄질까? 표면적으로는 공급자 관계는 서로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어느 한쪽의 의지가 우세하게 작용하도록 힘의 균형이 기울어진다고 보면 “승부”의 문맥이 어느 정도는 성립한다. 대기업이 구매자일 경우 “갑”의 논리에 따라 공급자인 중소기업이 불리하게 끌려가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하는데, 만약 중소기업이 구매자이고 대기업이 공급자인 상황에서는 과연 경쟁의 규칙은 역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다른 사례로서, 대기업에 오래 몸담았던 중견관리자가 중소기업의 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자신이 대기업에서 익힌 관리 및 조직운영 방식을 어느 정도나 활용할 수 있을까? 역시 막연한 가설이지만 대기업에서 유효한 관리 및 조직운영 방식은 원칙적으로 중소기업에는 맞지 않으리라고 본다. 즉,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대기업 출신의 관리자는 새로운 게임을 배운다는 자세로 중소기업에 맞는 관리 및 운영 방식을 찾아야 한다. 심지어 같은 조직에 있더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상황은 항상 새롭게 바뀔 수 있다. 특정분야에서 한때 이름을 날린 챔피온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이 바뀌면 과거의 명성에 집착해 봤자 소용이 없다. 과거에 통했던 승부의 규칙이 지금도 통하리라 장담할 수 없으니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효기한이 지난 습관과 통념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의지의 훈련(discipline of will)이 필요하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의식 전환의 유연성과 새로운 학습에 대한 지적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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