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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keep a comfortable distance from the things of this world

“세상 물건을 쓰는 자들은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 이 세상의 외형은 지나감이니라” — 고린도전서 7장 31절 위 구절에서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라는 말씀이 어떻게 하라는 말일까? 성경의 의역판에 해당하는 The Message에서는 그 앞 구절을 포함해서 아래와 같이 풀이하고 있다.

“I do want to point out, friends, that time is of the essence. There is no time to waste, so don’t complicate your lives unnecessarily. Keep it simple—in marriage, grief, joy, whatever. Even in ordinary things—your daily routines of shopping, and so on. Deal as sparingly as possible with the things the world thrusts on you. This world as you see it is on its way out.” — I Corinthians 7:29-31 (The Message)
영어라서 그런지 여전히 확실하게 와닿지 않아서 다시 The Message 우리말 번역본을 찾아보았다.
“친구 여러분, 나는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낭비할 시간이 없으니, 여러분의 삶을 쓸데없이 복잡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결혼생활이든, 슬픈 일이나 기쁜 일을 만나든, 무슨 일을 하든지 단순하게 사십시오. 쇼핑 같은 평범한 일을 할 때에도 그렇게 하십시오. 세상이 여러분에게 억지로 떠맡기는 일은 가급적 삼가십시오. 여러분도 보다시피, 이 세상은 소멸해 가고 있습니다. — 고린도전서 7장 29-31절 (메시지, 복있는 사람 간)
번역본을 읽어도 여전히 와닿지는 않는데 이 본문의 내용을 나름대로 이해한 바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 세상 일에 완전히 몰두해서 힘을 소진하거나 이 세상의 물건으로부터 모든 가치를 바닥까지 다 뽑아내려고 집착하듯 애쓰지 말고 그저 사용할 기회가 주어진 기간 동안 느긋한 마음으로 사용하다가 적당한 때에 홀가분하게 손을 놓을 수 있는 여유있는 태도로 살아가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마지막까지 다 내 것이 될 수는 없다는 심정으로 말이다. 꼭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닐 수는 있지만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는 원리를 생활 속에 조금씩 적용하기 시작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지 몇 가지 소박한 예를 적어보았다.
  1. 공책이나 수첩을 마지막 장까지 쓰려고 하지 말고 몇 장 빈 공간이 남았을 때 다른 공책으로 바꾼다.
  2. 음식이 아깝다고 배가 부른데도 그릇 밑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지 말고 차라리 남긴다. (물론 처음부터 조금만 받아오는 편이 훨씬 낫다.)
  3. 무슨 일이나 물건이든 “아까운데 조금 더”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서 바로 포기한다.
  4. 옷, 가방, 가구 등은 아직 한참 쓸만할 때 아름다운가게나 자선단체 등에 기증한다.
  5.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전면 유리가 깨지거나 물 속에 빠뜨려 기능이 일부 고장나더라도 크게 좌절하지 않는다. (물론 처음부터 적절한 보호커버를 씌워주고 조심해서 다루는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
  6. 농촌에 사는 친척으로부터 농산물을 선물로 받으면 그날 즉시 이웃에게 일부를 나눠준다.
  7. 자녀가 아이스크림이나 핫도그를 먹다가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단지 아깝다는 이유로 야단치지 않는다.
  8. 투숙한 호텔 세면대에 비치된 샴푸, 칫솔 등 일회용품을 “어차피 다 돈 낸 건데”라고 생각하며 싹쓸이하듯 챙겨오는 행동을 중단한다.
  9. 영화를 보러 갔는데 진정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본전을 뽑겠다는 생각에서 엔딩크레딧이 끝까지 다 올라갈 때까지 좌석에 앉아있는 습관을 그만 둔다.
  10. 놀이공원에 가면 본전을 뽑겠다는 심정으로 발바닥이 아픈 것을 참아가며 폐장시간이 될 때까지 돌아다니겠다는 결심을 내려놓고 남들보다 먼저 귀가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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