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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ability to grasp

“마침 다른 연구의 참고문헌으로 레비나스의 책을 읽고 있었지만 무엇을 말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동섭 옮김, 교사를 춤추게하라, 민들레, p253

우치다 타츠루가 거듭 엠마뉘엘 레비나스를 자신의 스승이라고 말하길래 레비나스의 저서와 그에 관한 책을 들춰봤는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우치다 타츠루 자신도 그의 책을 접하고서는 “무엇을 말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라고 쓴 것에서 한편으로는 안도감을 느꼈다. ‘아, 원래 이해가 안 되는 게 맞는 거구나.’

이 느낌은 마치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읽고 나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느꼈던 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 내 이해력으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뭔가 있어!’하고 살짝 압도당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지. 한번 읽어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상대방과 나와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오히려 편하다. 바울도 자신의 미완성인 상태를 받아들인 것 처럼 말이다.

“내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이미 완성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아직 목표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나는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으며,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고 있습니다.”

— 빌립보서 3:12 (쉬운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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