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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end a year

토시코시소바를 먹는 습관이 있다는 이야기를 “우동 한 그릇“이라는 짧은 동화 이야기를 통해 들었고, 미국에서는 12월 31일 밤에 파티를 여는 풍습이 있음을 여러 영화를 통해 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2월 31일 자정무렵에 종각 앞에 모여 “제야의 종“을 듣는 풍습이 있다.

무엇이 되었든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경계를 넘는 과정에서 뭔가 경험적인 이정표(milestone)를 구체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면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려서부터 우리집에서는 12월 31일 저녁에 열리는 송구영신 예배를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자정까지 송구영신 예배가 이어져 새해를 함께 맞이하는 교회도 있지만 우리 가정이 줄곧 출석했던 교회에서는 주로 저녁 8-9시 무렵이면 끝이 났고 바로 다음날 1월 1일 아침 6시 경에 신년 예배가 열렸다.

결혼과 함께 새로 가정을 꾸리면서 아직 그렇다할 우리 가정만의 송구영신 리추얼을 마련하지 못했다.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는 것도, 새벽까지 깨어있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터라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엉뚱하더라도 뭔가 우리 가족만의 리추얼이 있다면 그런대로 아이들에게 추억을 남겨줄 수 있을텐데. 가져봄직한 몇 가지 예를 생각해보자.

  1. 냉장고 비우기 – 12월 29-31일 동안 장보기를 최소화하면서 냉장고를 싹 비우기
  2. Family Annual Award – 식구마다 뭔가 하나씩 상을 정해서 시상하기. 예컨대 한 해동안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한 막내에게는 “끈기상”
  3. New Year’s Resolution – 12월 30-31일에 새해의 다짐을 미리 적어놓고 1월 1일에 발표하기
  4. 가족사진 찍기 – 12월 31일 자정에 모두 정장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
  5. 가족예배 드리기 – 교회에서 드리는 송구영신 예배와는 별도로 가족끼리 모여 예배를 드린다
  6. 짝잃은 양말 버리기 – 어디 갈 곳이 없을 터인데도 짝잃은 양말이 생긴다. 그동안 모아놓았던 짝잃은 양말에게 아쉽지만 작별을 고하는 시간을 가진다
  7. 책거리 – 가족이 모여 한 해동안 읽은 책 중에서 의미있었던 책을 한 권씩 골라 돌아가며 설명하기
  8. 연하장 쓰기 – 가족사진과 식구들의 서명이 들어간 연하장을 12월 31일에 써서 1월 1일에 우체통에 넣기. 발송 대상은 그 해 담임을 맡아주셨던 학교와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들, 멀리 떨어져 있는 친척과 친구들
  9. Movie Week –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저녁 고전 영화 한 편씩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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