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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디자인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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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멋있게 나오는, 정말 멋진 곳이긴한데 나랑은 잘 맞지 않는다. 너무 정갈해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 긴장감 때문에 편하게 있을 수 없는 그런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마치 이 공간은 방문객을 위해 존재하기보다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고결한 장소이기에 나 같은 부류의 사람이 이곳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메시지를 내게 던지는 것 같다.

말하자면 마침 그 작품의 제목이 “라이브러리”인 하나의 오브제로서의 시설인 셈. 그래서 ‘예술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라는 거리감을 은연 중에 뿜어내는 듯. 게다가 내가 보고 싶은 디자인 잡지들 대부분 최신호가 구비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서가 진열 방식도 책등을 보이면서 빽빽하게 꼽혀있어 마치 ‘우리는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읽히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저 멋있으라고 서가에 꼽혀 있답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대부분의 정기간행물 최신호가 표지가 보이도록 진열되어 있는 NHN Library와 대조적이다.

나랑 잘 맞지 않는 것은 현대카드와 관련된 대부분의 브랜드 경험이 전반적으로 그렇다. 뭔가 편하지 않다. 그런대 만약 현대카드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가 원래 ‘인생 대충 살지 말고 바짝 긴장하면서 좀 제대로 해봅시다’라고 하는 것이라면 소비자를 긴장시키는 데에 있어서만큼은 브랜드 가치를 충실하게 구현한 셈이다. 그런데 긴장감이 지나치면 불편하다. 세련된 디자인도 발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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