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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Haddon,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

Mark Haddon 지음,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 국내에는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유은영 옮김, 문학수첩 리틀북스, 2005)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15세 소년인데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작 저자인 마크 해던 자신은 주인공에게 특정 질환을 결부시키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면서 이 책을 통해 특정 질환이 아니라 “차이(difference)”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음을 강조한다.

“I say repeatedly that the novel is not about disability but about difference” — Mark Haddon, “Mark Haddon on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 – Guardian book club“, The Guardian, 13 April, 2013
어쨌거나 주인공은 자폐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고 소설의 상당 부분은 그의 내면 세계와 그의 행동을 서술하는데 할애되어 있다. 외부 세계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가지는 성향을 가진 사람은 누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대는 것조차–그것이 베푸는 입장에서는 따뜻한 관심의 표현일지라도–너무 싫을 수도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선의에도 불구하고 나와 상대방과의 차이가 너무 큰 경우에는 착한 의도만으로는 역부족일 수 있음을 깨우쳐줬다. 사랑은 지식을 배제하지 않는다. 때로는 상대에 대해 충분한 배움의 준비가 이뤄진 다음에야 남을 도와줄 수 있는 상황도 있다. 따라서 훈련이나 준비 없이 의욕만으로 섣불리 봉사에 나섰을 때 도움을 되기보다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음에 유념하자.
“내가 기도하노라 너희 사랑을 지식과 모든 총명으로 점점 더 풍성하게 하사” — 빌립보서 1:9
한편, 소설 속에서 주인공 소년의 어머니는 신경질적-우울적 기질을 보이고 아버지는 나름대로 침착하려 애쓰지만 불쑥불쑥 좌절감을 욕설로 표현한다. 이 부부는 어느 순간부터 대화가 단절되어 잦은 부부싸움이 이어지고 결국 별거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자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은 비록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부모가 서로 좋은 사이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 – *원래는 자폐적 석학(autistic savant)으로 알려진 Daniel Tammet이 직접 저술한 Born on a Blue Day: Inside the Extraordinary Mind of an Autistic Savant을 읽으려고 했는데 Mark Haddon의 책이 더 재미있다는 서평을 접하고서 먼저 읽었다. 자폐증을 가진 또 다른 저자 Temple Grandin의 책도 좋다고 하니 다음에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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