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 October 2014
신성대 지음, 품격경영
566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히 두툼한 두께에, 표지에 사용하기에는 약간 의외의 여자 어린이 사진이 눈길을 끌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하는 궁금한 생각에 펼쳐보게 된 책, 신성대 지음 “품격경영”. 품격이라는 주제를 다루기란 쉽지 않다. 품격이라는 개념이 매우 주관적이고 상황의존적이며 모호한 것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글쓴이의 막연한 의견을 이리저리 펼치는 것에서 끝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행히도 품격의 문제와 관련된 매우 구체적인 사례를 사진과 함께 제시하면서 무엇이 문제이며 그 대안은 어떤 것일지를 공들여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제스처, 옷차림, 헤어스타일, 몸의 자세 등과 같은 비언어적 메시지(non-verbal message)가 어떤 인상을 주는지를 설명하는데 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지도자들의 외교 활동 현장을 담은 사진을 예로 들어 보여줌으로써 이것이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우스운 망신거리나 상대에 대한 심각한 결례가 될 수도 있음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또한 각종 의전과 관련해서 준비 당사자들이 놓치기 쉬운 디테일에 대한 언급은 상황 디자인 관점에서 유익한 참고가 된다. 특히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하여 정부 관계 인사들이 국제무대에서 무의식 중에 취하는 모습이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방에게 상당히 난감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음을 사진과 함께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긴장하게 된다. 아내가 이 책을 잠깐 보더니 “이러면 잡혀가지 않나요?”하고 걱정스럽게 물을 정도. 한편, 매너라고 하는 것은 특정 상황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굳어진 행동양식이고 많은 경우 명문화되지 않은 규칙이기에 그 상황을 공유하지 않은 외부인이 단기간에 습득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에서 자연스러운 행동이 다른 공동체의 사람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교양이라고 한다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매너를 몸에 익히기 위해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항선원, 출판사 경영, 무예인 등의 특이한 경력을 가진 저자가 이런 독특한 저서를 펴냈다는 것이 흥미롭다. 아마도 관찰력이 뛰어난 인물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두껍지만 부담이 가지 않는 책. 추천.]]>
coffee of lights
세미나 참석차 홍대 근방에 갔다가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들어가 책을 읽었던 the famous lamb 카페.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마시고 났더니 커피 한 잔을 서비스로 더 준다고. 드립커피 중에서도 고를 수 있다고 해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Ethiopian Yirgacheffe) 핸드드립 커피를 mild로 주문했다. 잔의 바닥이 보일 정도로 보기에는 묽은 커피였지만 맛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을 많이 타서 희석된 맹탕의 맛이 아니라 연하면서도 그윽한 맛. 묽은(diluted) 것과 연한(mild) 것이 같은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waters in fall 2014
안면도에 위치한 나문재 펜션에서 바라본 바다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인근의 연못 ]]>
power of repeat
Groundhog Day(우리나라에서는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최근작 Edge of Tomorrow, 그리고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Source Code 모두 어느 특정 시점으로 시간이 계속 리셋되는 순환 구조 속에서 주인공이 반복되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개선해 나가는지를 그리고 있다. 이들 영화가 주는 교훈은 “반복이 주는 유익(power of repeat)“.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 또는 도무지 빠져갈 방법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문제도 여러 번 반복하는 가운데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그 속에서 의미와 발전, 성장과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도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보이는 꽉 막힌 상황 안에서도 유익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온라인 화상통화를 통해 영어 회화를 학습하는 Skimatalk라는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다. 웹 사이트에 수업료를 사전 지불하고 강사와 시간대를 선택하면 자신이 지정한 시간에 skype를 통해 25분 단위의 일대일 수업이 진행된다. 강사는 주로 캐나다, 미국, 태국 등에 거주하는 원어민이다. 나는 주로 아침 7시 정각에, 매번 다른 강사를 선정해 총 아홉 차례의 자유 회화 수업을 받아보았다. 내가 비록 영어를 할 줄은 알지만 실제 외국인을 만날 때면 어색함과 긴장감 때문에 입이 떨어지지 않았었는데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매번 낯선 강사를 만나기로 한 것. 강사마다 조금씩 스타일은 다르지만 서로 처음 만나는 25분 동안 진행되는 대화의 패턴은 대체로 일정하다. 자기 소개도 여러 번 반복하다보니 요령이 생긴다. 겨우 아홉 번에 이 정도일진대, 비슷한 유형의 반응을 수 십, 수 백번 반복한다면 더욱 유연한 대화를 할 수 있을 듯 싶다. 아무런 생각없이 평소 하던 방식을 반복하는 것은 습관을 강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나 매일 양치질을 하지만 습관으로 굳어진 칫솔질 패턴이 잘 바뀌지 않는 것이 그런 이치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반복할 때마다 어떻게 더 다르게 할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해야 한다는 것. 익숙함을 추구하는 반복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선과 발전을 목표로 한 반복이 더 의미가 있다. 어떤 일에 통달하기 위해 10,000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일만시간의 법칙“도 개선을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동반된 연습이어야만 유효하다. 미국의 전설적인 미식축구 코치 Vince Lombardi가 말한대로 Practice makes perfect가 아니라 Perfect practice makes perfect인 셈. 일상 속에서 주어지는 “반복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불평하기 보다 오히려 감사해야겠다.]]>
a biography of cancer
I started listening to the audiobook version of The Emperor of All Maladies: A Biography of Cancer. The author Siddhartha Mukherjee (born 1970) is an Indian-born American physician, scientist and writer. This book earned him a Pulitzer Prize in 2011. The book begins with the portrayal of the historical background of cancer. The storytelling is highly engaging and the content very informative. Recommended. *While enjoying this book, I am also looking forward to the imminent release of Atul Gawande’s new book Being Mortal: Medicine and What Matters in the End, which is due tomorrow (Oct 7, 2014).]]>
observation: 을지로-시청 부근